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층보다 비싼 분양가로 화제된 1층, 인기 이유는 바로

조회수 2020. 9. 6.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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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아파트 로열층으로 불리는 층들이 있다. 바로 아파트 층수의 4분의 3지점에 위치한 고층 층수들이다. 예를 들어 아파트 층수가 30층일 경우 16-18에 해당하는 층이 로열층에 해당된다. 실제로 아파트 구입 시 로열층은 저층에 비해 전망이 좋고 사생활 보호가 잘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호한다. 하지만 최근 상층 보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지던 아파트 1층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과연 이유가 무엇일까?

아무도 찾지 않던 1층의 반란

아파트 중심 주택시장에서 저층은 입주 기피지역으로 손꼽혀왔다. 펜트하우스와 뛰어난 조망권을 갖춰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상층과 달리 저층은 프라이버시 침해, 적은 일조량 등의 단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점점 저층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시작됐다.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 주차장들이 지하로 내려가고 단지 내 조경이 강조됨에 따라, 조경 공간을 가꿀 수 있는 1층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아파트 1층의 인기를 주도했다고 볼 수 있는 필로티는 건물 전체 또는 일부를 기둥으로 들어 올려 지상에서 분리시켜 만든 공간이다. 해당 구조를 이용하면 기존 아파트 2~3층 높이가 1층이 되기 때문에 같은 1층이라도 일반 아파트에 비해 조망과 채광에 유리하고 사생활 보호 기능도 높다.

실제로 이러한 필로티 구조는 최근 설계된 우리나라 아파트 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총 2,807가구 규모의 힐스테이트 평택에는 필로티 공간에 맘스라운지를 조성해 자녀를 기다리는 입주민을 위한 휴식 공간을 만들었다. 시흥 배곧 한라비발디 캠퍼스 2차는 1층 필로티마다 커뮤니티 시설인 헬로 라운지를 설치했다. 해당 라운지에는 무인택배시스템부터 코인세탁실까지 다양한 편의시설이 마련돼있다.


또 다른 대표적인 저층 특화 설계 방법은 바로 테라스이다. 1층 대지에 설치되는 테라스는 복잡한 설계 없이도 최고층의 펜트하우스와 대적할만한 넓이의 면적을 점유할 수 있다. 대표적인 저층 테라스형 아파트인 세종 더 숍 레이크파크는 전용면적 118㎡으로 총 36가구가 공급되었지만, 2013년 7월 입주 이래 거래가 11건에 불과할 정도로 매물이 희소하다.

보안 강화뿐만 아니라 특화 설계까지

테라스뿐만 아니라 입주자들의 취향에 따라 정원, 휴식공간, 자녀 놀이터 등 다양한 공간이 특화 설계되기도 한다. 실제로 동탄 2도시에 분양된 자이 파밀리에는 전용 84㎡ A 타입 중 4개가 지하 다락방형으로 공급되었다. 1층의 약점을 커버하는 한편 지하층을 포함한 넓은 공간을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1층의 단점이었던 보안 문제를 강화하기 위해 각종 CCTV와 적외선 보안설비들이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시흥 6차 푸르지오 1단지는 저층에 배관용 방범시설을 설치해 외부인이 침입을 방지하며, 군자 배곧 신도시 시범 단지는 2층 외벽에 적외선 감지기를 장착해 저층의 보안성을 높였다.

늘어가는 지진 횟수, 조망권 보다 안정성이 우선

최근 우리나라 지진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로열층 대신 저층을 선호하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은 총 88회로 과거 20년 평균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지진 발생 횟수가 많은 경주, 울산 지역에서는 아파트 20층을 분양받았는데 포기할까 고민 중인 입주자들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설계적으로 고층 아파트라고 저층보다 안정성이 낮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층보다 고층이 지상으로 대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입주민들의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울산혁신도시 아파트 거래를 취급하는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한 신축 아파트 24층 분양권 소유자가 계약금 2천만 원을 손해 보더라도 분양권을 처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제는 대세로 등극한 저층 분양

이러한 저층에 대한 다양한 수요층으로 인해 가격대 또한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2018년 6월 분양한 래미안목동아델리체 입주자 모집 공고문에 따르면 전용 84㎡ 타입 5가구가 1층임에도 불구하고 9억 원이 넘는 분양가가 책정됐다.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의 로열층 분양가가 8억 대에 책정된 것과 비교하면 이는 로열층보다 저층이 인기가 더 많은 유례없던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청약을 진행한 결과 1층 타입 1순위 경쟁률은 36: 1로 해당 전용 면적 중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사례가 일반적인 것은 아니나, 갈수록 특화 설계가 발전하고 지진 발생률이 늘어남에 따라 저층 선호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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