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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러시아 월드컵이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과연 우리는 2번째 원정 16강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 글쎄. 아무래도 힘들 것 같지만 시합은 끝나봐야 아는 법. 확언은 할 수 없을 것 같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면서 음악을 들어보자. 16강엔 못 가더라도 괜찮다. '졌잘싸'만 해주길 바란다.
예를 들어 올림픽과 월드컵 주제가가 잔잔한 포크 스타일이라고 가정해보자. 글쎄. 그건 그 나름대로의 존재감을 획득할 수 있겠지만, 뭔가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는 점을 부인할 순 없을 것이다. 바로 이런 관점에서, 역으로 올림픽이나 월드컵 주제가를 지구 상에서 가장 잘 부를 수 있는 대중 가수, 과연 누가 있을까. 투표를 해봐야 알겠지만, 사자(死者)까지 포함한다는 가정 하에 "프레디 머큐리"가 1위가 될 확률이 높지 않을까 싶다.
과연, 이 곡에서 프레디 머큐리의 절창은 놀라운 수준이다. 오페라 가수 몽셰라 카바예(Montserrat Caballé)와 함께 부른 이 곡을 통해 그는 자신이 왜 인류 최강의 보컬리스트인지를 완벽하게 입증했다.
이 곡은 1992년 올림픽 주제가로 채택되어 2위를 기록했다. 오페라 가수와도 맞짱 뜰 수 있었던, 프레디 머큐리의 압도적인 가창력을 맛볼 수 있는 곡이다. 무려 24년이나 흐른 2016년에 들어도 온 몸에 전율이 흐른다. '노래'에 관한 한, 프레디 머큐리 형아가 짱이시다.
그렇다. 남성 가수 쪽에 프레디 머큐리 형님이 계시다면 여성 가수 쪽에는 단연코 이분, 셀린 디온이 언급되어야 마땅하다.
혹시 셀린 디온의 콘서트를 가본 적 있는가. 단언컨대, 셀린 디온의 공연은 죽기 전에 한번쯤은 가볼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 시원하게 쭉쭉 내뻗는 고음, 안정적인 중저음 등, 라이브 밴드와 함께 하는 그녀의 목소리에서 다분히 로커 기질을 느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거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과의 협연을 통해 장대한 스케일을 유독 강조한 올림픽 주제가 중 하나. 감동은 이미 예약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 피아노 연주는 팝의 거장 데이비드 포스터(David Foster)의 솜씨다.
비장하다. 너무 비장해서 때로는 부담감을 느낄 때도 있지만, 올림픽 축하 무대였던만큼 이 곡에서 느낄 수 있는 뮤즈 특유의 과한 비장미가 도리어 장점으로 전환되었던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쨌든, 런던 올림픽 조직 위원회로부터 주제가 요청을 받은 뮤즈의 매튜 밸라미(Matthew Bellamy)는 이 곡을 통해 “승리를 위한 신념과 확신”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한다. 요컨대, 장엄한 대서사시를 추구하는 뮤즈 음악의 결정체와도 같은 음악이다.
올림픽이 아닌 월드컵에서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곡을 딱 하나 꼽자면 이것 아닐까. 한국인들에게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이 아픈 추억으로 남아있지만, 적어도 리키 마틴의 이 주제가만큼은 정말이지 끝내주게 흥겨웠다.
리키 마틴은 당시 세계적인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던 라틴 팝 음악의 신성이었다. 이 곡으로 글로벌한 인지도를 획득한 이 푸에르토리코 출신 청년은 1년 뒤인 1999년 자신의 대표곡을 발표하며 말 그대로 라틴 팝의 슈퍼스타로 등극하게 된다. 그 곡이 바로 저 유명한 ‘Livin’ La Vida Loca’다.
또한 4년 뒤인 한일 월드컵에서는 반겔리스(Vangels)의 “Anthem”과 아나스타샤(Anastacia)의 “Boom”이 공식 주제가로 발표되었는데, 차이가 있다면 전자는 ‘공식 찬가(Official Anthem)’이고 후자는 공식 노래(Official Song)이라는 것이다.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월드컵이 카테고리를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으로 분리해서 곡을 발표해왔다.
일례로 대한민국이 원정 16강의 쾌거를 이룬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의 경우, 공식 찬가와 공식 노래보다는 도리어 케이난(K’Naan)이 부른 ‘Wavin' Flag’의 믹스 버전이 더 큰 인기를 모은 바 있다. 바로 협찬사였던 코카콜라의 ‘promotional anthem’으로 발표된 곡이다.
말이 필요없다. 절대 국뽕이 아니라 역대 올림픽 주제가 중 ‘탑 클래스’에 들어가야 마땅한 곡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작곡부터가 당대 최고로 꼽혔던 조르지오 모로더(Giorgio Moroder) 아니었나.
이 곡이 수록된 1988년 서울 올림픽 앨범은 내 주위에 카세트 테이프로 갖고 있지 않은 친구가 거의 없었는데, 이 곡 외에 ‘The Victory’도 만만치 않은 인기를 모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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