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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토스

전세 없어질것 같다, 찬반 뜨겁다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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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세제도를 낯설게 여기는 외국인들

What is Jeonse in Korea?
전세가 뭐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집을 구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게 되는 개념이 ‘전세’다. 한국과 볼리비아를 제외한 전 세계 여러 나라에는 일반적으로 월세 개념의 렌트만이 발달했기 때문. 그래서인지 웹상에서도 한국의 홈 렌트 시스템을 물어보는 외국인들의 질문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한국의 전세 제도에 대한 영문 연구 논문도 상당수다.

전세 제도란, 쉽게 말하자면 '집값의 70~80%를 내고 별도의 월세를 내지 않으며 추후 집을 반환할 경우 미리 낸 돈을 반환받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외국인뿐만 아니라 전세 제도를 처음 접하는 사회 초년생 입장에서도 전세의 개념만 어렴풋이 알뿐,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발표된 주택임대차 보호법 개정안은 '전월세 무한 연장법'이라고 불리며 세입자들 사이에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언뜻 생각하기로는 전월세를 제한 없이 연장해서 거주할 수 있는 법안이니 세입자에게 아주 좋은 제도일 것 같은데 전세를 없앨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 법안의 내용은 무엇이고, 기존 세입자 및 전월세를 고려하고 있을 사회 초년생들은 이 제도의 혜택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지금부터 똑똑하게 전세를 이해하고 새 법안이 가져올 파급효과에 대해 알아보자.

외국에선 찾아보기 힘든 전세제도가 한국에 있는 이유는 한국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고려 시대에 있었던 ‘전당제’는 전답(주택 건축이 가능한 대지)을 담보로 금전을 융통 받고 해당 부동산 사용 수익을 이자로 제공하던 제도인데, 조선시대 ‘가사전당’으로 이어진 후 1876년 병자수호조약 전후 전세제도로 다시 이어졌다.

  

한국 전쟁 이후 나라가 빠르게 산업화되던 시기에, 서울로 이주한 사람들이 많아지며 주택 수요가 부족해 집값도 오르게 되었다. 이렇게 우리나라가 급성장하던 시기에는 대출이자가 높을 뿐만 아니라 대출 자체가 어려웠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세제도는 세입자에게는 주택을 직접 구입하는 것보다는 비교적 저렴한 돈으로 거주할 집을 구할 수 있게 하였고, 집주인에게는 목돈을 쉽게 융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집주인과 세입자 양쪽에게 이익을 주는 전세

기본적으로 전세는 세입자가 목돈을 맡기고 집을 잠깐 빌려 쓰는 형태이다. 다시 말해, 세입자는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집을 빌려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전세 제도의 혜택을 보고 있다. 


한편, 집주인 입장에서도 전세는 재산을 불리는 데 도움이 되었다. 주택을 매수하고 전세 세입자를 들인 돈으로 또 다른 주택을 사거나 투자하여 추가적인 금융이익을 얻을 수도 있고, 시간이 지나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시세차익은 고스란히 집주인의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전세제도는 집주인과 세입자 양쪽에게 모두 혜택이 주어지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집주인 VS 세입자, 이 참을 수 없는 갑을관계

최근 5년간 전세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10년 전, 20년 전에는 전세 물량이 많았는데 왜 지난 5년 동안은 그렇게 전세를 구하기가 힘들었을까? 답은 낮아진 금리와 정부의 적극적인 전세대출 장려에 있다.

  

먼저, 집주인은 금리가 낮을 때 전세를 주는 것보다 월세를 주는 것이 더 이익이다. 과거 고속성장 시대에는 높았던 금리가 이제는 거의 제로에 가까워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초저금리 시대가 장기화될 전망인데, 실제로 금리가 2%인 정기예금에 2억을 넣어놓아도 한 달 이자가 33만원 정도밖에 하지 않는다. 만약 집주인이 대출을 많이 받아서 당장 목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2억 전세를 주는 대신 반전세나 월세를 주게 되면 보증금에 따라 다르겠지만 2%짜리 정기예금보다는 2-3배에 달하는 월세를 받을 수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전세대출 장려 정책도 이에 한몫을 했는데, 위와 같은 이유로 공급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청년들에게 적극적으로 정부가 초저금리 전세대출 상품을 내놓아 전세 수요가 급증했다. 일례로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중소기업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대출은 최대 1억 원의 보증금을 단 1.2%의 금리로 대출해 준다. 1억짜리 전세 방을 구하고 100% 한도로 대출을 받으면, 본인 부담 없이 월 10만 원의 이자만 부담하면 되니, 월 지출을 줄이고 싶은 사회초년생, 청년들의 전세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전세 물량은 줄어들지만 수요는 계속 이어지니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전세수요가 높아지면 집주인들은 전세금을 높인다. 이에 따라 집값(매매가)도 올라간다. 한 집이 집값을 올리면 그 옆집, 그 옆 옆집도 모두 집값을 올린다. 지난 5년간 전국적으로 집값이 폭등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 ‘전월세무한연장법’이란

지난 6월 9일까지 법안을 발의한 의원은 전용기, 윤후덕, 박주민 의원이었다. 3명 모두 무주택 세입자들의 권리를 강화함으로 서민 주거 안정을 이루겠다는 취지는 같았다. 그중 박 의원의 개정안이 논란이 되었는데, 바로 '계약갱신청구권'에 기한을 없애자는 전월세무한연장법을 넣었기 때문이다.  

"계약 2년 연장할게요, 거절은 거절해요"

‘전월세무한연장법’이라 불리는 이 법안의 주요 골자는, 세입자가 집에 계속 살 권리를 보장하고 전세보증금 및 월세가 오르는 폭에 상한선을 도입하자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는, 세입자가 전셋집에서 2년을 거주한 뒤 2년을 더 살고자 할 경우 집주인이 이를 거절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박주민 의원의 법안 내용이 알려지자 일부 사람들의 입에서는 "세입자들의 갑질", "재산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박 의원은 무조건 그런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어떤 예외 상황에 있어서는 집주인도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도록 갱신거절권을 명시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이 규정한 ‘예외 상황’이란, 아래와 같다.

그러나 이는 곧 위에 열거된 사유가 아니면 집주인은 세입자의 계약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기존에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는 세입자가 최대 2년까지만 거주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였는데, 이 조항은 여태껏 나온 법안 중 가장 강도가 높았다.

   

이뿐만 아니라, 계약을 갱신하면서 금액을 크게 올려 계약 갱신을 어렵게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전·월세 인상률 상한선을 5%라고 법안에 명시하고 있다. 기존에 주택임대사업자에게만 적용되던 것을 모든 집주인에게 적용하자는 것이다. 게다가 집주인이 집값을 상한선만큼 올리려면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해야 가능하다. 

세입자가 겪는 영원한 고통의 굴레

이러한 조건과 제약들로 인해 새 법안이 세입자만을 보호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박 의원은 이 법안에 집주인이 매년 5%의 전월세금 증감을 청구할 수 있는 조항을 마련한 점을 강조했다. 전월세를 올릴 기회가 오히려 이전보다 2배로 늘어나서 집주인의 재산권을 보호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를 반박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 전세 계약이 대부분 2년 단위로 체결되기 때문에 집주인은 매년 5%씩 전세금을 올리기 힘들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전월세 최대 증가액을 5%로 막아놓은 점은 사실상 재산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의견이다.

7월 10일까지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박 의원의 무한연장법보다는 최소 4년까지 갱신을 보장받을 수 있는 법안이 시행될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아직은 그 어떤 것도 예측할 수 없다. 아무리 좋은 법안이라도 부작용이 생기기 마련인데, 전문가들은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 전셋값이 오르고... 전세가 사라진다

전세금과 월세금, 결국 또 오른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법이 시행된 이후에는 5% 이상 임대료를 올릴 수 없다 보니, 집주인들이 법 시행 전 미리 전세금을 올리려고 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그리고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은행 이자를 내면서, 전세보다는 월세나 반전세로 임대 방식을 전환하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월세가 미납되면 세입자와의 계약을 비교적 쉽게 해지할 수 있기 때문에 집주인 입장에서의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런 식으로 전국의 전셋집은 서서히 월세로 전환되고, 월세 또한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다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7월 10일 부동산 대책 발표에서 기존 세입자에게도 법안을 소급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법 시행 전에 이미 살고 있는 세입자도 임대료를 5% 이상 올려받을 수 없게 된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세입자 중에서도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사람들이 있는데 이렇게까지 보호해 줄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결론적으로는 당장은 세입자들에게 좋은 법안일 수 있겠지만 임대인들의 불만이 큰 만큼, 10년 뒤면 더 큰 부작용이 주거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주택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20대 국회에서도 추진된 적이 있지만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21대 국회에서 이번 새 법안이 통과될지, 아니면 다른 대안이 마련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어떤 법안이 시행되든 간에 집주인과 세입자, 양쪽의 권리를 보호하면서도 부동산 시장에 안정을 가져다줄 수 있는 법안이 시행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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