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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순탁

맨체스터엔 우리의 자랑스런 '지성팍'만 있는 게 아니다.

런던, 리버풀, 그리고 맨체스터가 영국의 3대 음악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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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visitmanchester.com

한국인들에게 맨체스터란 도시는 어느새 가장 친숙한 이름이 되어버렸다. 당연히 은퇴한 박지성 선수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며칠 전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폴 포그바(Paul Pogba)가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인터뷰를 하며 “박지성을 존경한다.”라고 언급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우리 모두 포그바에게 초코파이 한 상자씩 보내도록 하자. 적어도 내 마음 속에서 폴 포그바는 앞으로 영원히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미드필더일 것이다. 주모! 여기 국뽕 한사발 말아주쇼! 크흐. 취한다.


헌데 음악 팬들에게 맨체스터는 축구 이전에 음악의 도시로 초유명하다. 물론 영국의 넘버원 음악 도시는 런던이다. 이걸 부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제 2의 음악 도시는 과연 어디일까. 보통 2개의 도시가 그 후보로 거론된다. 바로 비틀즈(The Beatles)를 낳은 리버풀과 지금 소개하는 맨체스터다.  

맨체스터 하면 '오아시스'

맨체스터하면 역시 일착으로 떠오르는 밴드, 저 유명한 오아시스다. 재미있는 일화를 하나 소개한다. 맨체스터 출신으로 우리나라에도 열혈 팬을 확보하고 있는 오아시스(Oasis)가 방한했을 때, 어떤 기자가 다음과 같이 질문을 던졌다. “맨체스터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인 박지성 선수를 알고 있나?” 그런데 아뿔싸, 오아시스의 갤러거(Gallagher) 형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닌 맨체스터 시티의 광팬이었으니, 분위기는 삽시간에 북극곰도 동사할 수준으로 썰렁해졌다고 한다. 뭐든지 사전조사는 필수, 지나친 애국심은 금물.


어쨌든, 오아시스라는 거대한 존재외에도 맨체스터에서 결성되어 세계적인 입지를 구축한 뮤지션, 밴드들은 부지기수로 많다. 런던, 리버풀과 함께 영국의 3대 음악도시로 불리는 맨체스터는 영국의 음악잡지 NME(New Musical Express)에서 실시한 ‘영국의 음악 수도’를 꼽는 투표에서도 압도적인 표차로 1위에 오른 바 있다. 그만큼 맨체스터하면 음악이고, 음악하면 맨체스터란 얘기다. 물론 축구 열기도 대단하지만.


맨체스터 아닌 '매드체스터'

그래서 1980년대에는, 맨체스터 아닌 ‘매드체스터(Madchester)’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당시 정말 뛰어난 뮤지션과 그룹들이 대거 등장해 맨체스터를 그야말로 ‘음악에 미친 도시’로 만들어놓았기 때문이다. 스톤 로지스(The Stone Roses), 제임스(James), 해피 먼데이스(Happy Mondays), 샬라탄스(The Charlatans) 등이 바로 이 시절 맨체스터를 주름잡았던 그룹들이다. 오아시스는 바로 이런 밴드들의 라이브를 보고 뮤지션으로서의 꿈을 키워나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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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와 뉴 오더

이 매드체스터 신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밴드가 바로 스미스(The Smiths)와 뉴 오더(New Order)다. 이런 그룹들이 전국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많은 사람들이 맨체스터를 서서히 음악의 중심지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결국 1980년대 후반 매드체스터라는 대폭발로 이어졌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영국 여행의 명소 맨체스터

이 외에 1980년대에 활약했던 심플리 레드(Simply Red), 감각적인 음악으로 각광 받은 혼성 듀오 팅팅스(The Ting Tings), 일렉트로니카의 절대 강자 케미컬 브라더스(The Chemical Brothers) 등도 모조리 맨체스터에서 음악적인 근간을 갈고 닦은 케이스들이다. 2인조 일렉트로닉 밴드 허츠(Hurts)도 마찬가지. 그러니까, 음악 마니아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영국 여행의 명소로 괜히 맨체스터를 꼽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이런 점이 마냥 부럽다. 영국뿐 아니라 다른 해외 국가를 나가봐도, 자국민들이 자긍심을 갖고 먼저 소개하는 건, 그 나라, 그 지역만의 독자적인 문화상품이다. 지금까지 리버풀(Liverpool)이 비틀즈(The Beatles)의 고향이라는 어드밴티지를 적극 활용해 거둬들인 수입을 한번 상상해보자. 그렇다면 도어스(The Doors)의 짐 모리슨(Jim Morrison)이 잠들어 있는 파리의 페르 라셰즈 묘지는? 전 세계 첨단 음악들의 집결소라 불리는 뉴욕 음악 신은 또 어떤가.


이런 곳들을 죽기 전에 다 경험해보고 싶지만, 가난한 프리랜서에게는 꿈도 못 꿀 일. 오늘도 나는 그들의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법을 배우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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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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