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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가을, 아델(Adele)이 'Hello'하며 떠나간 연인의 안부를 묻기 전까지만 해도, 'Hello'하면 무조건 라이오넬 리치(Lionel Richie)의 이 곡이 슈퍼 갑이었다. 라이오넬 리치의 'Hello'는 차트 성적에 기반한 인기에서도 아델의 것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 영국과 미국 모두에서 1위를 기록한 점이 이를 증명한다.
물론 라이오넬 리치와 아델의 곡 사이에는 '멜로디가 참 좋다'는 것 빼고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완전히 다른 곡이다.
위의 경우와 정확히 마찬가지다. 브루노 마스(Bruno Mars)가 애절한 목소리로 'Just The Way You Are'를 노래하기 전까지, 'Just The Way You Are'의 몫은 오로지 빌리 조엘(Billy Joel)의 것이었다. 이 곡은 대중적으로 크게 히트했으며 그래미에서도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를 모두 수상했다. 흥행과 비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것이다.
두 곡 모두 멜로디가 끝내주니 비교하면서 들어보자. 결혼식 축가에 참 잘 어울린다는 점 정도를 제외하면, 둘 사이에는 단 1의 관련도 없다. 물론 브루노 마스의 경우 'Marry You'가 더 잘 어울리겠지만.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봤는가? '너무 재밌어서 쓰러질 지경'이었던 이 작품의 오프닝을 장식하는 노래가 바로 록 밴드 밴 헤일런(Van Halen)의 'Jump'다. 1980년대에 많은 인기를 모은 '팝 메탈'을 상징하는 곡이기도 하다. 팝 메탈은 별 거 아니고, 헤비메탈은 헤비메탈인데, 아주 듣기에 좋은 헤비메탈이라고 보면 된다.
'Jump'하면 떠오르는 또 다른 노래가 하나 있다. 바로 1990년대 초반 대유행했던, 어린 힙합 듀오 크리스 크로스(Kris Kross)의 'Jump'다. 똥 싼 바지 패션마저 화제를 모았던 이 곡의 인기 역시 정말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니가 없는 거리에는~". 목소리를 듣자마자 귀가 녹아내린다. 원조 고막 남친이라 할 성시경의 '거리에서'는 정말이지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발라드 수작이다.
'거리에서'하면 이 곡도 떠오른다. 바로 세상에 없는 김광석의 '거리에서'다. 연식이 좀 든 사람이라면 김광석의 것이, 그래도 좀 젊은 축에 속한다면 성시경의 '거리에서'가 더 친숙할 거다. 나는 어떠냐고? 묵비권을 행사하도록 하겠다.
'팝과 팝', '가요와 가요'에만 '동명이곡'이 있는 건 아니다. '팝과 가요'에도 꽤 존재한다.
그 중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Abracadabra'다. 우리 말로는 '수리수리마수리' 정도 되는 이 곡은 원래 스티브 밀러 밴드(Steve Miller Band)의 것으로 크게 히트했다. 빌보드 1위, 영국 2위라는 성적이 이를 말해준다.
그러나 적어도 한국에서 'Abracadabra'의 주인공은 무조건 브라운 아이드 걸스다. 2009년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를 잊지 못한다. 이토록 섹시하고 매혹적인 댄스 음악이라니, 거의 10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이 곡의 매력에는 변함이 없다.
특히 '동명이곡'을 이야기하다 보면,
세대와 나이가 저절로 드러나게 된다는 점이
참 재미있다.
위에 소개한 곡 외에도
같은 이름을 가진 노래들은 정말 많으니
비교하며 들어보는 재미도 느껴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