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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화

소프트 EDM이라는 신조어

최근 스타일을 대표하는 곡들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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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에 EDM 그룹 체인스모커스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체인스모커스가 너무 대중성만 강조해 마치 “EDM의 니클백” 같다는 비판이었습니다. 그룹이 SNS로 직접 맞대응하며 화제는 더 커졌습니다. 당시에 스테레오검이라는 유명 웹진이 이 논란을 보도하며 ‘소프트 EDM’이란 말을 썼는데요, 낯선 신조어였지만 센스 넘치는 명명에 감탄했습니다. 지금의 EDM 씬을 적절히 요약하는 용어이기 때문입니다. 

스테레오검 기사 "The soft-EDM duo the Chainsmokers..."

소프트 EDM은 ‘소프트 록’에서 착안한 용어로 보입니다. 소프트 록은 1970~1980년대에 유행한 장르로, 록의 요소를 갖고 있지만 주류 라디오의 대중적 성향과 퓨전한 형태를 말합니다. 1960년대에 록이 주류 장르로 크게 성장하자 방송가에서도 이를 반영할 수밖에 없었는데, 주류 방송답게 대중적 성향의 록을 선호했습니다. ‘어덜트 컨템포러리’라고도 표현하죠. 이 와중에 시끄러운 하드 록보다 부드러운 팝 록이 각광받게 되는데, 후자를 가리켜 소프트 록이라고 부릅니다. 대표적인 예로 시카고의 발라드 히트곡 ‘Hard To Say I’m Sorry’를 들 수 있습니다.

음악듣기는 모바일에서만 가능합니다.

지금의 EDM이 처한 상황도 소프트 록이 떠오를 시점과 유사합니다. EDM이 주류 장르로 치솟고 있지만 방송은 여전히 대중적 팝을 선호하니까요. 마니아들 사이에서 전설로 각광받는 뮤지션도 주류 매체라는 유리장벽을 뚫지 못해 더 많은 대중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EDM의 상황은 록보다 더 안 좋습니다. 매체 때문에 대중과 괴리되는 걸 넘어 음악 자체가 대중성이 떨어지니까요. 록은 보컬도 있고 라이브도 하지만 EDM은 연주곡이 많고 디제잉 위주입니다. ‘비트만 7분 동안 나오는 음악을 무슨 재미로 들어?’, ‘USB 가져와 음원 트는 걸 돈 주고 봐야 해?’ 이런 편견들이 팽배해 있죠. 뮤지션들 입장에선 대중성을 강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레전드 티에스토의 이름을 틀리게 들고 있다

그래서 최근 EDM의 추세는 팝 성향 강화입니다. 태생적으로 클럽에서 틀기 위해 고안된 형태를 버리고 집에서 들어도 좋을 보편적 형태를 추구합니다. 가장 먼저 없어진 것은 인트로에 삽입되던 긴 공박입니다. 디제잉할 때 앞선 음악과 비트를 맞추라고 삽입하던 긴 공박이 짧게 줄어들거나 아예 없어졌습니다. 작곡의 중심이 비트에서 멜로디로 옮겨간 것도 변화입니다. 팝은 춤보다는 감상용 목적을 갖기 때문에 그루브로 흥분시키기보다는 중독적인 멜로디로 승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유독 보컬 콜라보가 많아진 것도 이런 멜로디 강화와 관련 있습니다. 보컬이야말로 대중적 멜로디의 화신이니까요. 사운드도 부드럽게 변하는 추세입니다. 엄청 큰 스피커로 강력한 음압을 느끼며 춤을 추는 게 이 음악의 매력이었지만 이젠 클럽 밖 방송과 스트리밍까지 고려해야 하니까요.

이렇게 더 부드러워지고 대중성이 강화된 소프트 이디엠 곡들을 모았습니다. 이 음악들의 또 다른 특징은 클럽에선 듣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클럽에선 더 강력한 사운드, 인트로 공박, 그루브 중심의 편곡이 요구되니까요. 다시 말해 주류 매체와 클럽 밖 리스너를 위해 만들어진 소프트 버전입니다. 요즘은 EDM이 대중적 확장을 꾀하는 시기라 당분간은 이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씬을 이끌고 있는 리더인 캘빈 해리스의 신보만 해도 그렇습니다. 완연한 팝 앨범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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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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