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제2기 vs 바이든 신정부, 경제 정책 '이렇게' 다르다

조회수 2020. 11. 3. 18:03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역사적인 순간이다.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United States presidential election of 2020)가 2020년 11월 3일에 개최된다.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Donald Trump)과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Joe Biden), 두 후보의 치열한 경쟁이 진행 중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미국 국민의 결정이지만,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이 결정은 2021년 이후 미국의 경제, 산업, 외교, 국방, 기술, 교육 등 전 분야의 정책 기조를 형성한다. 필자의 신간 『포스트 코로나 2021년 경제전망』은 미 대선 결과가 2021년 경제환경을 변화시킬 매우 중요한 이슈로 선정했다. 또한, 이 결정은 미국경제를 넘어서 세계 경제에 그리고 한국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준다.

미중 무역분쟁을 포함한 보호무역주의, 온실가스 저감 노력을 포함한 저탄소사회화, 인종과 문화적 갈등을 포함한 사회문화, 리쇼어링 정책을 포함한 자국우선주의, 첨단 기술(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선점 경쟁을 포함한 패권주의 등에 주요한 글로벌 현안에 걸쳐 어떠한 흐름이 나타날 것인지를 가늠케 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두 대통령 후보의 정책 기조를 이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트럼프 Vs 바이든 지지율 추이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 바이든이 트럼프보다 앞섰다. *트럼프와 바이든의 대선후보 수락 연설을 시청한 미국인이 각각 약 2,160만 명, 2,460만 명으로 나타났다(로이터통신, 2020년 8월 28일). 트럼프가 약 300만 명 밑돈 결과다.

* 조사 결과는 9개 TV 방송국의 시청 결과를 취합한 초기 추정치이고, 온라인 시청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지지율에서도 바이든이 앞선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RCP(Real Clear Politics)가 10월 1~14일 진행된 10차례의 여론조사 내용을 집계한 결과, 바이든의 지지율이 평균 51.7%로 트럼프(42.3%)를 9.4%p 앞서고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여론조사 결과다. RCP는 2020년 10월 14일 현재 기준 바이든이 52%, 트럼프가 42%로 나타나고 있다고 발표했다. 상당히 안정적인 격차를 유지하며 바이든이 앞서고 있다.

한편, ‘현직 대통령 프리미엄’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트럼프의 낙선을 장담할 수 없기도 하다. 1990년대 이래로, 미국 대통령 재선에 실패한 사례는 한 번뿐이다. 조지 H.W. 부시 대통령은 1992년 재선에 실패한 유일한 사례다. 코로나19에 적시 대응을 못 했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크게 추락했지만, 재선을 앞두고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성공하는 이벤트가 발생할 수도 있다.

트럼프는 백신 개발 프로젝트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을 진행하고 있다. 사실 미국 제약사 모더나(Moderna)는 2상 임상실험 결과 전 연령대에 걸쳐 백신 후보 물질을 투여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형성되었음을 설명했고, 3상 실험을 진행해 10월 중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가 모더나에 투자한 금액은 총 25억 달러(약 3조 원)에 달하고, 15억 달러 규모의 백신 공급 계약을 맺으며 1억 회 분량의 백신을 확보했다.

더욱이 경제 부문 지지율은 트럼프가 앞선다. 총괄 지지율은 트럼프가 낮지만, 경제 분야만 떼어놓고 보면 지지율이 48%로 바이든(38%) 보다 10%p 높다. 재선에 성공한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해도 낮은 편이 아니다.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50%가 안 되는 경제 부문 지지율로도 재선에 성공했다. 2020년 경기 부양을 위해 늘어난 유동성과 초저금리 기조 등으로 주식투자자들이 많이 늘어났고, 대선까지 증시 거품이 꺼지지 않는다면 상당한 지지를 이끌 수 있다. 트럼프 역시도 낮은 금리와 주가 상승 등을 자신의 선거운동 맨 앞에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 Vs 바이든 주요 공약

출처: Pinterest
풍자 그림 - "America First" 트럼프와 "Buy American" 바이든

트럼프의 경제 아젠다가 “America First”라면, 바이든은 “Buy American”을 제시하고 있다. 철저하게 자국만을 우선하는 정책들을 고집한 트럼프는 결과적으로 미국을 곤경에 처하게 했다는 비평을 듣고 있다. 바이든은 이에 맞서 동맹국들과의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되, 연방정부가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구매하도록 하는 Buy American(미국산우선구매법)을 추진할 것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으로부터 오바마 행정부는 약칭 *경기부양법(Recovery Act)을 시행했는데, 이중 Buy American 조항이 있었다. 경기부양법 1605조에 따르면, ‘철강 및 모든 공산품이 미국산이 아닐 경우 공공건물의 건설, 개조, 유지보수에 사용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당시 주요 선진국들은 이 조항이 WTO 정부조달협정상 의무 위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고, 보호무역주의 논란이 크게 불거졌었다. 바이든도 자국주의를 표방하지 않는 것처럼 모습을 취하고 있지만, 관세가 아닌 우회적인 방법으로 미국을 우선하고 있는 것이다.

* 법의 원 명칭(full name)은 "미국회복및재투자법"(ARRA : American Recovery and Reinvestment Act)이다.

트럼프가 재선될 시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정책들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고, 바이든은 제시해 온 정책공약들을 중심으로 어떻게 국정을 운용할 것인지 예상해 볼 수 있다. 두 후보의 부문별 정책 기조들을 비교하며 2021년 이후에 미칠 경제적 영향들을 감지해 보자.

(1)조세 정책


트럼프는 2018년 법인세율을 35%→21%로 인하하고, 개인소득세율도 10%~39.6%→10%~37%로 조정했다. 트럼프가 재선될 시 현행의 조세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효율성과 성장을 강조하고 있어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목표하고 있다. 반면, 바이든은 현행 법인세율을 21%→28%로 인상하고, 개인소득세는 2018년 이전수준으로 다시 돌려놓겠다고 공약했다. 즉 형평성과 분배를 강조하는 정책 기조로, 축적된 부가 ‘공정하게 배분되는 나라’를 목표로 하고 있다.

(2)환경·인프라 정책


트럼프와 바이든은 환경정책 영역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2017년 6월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의 재정,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파리협약 탈퇴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당시 중미의 니카라과, 내전이 소강상태로 접어든 시리아도 가입 서명을 하면서 미국은 세계 유일의 파리협정 불참국이었다. 환경을 무시하고, 화석연료 개발과 사용을 장려한다. 트럼프는 2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계획을 마련할 것으로 공표했는데, 송유관이나 도로 확장 및 원유시추 등과 같은 대형 건설사업 추진에 적극적이다. 바이든은 4년간 2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분야 지출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집중할 것이다. 파리협약에 재가입하고, 탄소배출을 억제하며, 태양광 및 풍력 발전 인프라 보급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2035년까지 발전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3)경제 정책


트럼프와 바이든은 중국에 대해 강경한 기조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그 정도와 방향은 다르다. 트럼프는 자국주의고, 바이든은 동맹주의다. 트럼프는 중국에 대해 매우 적대적이지만,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도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 등의 우방국들에게 방위비 분담을 강행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경제협력국들과의 FTA를 파기/재협상을 추진하며, EU와도 무역분쟁을 확대해 오고 있다. 반면 바이든은 동맹국과 연대해 중국에게 압박을 가할 전략을 취하고 있고, 중국 외 지역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유화적이라는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또한, 트럼프가 관세를 수단으로 중국과 무역협상을 단행해 왔다면, 바이든은 인권, 노동, 환경 기준을 핵심적인 협상 조건에 포함할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바이든이 당선될 시 중국 외 지역과의 무역갈등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4)보건·복지·노동

트럼프와 바이든은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보건·복지·노동은 분배적 영역이기 때문에 트럼프는 매우 소극적인 반면, 바이든은 적극적이라고 해석된다. 트럼프는 공공의료를 확대하는 오바마케어를 지양하지만, 바이든은 **오바마케어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바이든은 보육·노인돌봄복지 확대에 7,750억 달러를 지출하고, 건강보험 체계에 공공 옵션을 추가하는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노동정책 면에서는 트럼프가 일자리의 양에 초점을 두는 반면, 바이든은 일자리의 질에 초점을 둔다. 최저임금에 대한 견해도 트럼프는 시간당 최저임금을 현행 7.25달러로 유지하고자 하지만, 바이든은 현행 기준에서 두 배 이상 인상하는 15달러를 공약으로 세웠다.

* 파리협정(Paris Agreement)은 2015년 12월 13일 195개 당사국 모두 온실감축을 이행키로 합의해,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국제적 합의가 마련된 역사적 이벤트다. 2020년 이후 출범할 신기후변화체제에 대한 합의를 이루어 2100년까지 전세계 평균 기온의 상승폭을 2°C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오바마케어(Obama Care, 환자보호 및 부담적정보험법[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하는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 개혁 법안으로 전 국민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2014년 1월부터 시행되었고, 의료보험료를 감당할 수 없는 경우 비용을 낮춰 모든 사람들이 의료보험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미국 재선결과와 우리의 대응

미국 재선결과가 가져올 영향에 대해 시나리오를 그려야 한다. 먼저, 대외환경에서의 변화를 그려보자. 트럼프 당선 시에는 열강들의 보호무역주의가 팽배하고, 리쇼어링 정책 등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등 긴장감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 특히, 중국의 주요 IT 기업들의 성장을 막기 위한 패권전쟁이 확대될 수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것이다.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자유무역주의가 확산하기 시작하고, 우방국들과의 경제협력이 강화될 수 있다. 한국은 미국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중국으로부터의 경제보복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그러한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모색하는 것도 바이든 당선 시 선제적으로 취해야 할 준비가 될 것이다.

둘째, 재선결과는 산업의 흥망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트럼프가 당선될 시 현재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석유화학발전, 교통 등의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자금이 몰리고, 제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빠른 고용회복을 유도할 것이다. 반면,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세계적으로 저탄소사회로 도약하기 위한 기후협약 등의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다. 따라서 태양광, 풍력,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저장장치) 등의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상당한 투자 기회가 열리는 반면, 석유정제산업이 크게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이 밖에도 미국 재선결과에 따라 다양한 기술, 산업, 외교, 안보적인 움직임이 달라질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트럼프 행정부로 바뀔 때의 변화와 불확실성을 기억해 보라. 당선자의 정책 기조를 이해하고, 그 결과에 따라 기민하게 대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의 정책이나 기업들의 전략뿐만 아니라, 가계의 투자관점에서도 큰 불확실성을 주는 동시에 큰 기회를 주기도 할 것이다.

필자 김광석

-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
-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실장)
-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 서울대학교 경영연구소 연구원
인터비즈 조현우 정리 / 그래픽 홍지수
inter-biz@naver.com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