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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순탁

이번 추석엔 이 책 어때?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

이 음악들 감상하며 이 책 읽으면 더욱 꾸르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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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입니다. 이번 추석은 워낙 길어서 “책 좀 읽어야지” 결심하신 분들 많던데요. 그래서 책 한권 추천하려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말 인기 있는 작가죠.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라는 책, 아마 들어보신 분 많을 거에요. 이미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지 오래죠.


그런데 제가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비단 책이 재미있어서만은 아닙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음악광으로도 유명한데요. 그래서 음악 관련 에세이집도 많이 냈죠. 그 중에서도 <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 같은 책은 그가 얼마나 음악을 사랑하는지를 잘 보여준 것으로 기억됩니다.

<기사단장 죽이기>에도 정말 많은 음악이 언급되는데요. 그 중에서도 중요한 곡들로 엄선해서 소개해보겠습니다. 책에서 이 음악이 나오면 플레이하면서 읽어보세요. 독서가 더욱 흥미로워질 겁니다. 아, 일부러 클래식은 빼고 골랐습니다.


셰릴 크로(Sheryl Crow) <Tuesday Night Music Club> (1993)

주인공이 차를 타고 여행할 때 침묵을 이기기 위해 틀어놓는 앨범입니다. 이 앨범은 팝 음악 팬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초대형 히트작인데요. 1000만장 이상의 판매고, 그래미 시상식 총 3개 부문 수상 등의 결과가 이를 잘 말해주죠. 


그런데 우리의 주인공, 3번곡까지만 듣고 플레이를 중지하는데요. 심란한 마음에 음악이 너무 시끄럽게 느껴진 까닭입니다. 하긴, 제가 생각해도 그런 상황에서 셰릴 크로라니,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주인공의 상태를 밝힐 수는 없지만, 스톱 버튼을 눌렀을 것 같네요. 책을 읽으면서 여러분도 한번 들어보고, “나라면 어땠을까” 상상해보세요.


MJQ(Modern Jazz Quartet) <Pyramid> (1960)

주인공은 셰릴 크로 대신 바로 이 음반 <Pyramid>를 들으며 마음을 추스립니다. 확실히 이 편이 효과가 좋을 것 같은데요. 주인공의 표현대로 “밀트 잭슨(Milt Jackson)의 기분 좋은 블루스 솔로”를 직접 만끽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비브라폰 연주자들 중 한 명입니다.

음악듣기는 모바일에서만 가능합니다.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 <The River> (1980)

<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에서도 직접 썼듯이, 무라카미 하루키는 브루스 스프링스틴이라는 가수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는 게 틀림 없습니다. <기사단장 죽이기>에서도 그의 대표작이라 할 <The River>를 주인공이 굳이 LP로 구입하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는데요. 굳이 LP로 구입하는 이유, A면과 B면이 나뉘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즉, A면 마지막곡인 ‘Independence Day’를 듣고 판을 뒤집은 뒤 B면 1번곡인 ‘Hungry Heart’를 플레이하는 게 ‘제대로 된 감상법’이라는 거죠. 실제로 <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The River>를 “자주 들었고, 거기에 수록된 ‘Hungry Heart’를 특히 좋아했다.”라며 고백한 바 있습니다. 여러분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제안대로 한번 들어보세요.


로버타 플랙(Roberta Flack) & 도니 해서웨이(Donny Hathaway) <Roberta Flack & Donny Hathaway> (1972)

무라카미 하루키가 왜 콕 찝어서 이 앨범의 수록곡 ‘For All We Know’를 “멋진 보컬”이라고 써놓았는지, 직접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음악듣기는 모바일에서만 가능합니다.

80년대 뉴웨이브/신스 팝

주인공의 절친이 차에서 트는 뮤지션들도 꽤 중요합니다. 이 친구는 듀란 듀란(Duran Duran), 휴이 루이스(Huey Lewis), ABC(‘Look of Love’), 바나나라마(Bananarama), 고고스(Go-Go’s) 등. 모조리 80년대 뉴웨이브/신스 팝을 애정하는 것으로 묘사되는데요. 뭔가 날렵하면서도 경쾌한 이 플레이 리스트는 그가 책 속에 등장하는, 오직 클래식만 들었던 아버지와는 성향이 전혀 다른 인물임을 음악적으로 암시하는 키워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디선가 하루키의 문학 세계를 ‘테마 파크’라고 정리한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요컨대, 그 테마 파크에서 가장 재밌는 놀이 기구 중의 하나, 그게 바로 음악일 수 있다는 거죠. 이번 추석에는 이 음악들을 함께 감상하면서 무라카미 하루키가 건설한 테마 파크를 마음껏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참, 이 글의 '완전판'을 보시려면 '배순탁 무라카미 하루키'로 포털에 검색해보세요. 바로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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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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