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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퉁불퉁하고 진짜 못생겼는데 한번 먹으면 멈출 수가 없는, 정말 맛있는 제주도 대표 전통 떡 오메기떡.
이 떡이 원래는 오메기술을 빚기 위한 밑떡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옛 제주인들이 직접 빚어 만들어먹던 전통이 있기에 더 제주의 향이 물씬 느껴지는 오메기떡
제주도 여행 다녀오는 사람들 손에 꼭 들려있는 것 중 하나인 그 유명한 제주도 오메기떡이 갑자기 지금 당장 먹고 싶어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간편하게 내가 직접 만들어본 후기!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진짜 오메기떡은 감히 따라할 수가 없어서, 대신 우리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시중 제품들을 이용해 제주도 오메기떡의 비슷한 맛이라도 날 수 있게 뚝딱 만들어봅니다.
팥
팥앙금
쑥떡
소금
재료 준비단계에서 미리 잘 씻어둔 팥을 냄비에 물과 함께 담고 중간불에서 삶아줍니다. 빨리 만들어서 먹고 싶은 생각에 물에 미리 불려놓지 않았기 때문에 오래오래 삶아야 할 것 같은 예감
팥을 불리거나 삶을때, 첫물은 버려줍니다. 팥의 떫은 맛과 사포닌 성분으로 인해 배탈이 날 수 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랍니다.
삶은 첫 물을 따라낸 팥은 새 물을 받아 중불에서 1시간쯤 팔팔 끓이다가 약불에서 1시간쯤 더 끓여줬습니다. 팥의 고소한 냄새가 부엌을 가득 채워요
중불과 약불에서 팔팔 삶은지 약 2시간 후 뚜껑을 열어 팥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너무 삶았나 싶을 정도로 푹 삶아진 팥. 너무 삶은것 같기도 합니다.
팥의 식감이 느껴지는 것을 원하면 1시간 정도, 저처럼 완전히 익어 포슬포슬한 식감을 원하면 2시간 정도 삶으면 이렇게 된답니다.
팥을 넓은 쟁반에 펼치고 선풍기 바람에 뜨거운 김을 날려보내면서 수분을 날려줍니다.
삶은 팥을 프라이팬에서 한번 볶아주면 수분이 금새 날라가고 포슬포슬한 팥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처럼 이 방법이 자신 없다면, 선풍기 바람을 활용해보세요.
떼어낸 떡을 넓게 펼친 후
그 위에 앙금을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적당히 올린 다음
떡을 동서남북으로 앙금 위로 모아 덮은 후 꼬집꼬집 하면서 앙금을 떡 안으로 완전히 숨겨줍니다.
삶아놓은 팥 위에 앙금 품은 떡을 올려놓고
데구르르 데구르르 굴리며 팥고물을 떡에 붙여주면
오메기떡 완성!
같은 방법으로 오메기떡 여러개를 만들어요. 왜냐하면 많이 먹을거거든요.
앙금넣고
꼬집꼬집
데굴데굴
조물조물
팥 앙금에 밤이나 잣 같은 견과류를 넣어도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집엔 그런게 있을리가 없기에 패스
그리고 팥에 수분을 확실하게 날려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팥고물을 떡에 묻히는 과정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수분이 남아있는 촉촉한 팥은 부드럽긴 하지만 떡에 찰싹 달라붙지 않고 눅눅한 느낌이 들었어요.
아.. 이래서 사먹는어야 되는거구나
어쨌든 집에서 만들어봤다는 것에 의의를 둔 오메기떡 만들기가 완성되었습니다.
부엌은 엉망진창이 되었고요.
아.. 이래서 사먹어야 되는거구나
그래도 집에서 만든 것 치고는 꽤 그럴싸한 오메기떡. 일단 내가 직접 만들었기에 우선은 안심하고 한입 먹어봅니다
누가 이 오메기떡에 '쫀!득!'이라고 써놨나요?
내가 만든 쑥떡은 아니지만 어쨌든 진짜 오메기떡과 비슷한 쑥향의 쫀득한 떡과 부드럽고 고소한 팥고물이 입안에 씹힐때 달달한 팥앙금이 베어져 나와서 한입 먹고 또 두입 먹게 되는 오메기떡입니다.
떡만 먹다보니 목이 메여와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봅니다.
맥주와 오메기떡, 시원하고 맛있어요. 단지, 배가 조금 많이 부르니까 소주와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음엔 소주와 함께 먹어봐야겠어요.
야금야금 먹다보면 어느새 사라지는 오메기떡. 내가 만들고 내가 다 먹었습니다.
비록 제주도에서 먹는 진짜 오메기떡은 아니었지만, 그 옛날 제주의 역사와 함께 이어져온 떡을 이렇게 집에서 만들어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다음에 꼭 한번 제주도에서 직접 만든 따끈따끈 연기 피어오르는 진짜 제주 오메기떡을 먹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