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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론의 컴백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오는 6월 29일에 새 앨범 <We Are>를 발표하는데, 무려 12년 만입니다. 더 반가운 건 클론의 이번 앨범에 오랜 동료이자 프로듀서 김창환이 참여한다는 점입니다. 강원래에 의하면 신곡은 “구준엽이 음악 만들고 김창환이 작사한 곡”이라고 하네요.
김창환은 지금 세대에겐 별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1990년대를 이야기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작곡가입니다. 시대를 상징하는 히트곡들 상당수가 그의 손에서 나왔습니다. 한국 댄스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곡가 김창환의 대표곡을 모아봤습니다. (산울림의 그 분은 김창’완’입니다 ^^)

김창환은 라인음향을 이끈 프로듀서입니다. 라인은 지금으로 따지면 SM 정도 되지 않을까요? 1990년대 최고의 인기 가수인 김건모, 신승훈, 클론, 노이즈, 박미경을 모두 배출했습니다. 이들의 히트곡을 만들었으니 1990년대의 가장 중요한 작곡가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는 기록인 단일 앨범 최다 판매량 280만 장 기록도 그의 손에서 나왔습니다. 바로 ‘잘못된 만남’이 수록된 김건모의 3집입니다. 한국에 레게 열풍을 일으켰던 ‘핑계’ 역시 그의 작품입니다.
김창환은 나이트클럽 디제이 출신입니다. 강남에서 가장 잘 나가는 디제이로 유명했습니다. 워낙 음악을 잘 틀어서 디제잉을 통한 수입도 엄청났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김창환은 댄스 음악에 유독 재능을 보였습니다. 플로어가 어떤 곡을 원하는지 오랜 경험을 통해 본능적으로 알았던 거죠. 특히 전자음 들어간 하우스 음악을 잘 만들었습니다. 하우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그룹 노이즈의 히트곡도 그의 손을 거쳤습니다. 물론 팀 내에 천성일이란 훌륭한 작곡가가 있었지만 대중적으로는 김창환의 곡이 더 히트했습니다. (천성일은 신승훈의 ‘처음 그 느낌처럼’, 박미경의 ‘이브의 경고’ 등 라인 음향 내 히트곡 다수를 작곡했습니다.)
클론의 히트곡도 대부분 김창환이 만들었습니다. ‘꿍따리 샤바라’, ‘난’, ‘도시 탈출’, ‘돌아와’, ‘초련’ 등 대표곡이 모두 그의 손에서 나왔습니다. 최근 인터뷰에서 클론을 “나와 삶을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라고 표현했더라고요. 그럴 만합니다. “클론으로 돈 벌 생각 없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오랜 세월 이어가는 의리가 대단합니다. ‘꿍따리 샤바라’는 1996년 발표 당시 하루에 만 장씩 팔릴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6월 여름에 발표되어 전국 피서지에 울려퍼졌습니다. ‘돌아와’에서 들리는 환상적인 보컬은 김태영입니다. 지금이야 BMK처럼 소울 충만한 목소리가 익숙하지만 1999년 국내 기준으론 파격적인 목소리였습니다.
김창환은 최근엔 마이다스-티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가 이끌고 구준엽, 맥시마이트 등 한국 EDM의 유명한 디제이들이 협업하는 작곡 팀입니다. 이들이 만든 최대의 히트곡이 바로 프로듀스 101의 ‘Pick Me’입니다. 그 유명한 “Pick me pick me pick me up” 후렴구를 김창환이 작곡했다고 합니다. 구준엽과는 이렇게 꾸준히 협업해왔기 때문에 6월 29일 발표되는 클론의 새 앨범에서도 훌륭한 시너지가 발휘됐을 거라 예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