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옥상신'으로 유명해진 음침한 그 아파트, 지금은..

조회수 2020. 11. 23.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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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내 시장 근처, 가좌역 3번 출구 맞은편에서 바라보면 주변 건물과 너무 달라서 이질감을 더하는 특이한 상가건물이 하나 있다. 시간이 멈춰버린 장소라고 평가받기도 하는 이곳은 영화 아수라와 무뢰한의 촬영 장소로 유명하다. 최근 이곳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하는데, 무슨 이야기인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경제적인 이유로 지어진 이 곳
세운상가보다 앞선 주상복합

최근 건축계에 바람이 불고 있는 건물은 주거공간과 상업공간이 복합된 주상복합아파트다. 주상복합아파트는 주택법의 규제를 받는 일반 아파트와는 다르게 건축법의 규제를 받아 오피스텔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 국내에서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세운상가가 주상복합아파트의 시초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앞선 곳이 있다. 1966년에 사용승인을 받아 올해로 54년을 맞이한 좌원상가아파트이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가좌역 맞은편에 위치한 이 기다란 건물은 총 4층으로 이루어졌다. 1·2층은 상가로, 3·4층은 공동주거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연면적은 8677.24㎡에 달한다.

좌원상가아파트는 모래가 많은 하천, 모래내(홍제천) 서쪽에 사용승인을 받은 이후 증축과 변형을 거쳤다. 1960년대에 제작된 좌원상가의 분양광고를 보면 재미있는 문구가 눈에 띈다. ‘독신아파트 분양 및 임대’라는 말인데 요즘 1인가구인 원룸 정도의 크기와 신식 편의시설이 적혀있다. 그 당시 독신아파트 건설의 이유에 대해 전문가는 “서울 인구 급증 당시 중심지와 가까운 지역인 모래내에 경제적 이유로 독신아파트가 지어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난방시설 없고 화장실
공용으로 설치돼

좌원상가아파트를 방문한 사람들은 마치 미지의 공간같이 다른 세상에 온듯한 느낌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람이 사는 곳이지만 난방시설은 없고, 각 세대별로 독립해서 있어야 할 화장실은 층마다 공용으로 설치되어 있다. 낮에도 불을 켜야 할 정도로 어둡다. 채광과 환기를 고려하지 않고 설계되어 미완성인 듯 완성된 주거공간이 된 것이다.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설계 자체가 이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80년대 건축된 연립주택의 구조와 비슷하게 이루어졌지만, 미로처럼 이어지는 복도 탓에 마치 한 건물 안에 또 다른 건물이 존재하는 느낌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좌원상가아파트는 독특한 외관과 내부로 인해 공포영화나 누아르 영화 촬영지로 이용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아수라와 무뢰한을 꼽을 수 있다. 아수라 제작진은 “마약상인 인물에 어울릴만한 공간으로 음침하고 공간이 미로처럼 얽힌 느낌 나는 곳을 찾다가 이곳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40년 이상 된 건물이다 보니 무대 세팅을 따로 구현하지 않아도 세월의 때가 묻어나는 곳이라고 좌원상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자력개발 어려운 상황
도시재생뉴딜사업 긴급 정비

지난 3월 정밀안전진단결과 좌원상가아파트는 E등급으로 판정받아 즉시 이주가 필요한 위험 건축물로 분류되었다. 철거 및 정비가 시급한 이곳은 세입자 이주대책의 필요성, 복잡한 이해관계와 낮은 사업성 등으로 주민들의 자력개발이 어려웠다. 이에 서대문구는 좌원상가 정비를 도시재생사업으로 추진하였다.


좌원상가아파트가 도시재생뉴딜사업을 통해 긴급정비된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서대문구는 11월 4일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센터에서 ‘서울 서대문 위험 건축물 정비형 도시재생 방안’을 발표하였다. 좌원상가아파트는 이를 계기로 지역 상권 회복과 주거복지 향상을 위한 거점으로 탈바꿈된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좌원상가재건축은 지하 6층에서 지상 34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로 계획되어 2022년 9월에 착공하여 2025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지하 1층~지상 2층에는 공공임대 상가, 체육시설 등을, 3층에서 34층은 공공임대주택(73세대)과 분양주택(166세대), 오피스텔(70세대)이 들어설 예정이다.


좌원상가 주택 세입자에게는 주거이전비, 이사비 등의 보상뿐만 아니라 주택도시기금에서 제공하는 안전주택 이주자금 상품을 통해 이자율 1.3%, 최대 2억 원까지 전세금 대출을 지원한다. 또한 공사 완료 시 주택 세입자에게는 조성되는 공공임대주택에, 상가 세입자는 공공임대상가에 입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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