머슬마니아 8주 차, 아무도 미리 알려주지 않았던 이야기들

조회수 2018. 4. 5.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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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XIM 글 박소현, 사진 박성기
지금까지 기사에서 '힘들다' 했지만, 저는 이번 한 주가 역대급이었습니다. 이번 주는 재밌는 에피소드도 없었습니다. 하루하루 늘 똑같은 일상이라 재미난 이야기를 전해줄 것도 없네요. 긍정 긍정 넘치던 에너지도 없습니다 흐엉.
출처: MAXIM KOREA
대회 준비 초반에는 운동하지 않던 사람이라 체력이 부족해서 힘들기는 했지만, '얼른 살을 빼야만 한다'는 생각을 하느라 힘듦을 느낄 시간도 사실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3개월'이라는 시간적 여유도 있었죠.

이제 진짜 한 달 남았습니다. 심적 부담도 자꾸 커지고, 살은 더디게 빠지는 것 같고. 그것보다 더 힘든 건 내 몸에 찾아오는 아무도 미리 말해주지 않았었던 이상한 변화 때문입니다.
출처: MAXIM KOREA
#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몸을 사용하는 일이라 부상이 없을 수 없다는 것은 미리 예측한 일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직접 겪어보니 그렇게 고통스러울 수가 없습니다. 아프지 않은 곳이 없어요. 허리도 아프고 발바닥은 여전히 아프고
출처: MAXIM KOREA
근육통은 말할 것도 없고
포징 연습과 워킹도 쉬워 보였는데, 전신이 다 아픕니다.
하이힐 부셔버리고 싶다.
출처: MAXIM KOREA
최근에는 무슨 운동을 잘 못 했는지 무릎이 아파서 테이핑에 의존까지 했습니다. 아파서 힘든 것도 있지만 벌써 지친 제 몸이 원망스러워서 자꾸 눈물만 나요.
갈 길이 먼데, 해야 할 것도 많은데 내 욕심만큼 몸은 따라오지 않고.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자꾸 울컥합니다. 기사 쓰면서는 왜 울컥하는 걸까요. T_T 운동을 업으로 삼는 선수들이 정말이지 존경스러운 요즘입니다.
출처: MAXIM KOREA
# 이유 없는 짜증 폭발, 조울증 같은 감정 기복
'다이어트를 하면 사람이 예민해진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요즘의 저는 감정 기복이 진짜 심합니다.

아침에 집에서 나설 때 '오늘 하루 식욕 잘 참고 열심히 운동하자' 싶다가도 얼마 안 돼서 '케이크, 초콜릿 먹고 싶다' 등 먹고 싶은 음식만 떠오르고요.

'니가 지금 먹고 싶은 것을 생각할 때냐' 싶다가 '이거 왜 하고 있나?' 생각이 들고.
'지킬 앤 하이드'보다 더 심한 이중성을 갖고 있습니다. 제 안에 다른 사람이 또 있는 것 같아요. T_T
출처: MAXIM KOREA
기분도 엄청 좋았다가 갑자기 세상 우울해집니다. 계속 '피트니스 2.0' 신사 센터에서만 운동을 해서 우울할 수도 있다고 해서 광교점으로 견학을 가봤습니다. 바뀐 환경에 기뻐하는 등 사소한 일로 행복해지고 이유 없이 우울해지고요. 왜 이러는 걸까요?
출처: MAXIM KOREA
'피트니스 2.0' 센터에서 박민정 부대표를 보자마자 "원래 대회 준비 하면 이렇게 감정 기복이 심하나요?" 물어봤습니다. 본인 이야기를 해주면서 "나도 그랬어. 그래도 무대가 끝나고 나면 정말 뿌듯할 거야"라고 다독여주는데 진짜 눈물이 폭포수처럼 후두두 떨어졌습니다. 절 보고 박민정 부대표도 같이 울었습니다.

당시 주변에서 운동하던 사람들 죄다 어리둥절했죠. 2017 머슬마니아 피트니스 1위를 한 이휘진 선수는 '이미 다 겪어봤다'는 표정으로 엄청 유쾌하게 웃었습니다. 아, 지금 생각하면 쪽팔리지만 그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5주 차 때 운동하다 펑펑 운 거 생각난다고요? 비교도 안 될 만큼 서럽고 힘들었습니다.
출처: MAXIM KOREA
그렇게 서럽게 우는 저를 보고 '피트니스 2.0' 센터에서 같이 운동하는 조근호 변호사가 구석으로 저를 불렀습니다. 최근 1년 정도 준비해서 바디 프로필을 찍은 분인데, 결과물을 보여주면서 "나도 준비하면서 정말 힘들었다. 특히 마지막에 수분 조절할 때는 살인이 날 것처럼 힘들었는데, 지금 이 사진들을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박 기자도 조금만 더 힘을 내라"고 조언해줬습니다. 요즘은 이런 감동적인 이야기 들으면 울어요. 주책이야 정말.
출처: MAXIM KOREA
'머슬마니아' 대회를 준비하기 전에는 최강 멘탈이었습니다. 회사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면서 악담을 퍼부어도, '맥심 낙서장'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악성 댓글을 봐도 진심 1도 아무렇지가 않았거든요. 근데 지금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너 죽고 나 죽자'가 될 수도 있어요. 제 성격 좋음의 원천은 '맛있는 음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먹이를 달라!!!!!

7주 차까지는 식욕을 그래도 참을 수 있었습니다. 종종 '피트니스 2.0' 김용도 대표가 간식을 주면 그걸로 연명할 수 있었거든요. 요즘은 근데 주체가 안 됩니다. 조금이라도 이성을 놓으면 식단 외 음식들을 잔뜩 먹고 있을 거 같아서 두렵기도 해요.
출처: MAXIM KOREA
하긴 현실판 올드보이처럼 2월 1일 이후로 닭가슴살에 현미밥을 먹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합니다. 이 정도면 많이 참았는데 한 달을 더 해야 하네요. 이런 대회를 몇 번씩 하는 선수들, 존경합니다.
출처: MAXIM KOREA
식욕이 자꾸 폭발해서 고민 또 고민입니다. 식욕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어요. '그냥 참는다'도 한계입니다. '무대에서 멋진 내 모습을 생각한다'는 이제 통하지도 않네요. '니 몸을 보고도 음식 생각이 나냐?'는 말을 들으면 '응, 난다'로 답해요. 혹시 식욕 없앨 수 있는 방법 안다면 제발 댓글로 꼭 남겨주세요.
출처: MAXIM KOREA
지난 7주간도 엄청 힘들었지만, 남은 30일이 진짜 고비일 것 같습니다. 친구들에게 징징거리는 것도 이제 미안해서 못 할 것 같아요. 친구들이 절 보고 '심즈 키우는 기분이다'고 하던데, 그 심즈 제발 잘 컸으면 좋겠습니다.

몸이 덜 완성되면 완벽한 워킹에 섹시한 포즈라도 할 줄 알아야 하는데, 둘 다 잘 하는 게 없습니다. 커머셜 모델과 미즈비키니에 출전해서 무대에는 총 5번 오릅니다. 하하하. 5번의 흑역사가 남는 건가요?
출처: MAXIM KOREA
나는 나름 독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닌 거 같고 오락가락하면서 지낸 한 주였습니다. 혹시라도 다이어트를 하거나 대회 준비를 하실 거면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 계세요. 전 몰라서 너무 당황스러웠거든요. '이게 뭐라고 유세야?' 할 수 있지만 겪어보시면 진짜 혼란스럽습니다. 기사가 너무 우울해서 미안할 지경이네요. 다음 주에는 조금 업된 쏘기자가 있기를. 드레스 입어야지 아자아자!!
출처: MAXIM KOREA
이번 주는 이런 운동을 했습니다.
9주 차 기사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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