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 본문
"370살 할아버지 감귤나무"
제주의 어떤 마을에는
370년 동안 자라온 제주 토종
산물낭(진귤나무)가 있다고 합니다.
귤을 팔려면 응당 현조(玄祖) 할아버지뻘
되는 이 어르신 진귤나무를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 하지 않나 싶어
제주도 애월읍의 상가리라는 마을로
찾아갔습니다.
연못이 많지 않은 제주에서 가장 큰 연못인
하가리 연화지를 지나 조금 더 들어갑니다.
조금 더 들어가니 참으로 아기자기하고
예쁜 더럭분교가 나옵니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 이 학교에 다시
다니고 싶어지네요~
감상은 잠시 접어두고..
더럭분교를 지나 상가리 방향으로
조금 더 들어갑니다.
370년 할아버지 귤나무를 뵈러 왔는데
1000년 묵은 팽나무 할아버지가
먼저 딱!!
하지만 역시 이분을 뵈러온게 아니니..
370년 할아버지 귤나무를 찾으러
계속 갑니다.
앗! 찾았습니다! 어마어마 합니다!!
그런데 아니면 어쩌죠?
가까이 가서 확인을 해봐야겠습니다.
털썩.. 여기가 맞는것 같은데..
370년 귤나무는 개인 소유인듯 합니다.
앞에서 목청껏 불러보지만
굳게 닫혀있는 대문뒤에
인기척이 없습니다...ㅠㅠ
할아버지 귤나무를 꼭 뵙고 가야했기
때문에 무작정 기다리기로 합니다.
돌담 너머 귤나무를 바라보며
계속 기다립니다.
하염없이 기다리다 보니
이대로 망부석이 되어
하르방이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렇게 무려 두시간 반!! 정도를 기다려
드디어 주인아저씨를 만났습니다.
와우! 정말 있었습니다.
1994년 기준 수령이 350년 이었으니까
2015년 기준으로
약 371년쯤 되는 셈인가요?
대한민국 조선 후기부터
근대사까지의 역사 한 켠에서
온갖 시련과 고통을 감내하고
제주 감귤의 역사가 되어준
산물낭을 보니 숙연해집니다.
주인아저씨 말씀에 따르면
귤나무가 나이가 많아
안타깝게도 지금은 귤 열매가 거의
열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많은 열매를 맺으며 농장 주인을
기쁘게 했을 옛시절을 회상하듯
주변에 자라고 있는 귤나무들을 끌어안아
보호해 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할아버지 귤나무가 계속 건강하길 바라며,
감귤 농가의 진심도 사람들에게 잘
전해지기를 바래봅니다.
산물낭 귤나무 할아버지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