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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당 1억 자랑하던 홍콩 아파트, 가격 폭락에도 다들 지켜만 보는 이유는?

조회수 2020. 5. 30.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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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은 우리나라와 달리 상속세, 양도세, 보유세 등이 아예 없어 소위 부자들의 천국으로도 불린다. 이러한 조건 덕분에 아시아 각국에서 부자들이 몰려들었고, 홍콩은 단기간에 세계적인 도시 중 하나로 성장했다. 하지만 빠른 성장만큼 부작용도 존재했다. 재원을 필요로 하는 정부가 공공토지 매각을 시행함으로써 토지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미국 컨설팅 기업이 세계 92개 도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집값이 가장 비싼 국가로 홍콩이 10년 연속 꼽혔다. 홍콩의 아파트 가격은 평 (3.3㎡) 당 1억 원을 넘어섰으며, 비싼 아파트값으로 인해 평수가 좁고 층수가 높은 아파트 건설이 만연하다. 한 가구가 약 2.8평 정도인 좁은 아파트의 경우에도 1800홍콩 달러(약 28만 5000원)의 월세를 지불해야 한다. 그렇다면 최근 홍콩 아파트 가격은 어떨까?

최근 홍콩 집값 현실

리카 코프 부동산이 집계한 홍콩 토지등기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입주 아파트 평균 거래 가격은 808만 달러다. 이는 2019년 2분기 최고치인 968만 달러에 비해 16.5% 하락한 수치이다. 홍콩 통신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 포스트에 따르면 홍콩 타이포 지역의 한 고급 주택은 최근 450만 홍콩 달러를 내려 판매됐다고 나타났다. 이 주택의 과거 최종 매매가가 1890만 홍콩 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5년 전 거래가보다 19%가 감소된 셈이다.

이러한 가격 하락은 아파트뿐만 아니라 오피스빌딩., 고급 주택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홍콩 공시지가 발표 군에 따르면 올해 2월 홍콩 오피스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8.5% 하락했다. 글로벌 부동산 업체는 1분기 홍콩 고급 주택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4.5% 이상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중국 본토 주민이 선호하는 웨스트 카오룽 지역 집값은 1년 새 7%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사태 이후에는 홍콩을 찾는 관광객 수가 줄어 부동산 가격이 전년 대비 11% 이하로 급락했다.

투자 큰손들이 사라진 부동산 시장
1㎡당 월평균 기준 자료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홍콩 오피스와 쇼핑몰 점포들은 중국 본토에서 온 투자자들의 단골 매입 상품이었다. 부동산 컨설팅 회사(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의 지난해 자료에 따르면 홍콩의 임대료는 월평균 제곱피트(0.09㎡) 당 2745달러(당시 환율 320만 원)으로 프랑스 샹젤리제 거리를 호가하는 값을 자랑했다. 우리나라 환율로 계산하면 홍콩의 33㎡ (10평) 남짓 상가 임대료가 한 달에 1억 600만 원이 넘는 셈인 것이다.

이러한 높은 부동산 시세에도 불구하고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홍콩 부동산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부동산 서비스 회사 세빌스는 중국 부유층이 홍콩 고급 주택에 투자하는 외국인 비율 중 60%를 집계한다고 발표했다. 오피스 빌딩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홍콩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최대 빅딜로 꼽힌 거래도 중국 투자자와 이뤄진 것으로, 당시 헝리훙(恒利隆) 이라는 투자회사가 오피스 빌딩 두 채를 19억 달러에 사들여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이는 모두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일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부터 홍콩 부동산 시장에서 중국 본토 투자자가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부동산 컨설팅 회사의 조세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홍콩 부동산 거래는 0건이었다. 중국 본토 투자자 거래가 0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09년 이후로 약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집값에 대한 홍콩 국민들의 불만 폭주

이러한 홍콩 집값 하락에는 코로나19 영향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지속적인 불만도 기여했다. 코로나19 이전에 벌어진 홍콩 시위 사태가 주된 원인이다. 2019 홍콩 시위 사태는 홍콩의 범죄자를 바로 중국으로 송환할 수 있도록 한 송환 법에 발생한 시위로, 중국에 반대하는 홍콩의 시민운동가들에 의해 발생했다. 시위대와 경찰의 대치가 극한상황까지 내몰려 사망자까지 발생하게 되자 피해를 우려해 상점들이 문을 닫는 등 자동적으로 홍콩 내수 경기가 침체됐다.

이러한 시위는 2019년도 6월부터 3개월 이상 지속되었다. 작년 홍콩 시위에 대해 뉴욕 타임스는 홍콩 시민들이 정부에 대해 정치적 상황뿐만 아니라 경제적 불안감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당국이 부족한 세수를 공공토지로 매각하며 충동한 것이 정부에 불만을 품고 있던 국민들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홍콩 시위 사태에도 집값은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했다. 홍콩 부동산 가격지수인 센터라인 시티 인덱스는 지난해 7월 연초 대비 10% 상승해 시위 기간 동안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쳐 경제 성장률까지 최악
홍콩의 gdp 증감률을 나타낸 표이다.

홍콩 집값 하락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달 4일 홍콩 정부는 1분기 국내 총생산(GDP) 가 -8.9%라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2분기에 연이어 세분기 연속으로 GDP 마이너스를 찍은 기록이다. 홍콩 윙 하 은행 (Wing hank bank) 경제학자는 코로나로 인한 고용안전과 급여에 대한 우려 때문에 주택 수요뿐만 아니라 경제 시장 전체가 위축된 것으로 밝혔다.

실제로 홍콩에선 코로나19사태로 인해 134,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2월 홍콩 실업률은 5개월 연속 증가해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인 3.7%로 증가했다. 글로벌 상업 부동산 기업인 쿠시먼&웨이크필드는 홍콩 상반기 집값은 2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근 마음이 급한 홍콩 부동산 매입자들은 7억 이상 가격을 깎아 매물을 내놓기도 하지만 쉽사리 팔리지 않고 있다. 코로나가 완화된다 하더라도 홍콩 정부가 실질적인 주거복지 대안을 내놓지 않는 이상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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