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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해서 죽겠는데 써야한다면…삼성인의 역발상 아이디어 '먹혔다'

한여름에도 땀 안차는 마스크가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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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소재 마스크 개발 정은호 지비테크놀리지 대표

삼성공채로 제일합섬 입사...외환위기 때 창업나서

딸에게 힌트 얻어 수분배출 외부습기 차단 ‘드라이락’ 개발

속옷, 쿨매트 이어 여름용 마스크 시장 진출

“설 곳 없는 한국 원단산업, 신기술 개발로 위기 돌파해야”

코로나19 사태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마스크를 쓰면 숨이 턱 막히고 입 주변이 땀으로 흥건해지지만, 벗자니 코로나 바이러스가 무섭다. 그런데 한 중소기업 사장이 마스크 안의 덥고 습한 날숨은 잘 빠져나가도록 하면서 외부 공기 속 나쁜 물질과 수분은 잘 걸러주는 마스크를 개발해 출시했다. 정은호(55) 지비테크놀리지 대표다. ‘누가 이런 제품 좀 안만드나’ 하던 참이었는데, 반가워서 인터뷰를 청했다.


정 대표의 이력도 흥미롭다. 1990년대 후반 도레이첨단소재에서 니트원단사업부 신설을 이끌던 인물이다. 엔지니어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정 대표는 회사를 떠나 창업을 했고, ‘드라이락’(Drylock)이란 기능성 원단을 개발해 특허까지 받았다. 이번에 내놓은 마스크 역시 드라이락 원단으로 만들었다.

-안쪽 습기는 잘 빠져나가고, 바깥쪽 습기는 잘 안들어온다던데.


‘음펨바 현상’이라는 것이 있다. 주어진 환경이 자신의 상황과 비슷할 때보다 상반될 때, 그 상황을 회피하려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것이다."


"쉬운 예로 추운 겨울 길바닥에 차가운 물을 뿌릴 때보다 뜨거운 물을 뿌릴 때 빨리 언다. 같은 원리로 땀과 수증기를 빨리 배출하기 위해 원단 표면에 땀을 흡수하지 않는 부분을 넓게 만들면? 땀을 흡수할 수 있는 부분을 통해 아주 빠르게 배출이 된다. 원단 안쪽 면의 상당부분에 물을 먹지 못하는 왁스 물질을 얇게 도포한다. 그러면 왁스가 없는 부분을 통해 아주 강한 속도로 물기를 빨아들이며 땀 배출이 촉진된다.이런 기능을 바탕으로 마스크 출시 후 온라인몰(https://bit.ly/3ej8gpE)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출처드라이락 원단 위에 물을 부었을 때. 물기가 주변으로 번지지 않고 빠르게 흡수된다.

출처일반 원단에 물을 부었을 때. 주변으로 넓게 번지면서도 잘 빠져나가지는 않는다.

실제 정 대표가 드라이락 원단을 가져와 표면에 물을 뿌렸다. 보통의 원단이라면 물기에 젖어 주변으로 골고루 퍼져나가겠지만, 드라이락은 달랐다. 물기가 떨어진 자리 주변이 젖지 않았다. 하지만 뒤집어보니 원단 뒷면은 물기가 퍼져있었다. 수분 배출이 잘 됐다는 의미다.

-어떻게 드라이락 소재를 개발하게 됐나. 


“2012년이었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딸이 TV에서 어린이 과학 프로그램을 보다가 ‘아빠, 뜨거운 물이 오히려 빨리 언대’라고 하더라. ‘말도 안돼’라며 TV를 봤는데, 음펨바 현상에 대한 방송이었다. 그 순간 머릿속에 드라이락이 떠올랐다. 2013년 드라이락 특허를 출원했다.”

-곧바로 제품화 했나.


“논리적으로 이러한 기능이 가능하다는 특허를 낸 것이다. 대량생산은 간단치 않다. 쉽게 말해 옷의 한쪽 표면에 일정한 비율로 왁스를 발라야 하고, 세탁을 해도 현상이 유지돼야 한다. 안정적인 기준을 찾아 생산 공정을 관리하는 것이 어려워 번번이 실패했다. 2018년 2월에야 안정적으로 드라이락이 생산 체제를 갖췄다.”

-이후 어떤 제품을 내놓았나.


“속옷과 쿨매트 등이다. 이 원단을 이용하면 땀을 흘리더라도 늘 보송보송한 속옷 제조가 가능하다. 여름철 매트리스 위에 올리는 쿨매트도 같은 원리다. 쾌적하게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코로나 사태를 보며 드라이락으로 마스크를 개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계기로 원단산업과 인연을 맺었나.


“경북대 화학과를 졸업 후 1991년 회사가 화학 전공인 나를 실·원단을 만드는 공장으로 발령 냈다. 당시 원단 공장은 원단 염색을 할 때도 대충 눈으로 염료를 넣어 색을 맞추는 수준이었다. 마침 7시 출근, 4시 퇴근을 준수하라는 지침도 있었다.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기 싫어 대학원에 진학해 섬유학을 배웠다. 공장에서 회사를 다니며 대학원에 간 첫번째 직원이었다.

-다들 대학원 갔을 것 같은데, 유일했다니 의외다.


“난 84학번이다. 당시 우리 세대는 대학에서 돌만 던지고도 다 취업했다. 좋은 직장 들어왔는데, 뭐하러 대학원까지 가나 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대학원 공부를 하고 나니까 현장이 스펙트럼처럼 세분화돼 보였다. 그간 안보이던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 입으로 이렇게 말하기 그렇지만, 공장장이 날 이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왜 그만뒀나.


“내가 그만뒀다기보단 회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되면서 그만두게 되었다. 회사가 새한그룹으로 넘어갔다. 새한그룹은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당시 다니던 회사는 일본 기업인 도레이그룹의 자회사가 됐다.”

-창업 초기부터 기능성 원단 개발에 나섰나.


“창업 당시는 일반 원단을 만들어 갭(GAP), 나이키 등 북미 기업에 납품했다. 호시절이었다. 당시 중국 원단보다 한국산이 2~3배 비쌌지만, 품질이 압도적으로 좋았기 때문에 북미 바이어들은 한국을 제일 먼저 찾았다. 2005년쯤부터 꺾인 것 같다. 중국의 기술력은 부상했고, 바이어들은 점점 중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드라이락 개발은 이러한 위기에서 나온 산물이다.”


-지금 한국 원단 산업의 현주소는.


“솔직히 규모 면 뿐 아니라 이젠 품질 면에서도 중국에 안된다고 본다. 가격도 비싸고 품질도 이젠 많이 역전됐다. 이러한 흐름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흐름이다. 이럴 때일수록 업계 후배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시장을 보길 바란다. 기존에 하던 것들을 원가 더 낮춰 팔려고만 하지 말고, 아이디어 소재, 아이디어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 아이디어만 좋으면 우리가 직접 아마존을 통해 전 세계에 팔 수 있는 시대다. 그런 것들에 도전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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