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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12월 한 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지난 1년간 좋은 곡들이 정말 많이 나왔지만 그중 빛을 본 곡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출중한 음악성을 뽐냈지만 화제에서 멀어진 숨은 명곡들을 모았습니다.
수민은 빛나는 재능을 가진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전자 악기에 밝은 프로듀서인데 보컬도 수준급입니다. 뻔한 대중성을 비켜선 미묘한 멜로디와 화음도 중독적입니다. 탄산의 짜릿함을 사랑에 비유한 노랫말도 기발합니다. “너만이 날 해소시켜 흔든만큼 넘치게 해”
테마로 반복되는 플루트 선율이 참 매력적입니다. 그 자체로는 평범한 멜로디일 수 있는데 윤석철의 피아노 연주가 더해지니 가공할 중독성을 갖게 되네요. 은은하게 유혹적이라고 할까. 하나도 자극적이지 않은데 천천히 빨려들어갑니다. 일렉트로닉 플루트는 요즘 유행인 트로피컬 하우스에 자주 쓰이는 소리인데 재즈 하는 윤석철 손에선 이렇게 재탄생하네요.
‘랄랄라’ 하는 왈츠로 시작하길래 ‘동요 같은데?’ 했는데 곧바로 유창한 재즈 연주가 시작됩니다. 애기 같은 목소리로 어려운 재즈를 척척 해내는 모습이 신기하고 놀랍습니다. 이진아의 머리 속엔 뉴욕 재즈 클럽과 디즈니 랜드가 모두 있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정말 독특한 감성입니다.
레이든은 한국의 EDM 프로듀서이자 디제이입니다.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세계로 뻗어가기 시작했습니다. ‘Heart Of Steel’은 세계적인 EDM 레이블 프로토콜 레코딩스에서 발표됐습니다. 공들인 뮤직비디오만 봐도 야심찬 기획임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EDM으로 들어도, 그냥 팝으로 들어도 모두 매력적이고 완성도가 높습니다.
정킬라는 스왈로우와 바리오닉스로 구성된 일렉트로닉 댄스 그룹입니다. 이중 바리오닉스는 한국 드럼 앤 베이스 씬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스펙터클한 공간감, 어둡고 과격한 전자음, 긴장감 넘치는 빌드업과 이어지는 현란한 드랍까지, 요즘 유행하는 베이스 뮤직의 장점을 고루 갖췄습니다. 국내 베이스 뮤직 수준이 이렇게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