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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가면 눈길이 닿는 곳마다 보이는 돌담
가만히 생각해보면, 좀 이상하지 않나요?
게다가 제주도는 바람이 많이 불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바람 부자 섬 아니겠습니까? (태풍도 엄청 들이닥친다는데!)
싱기방기한 제주의 돌담, 그 비밀을 알려드릴게요.
화산 활동으로 생긴 화산섬 제주는 어느 곳을 가더라도 돌이 많습니다.
땅 위로 분출된 용암이 지표에서 빠르게 식으며 가스가 빠져나가면서 수많은 구멍을 만들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암석이 바로 현무암입니다. 그래서 제주에는 까맣고 구멍 뽕뽕 뚫린 현무암이 정말 많답니다.
현무암이 너무 많다 보니 농사를 지을때도 돌을 골라내야 했고, 그렇게 골라낸 돌을 담으로 쌓아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 돌담은 농사 짓는 밭의 경계를 구분해주었고 방목된 말과 소, 마을로 내려오는 노루 등 동물로부터 밭작물을 지켜주었으며
쑥쑥 자라고 있는 각종 작물을 제주의 거센 바람으로부터 막아주는 역할도 해왔습니다.
또 제주의 밭, 오름 등 곳곳에 있는 무덤 또한 돌담으로 둘러 동물로부터 무덤을 보호하기도 했답니다.
그렇다면 이 돌담들은 접착제도 없이 어떻게 쌓아 올렸고, 거센 바람으로부터 무너지지 않고 수많은 세월을 버틸 수 있는걸까요?
그것은 바로 비어있는 돌담 구멍 사이를 바람이 통과하여
담을 밀어내려는 힘을 구멍으로 분산시키기 때문입니다.
구멍이 있는 담이 구멍 없이 꽉 채워진 넓은 면적의 담보다 바람에 잘 버틸 수 있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여러모로 각진 현무암으로 쌓아졌기에 바람이 각진 돌의 표면으로 각각 분산되어 돌담에 가해지는 힘이 또 한번 감소합니다.
바람이 돌담을 향해 달려와 돌담에 나있는 수많은 구멍을 통해 일부는 빠져나가고, 일부는 분산되어 바람은 제주의 돌담을 쉽게 쓰러뜨리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접착제를 사용하지도 않는 제주 돌담은 이렇게 수많은 세월을 제주의 땅에서 꿋꿋하게 버텨왔습니다.
제주가 만들어낸 울퉁불퉁 거친 현무암을 이리저리 맞춰 쌓아올리고 혹시 무너지더라도 다시 쌓아올리면 그만인 제주의 돌담
제주의 돌담은 용도에 따라 이름도 달리 불렸답니다.
집을 둘러싼 외벽에 쌓은 축담
초가집으로 가는 골목길에 쌓은 올렛담
밭의 경계를 구분지어주기 위해 쌓은 밭담
밀물에 들어온 물고기를 가두기 위한 원담
해녀들의 탈의실이었던 불턱
가축을 방목하기 위한 잣담
무덤을 지키기 위한 산담
바람으로부터 제주인의 삶의 터전을 지켜주었고 땅에서 자라는 귀한 작물을 보호했으며 자연에 그 어떤 해를 가하지 않는 자연의 경계선이 되어주었던 제주의 돌담.
지금 이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제주인의 삶의 지혜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제주에 가시게 되면, 카메라를 들고 돌담과 함께 제주의 자연 어느 곳이든 찍어보세요.
새까만 돌담과 제주의 푸른 자연은 감동적인 인생샷을 남겨줄거예요
(따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