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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한라산에서 새벽이슬 맞으며 자라던 진짜 제주도 고사리를 넣어 바글바글 끓인 고사리 라면입니다.
라면+치즈
라면+마요네즈
라면+우유
라면+참치
라면+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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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과 궁합이 잘 맞다고 하는 여러가지 레시피를 통해 가지각색 특이한 라면을 먹어봤지만 내 입맛 기준으로 최고의 궁합이라고 생각하는 고사리 라면.
엄지 척 올리며 레시피라 할 것도 없는 레시피 풀어봅니다.
고사리 한줌
약간 얼큰한 짬뽕류의 라면
봄에 제주에서 자라는 고사리는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봄에 한철만 나는 나물이기 때문에 보통 살짝 데친 후 햇빛에 완전히 건조시켜 사계절 내내 두고두고 각종 요리로 먹습니다. 오늘 고사리 라면에 사용한 고사리도 올봄 제주에서 자란 고사리를 말린 제주 건고사리랍니다.
고사리에 독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 타킬로사이드라는 물질은 수용성이라서, 고사리를 물에 담가 두었다가 먹거나 30분 정도 삶아서 먹으면 독성은 거의 사라집니다. 그렇기에 고사리를 담가 불렸던 물은 사용하지 말고 버려주시고, 잘 불린 고사리는 충분히 삶아주세요.
보통 반나절 정도 물에 담가주어야 보들보들하게 살아나지만 빨리 고사리 라면을 먹고 싶은 마음에 일단 물에서 건져내어 봅니다.
냄비에 물을 붓고 가스불에 올린 후 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린 고사리를 먼저 넣고 10분 정도 끓여줍니다.
라면스프를 넣고 한소끔 한번 더 끓여준 후
라면 면발과 나머지 분말스프, 그리고 취향에 따라 청양고추, 고춧가루 등을 넣고 팔팔 끓입니다.
고사리가 잘 익을 수 있도록 중간중간 면발과 고사리를 저어 뒤집어줍니다.
팔팔팔팔 용암처럼 끓고 있는 고사리 라면
면발과 고사리가 오동통하게 잘 익었다면 이제 불을 끕니다.
몇 년 전 서점에서 샀던 크고 멋진 냄비받침을 테이블에 놓고
완성된 고사리 라면 냄비를 올려줍니다.
보이시나요? 이 고사리가? 라면 한젓가락 집었을 뿐인데 육개장인줄..
부드러운 제주 고사리가 입안에서 쫄깃쫄깃 고소한 고사리 맛과 라면이 정말 잘 어울리네요!
얼큰한 라면 국물이 고사리와 함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시원한 맛과 고소한 맛을 함께 안겨주는 고사리 라면은 속풀이 해장국 같은 느낌이기도 합니다.
술 마신 다음날 아침 해장하려고 만들었는데 더 술을 부르는, 그래서 지옥에서 온 마성의 해장국 같은 느낌
실제로 고사리의 효능 중에는 간 해독을 도와 숙취해소에도 도움을 준다고 해요.
오! 이거 맛있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고사리 라면.
강추할 만큼 맛있지만 주의할 점이 한 가지 있어요.
저처럼 고사리를 물에 충분히 불려주지 않고 대충 불려 라면을 끓이면 이렇게 먹는 거 반, 못 먹는 거 반이 된답니다.
건조된 고사리는 반나절 이상 충분히 물에 불려주세요. 그래야 정말 맛있는 고사리 라면을 제대로 드실 수 있답니다!
한라산에서 새벽이슬 마시며 자란 제주도 고사리.
이 귀한 나물로 먹을 수 있는 요리는 많지만 그중 가장 쉽게 먹을 수 있는 고사리 라면!
쫄깃쫄깃 고사리와 얼큰한 맛에 홀딱 반하시게 될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