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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9일, 팔로워 천만 명을 자랑하는 캘빈 해리스 트위터에 6월 30일 발표될 5집 <Funk Wav Bounces Vol.1> 티저가 올라왔습니다. 노을진 해변 위로 참여 아티스트 이름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심플한 영상이었는데, 이 1분 30초짜리 티저가 다음 날 음악 언론을 완전히 장악했습니다. 명단이 너무도 화려했기 때문입니다. 앞다퉈 뉴스를 쏟아내지 않을 수 없었을 겁니다.
티저에 언급된 순서대로 적으면 이렇습니다. 프랭크 오션, 트래비스 스콧, 켈라니, 퓨처, 퍼렐 윌리엄스, 케이티 페리, 빅 션, 존 레전드, 컬리드, 미고스, 스쿨보이 큐, 아리아나 그란데, 영 떡, 드람, 니키 미나즈, 릴 야티, 제시 레예즈, 파티넥스트도어, 스눕 독까지. 팝, 힙합, 알앤비를 적절히 아우르는 컨셉 하에 이보다 화려한 라인업은 쉽게 나오지 않을 겁니다. 명단을 통해 앨범 성격도 어느 정도 예상됩니다. 멜로디가 강조된 팝, 랩과 알앤비에 친화적인 일렉트로닉 댄스 말이죠. 최근의 EDM 트렌드를 충실히 흡수한 방향입니다. 그중 최고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읽히고요.
캘빈 해리스는 간단히 설명해 가장 성공한 EDM 아티스트 중 하나입니다. 몸값이 너무 높아서 웬만한 페스티벌도 섭외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그는 한참 높은 정상에서 내려올 줄 모릅니다. 훗날 2010년대의 EDM 열풍을 떠올릴 때 캘빈 해리스를 언급하지 않는 전문가가 있다면 뭘 모르는 사람일 확률이 높습니다.
특히 그는 차트 히트곡이 많습니다. 영국 탑 텐 곡이 22곡, 그 뚫기 힘든 빌보드에서도 두 곡이 탑 텐에 들었습니다. 리한나와의 콜라보 ‘We found love’는 핫 100 차트에서 1위를 거뒀죠. 그게 2011년 일이니까 지금처럼 EDM이 난리일 때와는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EDM도 1위를 하는구나’ 깜짝 놀랐던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EDM을 선구적으로 주류 차트에 안착시킨 일등공신입니다.
그는 트렌드를 읽는 데에 뛰어난 감각을 갖고 있습니다. 장르를 앞서가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게 흐름이다 싶으면 주저 없이 돌아서서 변화를 꾀합니다. 2007년에 데뷔해 아직까지 헤드라이너 위치를 유지하는 이유는 이렇게 빨리 적응해 트렌드를 등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적응 갑’ 뮤지션이랄까. 예를 들어, 3집 <18 Months>는 전자음악이 EDM 위주로 재편되던 2012년에 발표됐는데, 전과 달리 일렉트로 하우스를 시도했습니다. 이 장르가 EDM 열풍의 핵심이었거든요. 보컬도 좀 더 대중적이길 원했는지 본인이 맡던 기존 방식을 버리고 팝 스타들과 콜라보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부터는 또 다릅니다. 딥 하우스 등 안티 EDM 계열이 쿨한 음악으로 각광받기 시작하자 기존 색깔을 등지고 부드러운 사운드의 음악을 내놓고 있습니다.
물론 이걸 전부 상업적인 시도로 볼 수는 없습니다. 일렉트로 하우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그 거칠고 센 사운드에 신선한 매력을 느꼈을 겁니다. 이후에 몇 년 간 같은 계열 음악을 하다보니 변화를 절감했을 것이고요. 보컬도 꼭 대중성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원래 잘하던 작곡에 집중하고 싶었을 겁니다. 누가 봐도 캘빈 해리스가 ‘잘 하는’ 보컬은 아니니까요.
어쨌든 그는 일단 방향타를 돌리면 그 계열에서 대중성 출중한 메가 히트곡들을 쏟아냅니다. 일렉트로 하우스로 변신했을 때 ‘Bounce’가 그랬고, 딥 하우스로 변신했을 때 ‘How deep is your love’가 그랬습니다. 최근엔 더 부드러워졌더라고요. ‘This is what you came for’, 'Slide', 'My way'는 신스 팝이라 불러도 무리 없을 정도로 EDM 페스티벌과는 거리가 먼 음악입니다.
데드마우스는 캘빈 해리스의 이번 신보가 피처링에 의존하는 앨범이라며 강한 조롱의 트윗을 날렸습니다. “캘빈 해리스가 스스로 음악했던 때가 언제인지 기억하는 사람?” 음악적 목적이 아닌 대중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는 비판도 덧붙였고요. 그의 말도 어느 정도 일리는 있습니다. 하지만 비판에도 불구하고 캘빈이 음악을 정말 잘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가 최고의 히트메이커가 된 이유는 가장 대중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잘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번 5집이 기대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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