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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개봉하는 퀸(Queen)의 전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누군가. 고등학교 때 퀸의 진가를 알아보고 그들의 1985년 <라이브 에이드> 참여 실황과 1986년 웸블리 라이브를 최소 30번씩은 봤던 사람이다. 그만큼 퀸을 애정했고, 애정한만큼 깊이 파고들어 이후 퀸의 역사에 대해 정말 열심히 공부한 기억이 생생하다.
잡설이 길었다. 일단 퀸의 음악 하나 듣고 가자. 영화 제목으로 쓰인 'Bohemian Rhapsody'(1975)다. 아무리 팝을 안 들어도 설마 이 곡 안 들어본 사람은 없겠지?
통상 줄여서 '보랩'이라고 불리는 'Bohemian Rhapsody'의 가사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한 젊은 남자가 살인죄를 저질렀는데, 자신이 대체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는 거다. 어떤가. 이쯤에서 소설 한편 생각나지 않나? 그렇다. 바로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이다.
물론 퀸의 멤버들 중 그 누구도 이 곡이 <이방인>과 관련 있다고 말한 적은 없다. 게다가 실질적으로 이 곡의 거의 모든 아이디어를 창조해낸 프레디 머큐리 역시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행위는 오로지 다양한 메타포를 바탕으로 추측해보는 것일 뿐이다. 그런데 이거 아나? 이렇게 신비감을 조성해낸 게 결국 이 곡이 엄청나게 히트한 결정적 동인이었다는 것을.
우선 퀸의 또 다른 명곡 하나 더 들어보자. 'Another One Bites The Dust'(1980). 우리 말로 해석하면 '또 한 놈 죽었네' 정도 된다.
위에 언급한 'Another One Bites The Dust' 역시 마찬가지다. 이 곡은 베이스 연주자인 존 디콘(John Deacon)이 작곡한 것인데, 디스코 리듬을 바탕에 두고 있다. 헌데 이게 문제였다. "록 밴드가 왜 디스코를 하냐"는 멤버 간의 설전이 벌어진 것이다. 그래서 곡을 완성한 뒤에도 싱글 발매를 주저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결국 이 곡은 싱글로 발매되어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싱글 발매하면 무조건 히트할 거예요"라고 뽐뿌질을 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지 않나? 그렇다. 뽐뿌질을 했던 주인공은 바로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이었다. 마이클 잭슨, 만세.
자, 이제 마지막 두 곡이다. 퀸은 언제나 '관객과 함께'하는 것을 즐기는 밴드였다. 하긴, 탁월한 연주 실력에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보컬리스트가 전면에 나섰으니, 이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관객 참여를 더 많이 유도해보고자 하던 그들의 노력이 본격화된 곡이 바로 'We Will Rock You'(1977)다. 여기에 곧장 이어지는 'We Are The Champions'(1977)는 지금 들어도 거대한 감동을 던져준다. 이러한 스토리 역시 영화를 통해서 다 만날 수 있다.
기실 이 두 곡은 '연이어' 들어야 제맛(라이브에서도 항상 연이어 불렀다)인데 스트리밍으로는 끊기는 구간이 있어서 그 맛이 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기회가 된다면 CD나 LP로 꼭 감상해보길 권한다.
아, 맞다. 아름다운 발라드 'Love of My Life'(1975)의 탄생 배경 역시 영화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건 직접 보고 느끼라는 의미에서 설명하지 않고 남겨둔다. 내가 위에서 두 번이나 강조했잖나? '신비로움'을 잃지 않는 게 히트의 비결이라고.
한편의 시나리오 같은 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이달 말 (31일)에 개봉 예정이라 하니,
인생이 명작인 이들의 음악 이야기를
보고 듣고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