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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5일은 '팝의 왕(King of Pop)'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8주기였다. 주지하다시피, 그의 대표곡 ‘Billie Jean’은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곡 중에 하나다. 무엇보다 이 곡이 수록되어 있는 마이클 잭슨의 대표작 <Thriller>(1982)는 1억장 이상이 팔린 유일무이한 앨범인데, 그 기폭제로서 'Billie Jean'의 인기는 가히 '신드롬' 이상이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렇듯 팝 역사의 주라기 공원과도 같았던 ‘Billie Jean’이 싱글로 발표된 날짜는 정확히 1983년 1월 2일. 그러니까, 어느덧 거의 35년이 흐른 셈이다. 8주기가 조금 지나긴 했지만, 영국의 음악잡지 <NME>(New Musical Express)에서 소개한 'Cool Facts You Didn't Know About 'Billie Jean’'(당신이 ‘Billie Jean’에 대해 알지 못했던 30개의 쿨한 사실들)중에서 중하다고 여겨지는 10개를 소개해본다.

1. ‘Billie Jean’의 전체적인 그루브는 80년대 최고 인기 듀오였던 대릴 홀 앤 존 오츠(Daryl Hall & John Oates)의 곡 ‘I Can’t Go For That’에서 직접적으로 영향 받은 것이다. 비교해서 들어보시길.

2. ‘Billie Jean’은 당시로서는 팝 역사상 가장 많은 믹싱(악기별로 녹음된 각 트랙을 섞는 작업)을 한 곡이다. 무려 90번이 넘는 믹싱을 했다. 비록 최종적으로는 초반에 했던 믹싱을 선택했지만.
3. MTV는 ‘Billie Jean’의 뮤직비디오 틀기를 거부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이 흑인이었다는 것. 이에 마이클 잭슨의 소속사인 당시 CBS의 사장은 “만약 ‘Billie Jean’의 뮤직비디오를 에어플레이하지 않으면 앞으로 CBS 소속 그 어떤 아티스트의 뮤직비디오도 제공하지 않겠다”라고 선포했고, 결국 MTV는 ‘Billie Jean’의 뮤직비디오를 트는데 합의했다. 그 결과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Billie Jean’은 엄청난 히트를 기록하며 MTV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는데 공헌했다.
4. 마이클 잭슨은 고속도로에서 그의 롤스로이스를 운전하다가 ‘Billie Jean’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의 아이디어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자신의 차에 불이 났다는 걸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고. 다행히 오토바이를 타고 옆을 지나가던 남자가 이를 알려줬고,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이름 모를 그 남자에게 생유를.
5. 프로듀서인 퀸시 존스(Quincy Jones)는 ‘Billie Jean’이 [Thriller] 앨범에 실리는 걸 반대했다. 그 이유는 곡의 베이스라인이 마음에 안 들어서 였는데, 이뿐만 아니라 퀸시 존스는 ‘Billie Jean’의 인트로도 싫어했다고 한다. 마이클 잭슨은 “그게 죽이는 점이에요. 그게 저를 춤추고 싶게 만드는 거라니까요.”라며 퀸시 존스를 설득했고, 그 결과, 이 곡은 위대한 역사가 되었다. 여하튼, 이쯤에서 타이틀 곡 'Thriller' 한번 찍고 가보자. 빈센트 프라이스(Vincent Price)의 섬뜩한 나레이션으로 특히 유명한 곡이다. 거의 공포 영화 안 봐도 될 수준.
6. 퀸시 존스와 마이클 잭슨은 곡 제목 때문에도 논쟁을 벌였다. 퀸시 존스는 곡이 테니스 선수인 빌리 진 킹(Billie Jean King)의 존재 때문에 대중들이 혼란스러워할 거라고 주장하며 가사의 일부인 ‘Not My Lover’를 제목으로 쓰자고 했다. 물론 마이클 잭슨의 고집을 꺾을 순 없었다.
7. 마이클 잭슨은 ‘Billie Jean’의 보컬 녹음을 원 테이크(한번)에 끝냈다.
8. 빌리 진은 잭슨 파이브(The Jackson 5) 시절, 마이클 잭슨과 형제들을 쫓아다녔던 ‘그루피’들에 관한 노래다. 그러나 ‘Billie Jean’이 실존인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9. 사운드가든(Soundgarden)의 보컬 크리스 코넬(Chris Cornell)과 영국 록의 전설이자 스톤 로지스의 프런트맨인 이언 브라운(Ian Brown)이 ‘Billie Jean’을 커버했다. 이언 브라운의 버전은 서비스가 안 되니, 크리스 코넬의 ‘Billie Jean’만이라도 들어보시길. 나는 크리스 코넬의 빅 팬이지만,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다. 그래도 이언 브라운 것보다는 낫다.
10. ‘Billie Jean’의 가사를 마이클 잭슨이 직접 쓴 종이가 2012년 옥션에서 24,984 파운드에 팔렸다.
번외편: 크리스 코넬이나 이언 브라운보다 국내 팝 재즈 밴드 윈터플레이(Winterplay)의 커버가 백배는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