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 본문
이번 주는 좀 쉬어가는 시간을 마련했다. 영어로 된 팝송은 팝송인데, 이상하게 한국말처럼 들리는 곡들 있지 않나. 실제로 이런 현상을 뜻하는 용어도 있다. '몬데그린 효과'라고 부른다.
외국어(특히 노래)를 자신의 모국어로 착각하여 받아들이는 현상.
참고로 이 글은 지금까지 내가 쓴 그 어떤 글보다 '의식의 흐름' 아래 써진 것임을 밝힌다. 아주 진지한 글을 읽기 원한다면, 시사주간지 같은 매체에 내가 기고하는 글을 찾아보기 바란다.
자, 시작한다. 가장 대표적인 곡은 아마도 밑의 노래 아닐까 싶다.
그렇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2001)에서 주인공이 처절하게 노래했던 바로 그 노래, "오빠 만세"다. 기실 이 곡은 셀린 디온 오리지널이 아니다. 에릭 카멘(Eric Carmen)이라는 가수가 1975년 처음으로 불렀고, 셀린 디온이 커버를 한 것이다. 원곡도 한번 들어보길 바란다.
이 노래를 라디오에서 틀 때마다 청취자들이 꼭 문자를 보낸다. "한국말이 들려요"라고 말이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대표적인 히트곡이기도 한데, 한국어로는 "오랜만에 집에서 바나나 먹었어"처럼 들린다. 해당 영어 가사는 다음과 같다.
"Early morning, she wakes up Knock, knock, knock on the door"
내 기준에는 이 노래가 '몬데그린 효과'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최강곡 아닐까 싶다. 이 곡을 휘성 노래로 알고 있는 분들도 많은데, 오리지널은 크레이그 데이비드이고, 1년 뒤인 2009년에 휘성이 리메이크한 것이다.
한국어로 하면 "필살기 써 언니야"라니, 왠지 <스트리트 파이터>의 춘리가 팍!하고 등장할 것 같지 않나. 참으로 신박하다 아니할 수 없다. 영어로는 아주 간단하다. "Feels Like Insomnia"다.
이 노래도 라디오에서 틀면 반응이 장난 아니다. 바로 방송인 박경림씨의 이름이 들린다는 것.
먼저 영어부터 제시해본다. "Don't Turn Your Back On Me" 해석하면 "등 돌리지 마" 정도가 된다. 근데 이게 "노처녀 박경림"으로 들린다고 하여 한때 화제를 모았다. 솔직히 약간 억지스러운 면이 없지 않지만, 그런가 보다 하며 들으면 또 그렇게 들리긴 한다. 무엇보다 박경림씨 결혼한지 오래됐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의 리즈 시절을 만끽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영화, 바로 <로미오와 줄리엣>(1996)일 것이다. 라디오헤드의 이 곡은 바로 이 영화에 수록되어 세계적인 인기를 모았다. 뭐, 영화에 수록되지 않았어도 곡이 실린 1997년 앨범 <OK Computer>가 90년대 최고 명반들 중 한장이니 어차피 유명해졌을 테지만.
의견이 분분하다. 곡 마지막의 "that you choke"라는 부분이 누군가는 "대추차"라고 들린다 주장하고, 누군가는 "배추 2천원"이라 들린다고 주장한다. 나의 경우, 후자에 좀 더 마음이 가는 게 사실이다. 참고로, 폭염 때문에 요즘 배추 가격이 거의 1만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김장철이 다가오는데 정말 큰일이다.
갑자기 이 노래를 빼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나 덧붙인다. '몬데그린 효과'의 역사에서 "All By Myself"와 함께 양대 전설이라 할 만한 노래다.
(위의 곡들과 달리 영어는 아닌데) 첫 소절에서 "발발이 치와와"가 들릴 것이다. 바로 그 앞의 가사는 "나주평야"라는 설도 있고, "아 그랬냐"라는 설도 있다.
전설의 뮤지션들이 한국어가 패치되어
노래하는 것 같은 진기한 이 현상들을
직접 들어보길 바란다.
더 많은 '뮤직 썰'이 궁금하다면?
▼아래 배너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