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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엔 따뜻한 곡들을 찾는 게 인간의 본성일 것이다. 한데 나는 겨울에 역으로 시리도록 아프게 들리는 곡들에서 안정을 느끼고는 한다.
이런 이유로 눈 내리면 내가 바로 꺼내 듣는 곡들을 모아봤다. 5곡 중 3곡은 모두 올해 발매된 곡으로, 당연히 2017년 겨울에 첫눈 내리자마자 이어폰 끼고 감상했다. 날 믿고 들어보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라 확신한다.
Youth / Daughter (2013)
서늘하면서도 따스하다. 이 양가적인 감수성이야말로 이 곡이 쥐고 있는 핵심이라고 믿는다. 후렴구에서 서서히 몰아치는 부분이 특히 매력적이다. 자조적인 엘레나 톤라(Elena Tonra)의 목소리 톤도 꼭 집중해 감상해보길 권한다. 이 곡, 내 개인 뮤직룸에도 올렸는데, 반응이 꽤 좋았다.
Nude / Radiohead (2007)
그랑블루 / 강태구 (2017)
가요 한정, 2017년 내가 만난 최고의 포크 음악이다. 강태구는 원래 홍대에서 활동하다가 제주도로 건너간 뮤지션. 그는 이 곡에서 가히 제주 바다를 품에 안은 듯한 음악을 들려준다. 물론 여기에서의 바다는 당연히 사람이 드글거리는 여름 아닌 나 홀로 바라보는 겨울 바다다. 그래서 시리도록 아프게 다가온다.
음악적인 측면에서, 이토록 심플한 구성으로 광대한 세계를 그려낸 곡을 2017년에 한해 나는 만나지 못했다.
토성의 영향 아래 / 도재명 (2017)
이 곡을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선곡했을 때 반응이 폭발했다. 내 뮤직룸에 적은 그대로,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아무 의미 없는 곡이라 생각한다.
도재명의 잊지 못할 내레이션과 이자람의 탁월한 보컬이 만난 걸작. 그 정서는 우울함을 상징하는 토성만큼이나 시리고, 아프다.
# /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 (2017)
먼저, 이 곡뿐만이 아닌 곡이 수록된 앨범 전체를 강추한다.
가사는 별게 없다. "새벽에 걸린 그물을 보며/우리 다 같이 춤을 추자."를 반복하는 게 전부다. 한데 이 가사만으로도 곡 전반에 배어있는 강렬한 아픔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서늘하고 추운 밤에 이 곡을 듣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