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은 성공하고 블랙베리는 몰락한 이유

조회수 2020. 11. 1. 1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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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웃고 블랙베리는 울었다, 이유는?

2004년은 기업이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추적해야 할 신호를 무시하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보여주는 가장 좋은 해였다. 당시 우리 주변에는 사람들의 소통 방법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것을 알려주는 미약하지만 많은 신호가 있었다.

아이폰을 만든 '애플'과 블랙베리를 만든 'RIM'(Reseach in Motion, 현재 '블랙베리'로 사명 변경)의 경영진도 같은 정보를 접했다. 한쪽은 외부 요인을 적극적으로 탐색했고, 다른 한쪽은 동종 업계 내의 트렌드만 고려해 기존 상품의 점진적 개선 조치만 취했다. 이런 결정은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고 존경받던 기업 한 곳의 종말을 가져왔다. 동시에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경쟁자의 부상을 이끌었다.

출처: pinterest

애플은 자신들이 준비하고 있던 일에 이런 신호들을 접목했다. 그들은 기존의 모든 기기가 강력한 휴대폰 하나로 통합돼 그 안에서 동영상 녹화, 게임, e메일 확인, 일정 관리 등 수많은 기능을 처리할 수 있는 세상을 예측했다. 애플은 휴대폰의 폼 팩터에 대해 기존에 간직하고 있던 신념이 없었으므로 컴퓨터형 휴대폰의 형태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기꺼이 수용했다. 애플은 2007년 그 모든 미약한 신호를 회사의 전략으로 녹여 낸 제품을 출시했다. 첫 번째 아이폰이었다. 그리고 2010년에 다다르자 한때는 매끈한 디자인의 데스크톱 컴퓨터로 유명했던 이 회사가 제시한 미래에 모바일 기기 시장 전체가 굴복했다.

출처: 동아닷컴
블랙베리 볼드 9700

반면 당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핸드폰, 블랙베리를 만든 RIM은 똑같은 미약한 신호들에 전혀 주목하지 않았다. 사실 미국인들은 그들의 폰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블랙베리를 '마약베리(crackberry)라 부르며 자신들의 디지털 중독을 자랑스러워했다. 블랙베리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기기에 완전한 키보드가 물리적으로 장착돼 있다는 점이었다. 당시 다른 폰들은 모두 숫자 버튼에 문자가 세 개씩 새겨져 있어서 철자 하나를 쓰려면 버튼을 두세 번은 눌러야 했다. 그래서 블랙베리가 나오기 전엔 세 줄짜리 문자를 타이핑하는 데 몇 분씩 걸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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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의 엄청난 인기 덕분에 RIM은 시가 260억 달러의 세계에서 가장 거대하고 가치 있는 기업 중 한곳이 됐다. 모바일 시장점유율은 약 70%였고 블랙베리 사용자가 700만 명에 달했다. 그런 거대한 성공 때문에 RIM의 조직문화는 다른 버전의 미래를 수긍하지 않았고 내부적으로 회사가 간직하던 신념을 거스르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었다. 미약한 신호를 블랙베리에 적용한 관리자들도 있었지만 부서 밖에서 신뢰를 얻지 못했다. 그 결과 애플이 열심히 추적했던 외부의 온갖 파괴적 힘이 RIM의 경영진에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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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업의 미래를 계획하는 방식 차이가 RIM과 애플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RIM에 벌어진 일은 다른 모든 조직에도 경종을 울린다. 기업의 경영진은 불확실성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파괴적 영향력을 조기에 체계적으로 추적할 수도 있고, 그냥 편협한 혁신을 모색하면서 기존 관행과 신념을 더욱 강화할 수도 있다.

기업의 흥망성쇠 이끄는 '11가지 요인'

미래학자들은 이런 외부 요인을 미약한 신호라고 부른다. 이런 신호들은 변화의 중요한 지표가 된다. 일부 경영진은 미약한 신호를 찾아 불확실성에 대처한다. 그들은 입증된 구조를 사용하고, 미래에 대한 다른 비전에도 개방적이며, 외부인의 시각으로 내부 조직과 산업을 봄으로써 자신들의 판단력을 시험한다. 미약한 신호를 지속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공식 프로세스가 없는 기업들은 대개 파괴적 힘에 당황하고 덜컹거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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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투데이 인스티튜트 설립자이자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인 에이미 웹은 15년 동안 계량적 예측 연구를 하면서 모든 변화는 이 11가지 요인 중 한 가지, 혹은 그 이상에서 벌어지는 파괴의 결과로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조직은 이 11가지 요인을 모두 주시해야 하고 이들이 하나로 수렴되거나, 굴절되거나, 서로 모순되는 영역들을 찾아야 한다. 새롭게 등장하는 패턴은 어떤 식이든 변혁의 신호가 되므로 특히 중요하다. 리더는 이런 흩어진 점들을 다시 해당 산업과 회사에 연결하고, 팀을 구성해 점진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출처: DBR, 인터비즈 편집

변화의 근원인 이 11가지 요인이 처음엔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더 넓은 관점을 취할 때 얻는 이점들을 고려해야 한다. 인프라의 변화를 추적하는 대형 농업 전문 기업은 신흥 시장에 최초로 진출하는 주인공이 될 수 있고, 5G와 인공지능 기술을 모니터링하는 대형 전자제품 유통사는 거대 기술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회사를 더 효과적으로 포지셔닝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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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것은 조직의 통제력 밖에 있는 외부의 힘에 맞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거시적 변화라는 렌즈를 통해 의도적으로 미약한 신호들을 탐색하는 것은 당신의 조직이 다음번에 불어닥칠 파괴의 물결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당신의 조직이 그런 물결에서 우위를 점하고, 다가오는 미래를 향해 산업 전체를 선도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필자: 에이미 웹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
원문: 동아비즈니스리뷰 DBR 307호
인터비즈 정서우 김재형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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