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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스위프트의 신곡 ‘Look What You Made Me Do’가 발매 2주 만에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습니다. 17주 연속 1위 및 빌보드 최장수 기록 갱신을 목전에 두던 ‘Despacito’를 끌어내릴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Look What You Made Me Do’는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요? 특정인 디스 곡이기 때문입니다. 뮤비를 보면 카니예 웨스트와 그의 아내 킴 카다시안, 라이벌 케이티 페리 등을 암시하는 영상이 종합선물세트처럼 쏟아집니다. 특정인 암시의 디스 곡이니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수밖에 없죠. ‘Look What You Made Me Do’ 공식 뮤비는 24시간 동안 4천3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역대 신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그렇다면 이 노래는 누구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저격하고 있을까요?

뮤비를 보면 부서진 스포츠카 안에서 그래미 트로피를 들고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케이티 페리의 ‘Waking Up In Vegas’ 뮤직비디오에 똑같은 황금색 스포츠카가 등장하는데, 이를 패러디한 것으로 보입니다. 둘은 사이가 좋지 않기로 유명합니다. 특히 테일러가 ‘Bad Blood’라는 노골적인 저격 노래를 만들면서 둘의 골은 깊어졌습니다. 테일러가 나쁜 인성으로 찍히기 시작한 것도 디스전을 너무 과하게 몰아가 대중들이 그녀에게 등을 돌리면서부터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더 노골적으로 페리를 놀리고 있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만 두 번 받았을 정도로 상복이 많지만 케이티 페리는 아직 한 개의 그래미도 쥐지 못했습니다. 테일러는 <1989> 앨범에서도 그래미를 이용해 페리를 조롱했습니다. 앨범 부클릿에 그래미 트로피를, 그것도 하필 ‘Bad Blood’ 가사 옆에 넣었죠. 

‘Look What You Made Me Do’는 이런 가사로 시작합니다. “난 네가 벌이는 게임이 싫어. 너의 기울어진 무대도 싫어.” 여기서 기울어진 무대(tilted stage)란 아마도 카니예 웨스트가 세인트 파블로 투어에서 선보인 독특한 무대 장치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테일러는 카니예의 ‘Famous’ 가사를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다가 킴 카다시안의 폭로 때문에 큰 망신을 당했죠. 관련된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의 기사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무덤 장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느 묘비명에 “Nils Sjoberg”라고 쓰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캘빈 해리스의 히트곡 ‘This Is What You Came For’의 공동작곡가 이름인데, 그건 다름 아닌 테일러 스위프트의 가명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자신을 패러디한 것이지만 트윗으로 자신에 대해 안좋은 여론을 만든 전 남자친구를 비판하려는 의도도 읽힙니다. 테일러와 캘빈 사이의 갈등은 아래의 기사에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Look What You Made Me Do’는 케이티 페리의 ‘Swish Swish’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날 발표됐습니다. ‘Swish Swish’는 케이티의 테일러 저격 곡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내 신곡으로 네 이슈를 덮어버리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게다가 요즘 인기 있는 캘빈 해리스의 ‘Feels’도 전 여친 테일러 스위프트 저격 곡이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영원한 건 없어” 같은 가사도 그렇고 테일러의 숙적 케이티를 보컬로 참여시켰거든요. 

미국 대중들은 이제 너희들의 감정 싸움에 관심 없다고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테일러는 멈출 생각이 없습니다. 보란듯 'Look What You Made Me Do'를 발표했습니다. 그녀를 교활하다며 놀리는 표현수단인 '뱀'을 신곡 홍보에 적극 활용하는 강철멘탈 역공을 선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노이즈 마케팅도 능력이라면 능력일까요? 1위에 올라 기분은 좋겠지만, 이제 제발 그만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