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8배 오르면 복비는 18배 증가? 중개 수수료는 대체 왜 비쌀까

조회수 2020. 6. 26. 12: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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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기쁨의 비명을 지른 이들이 있다. 중개수수료가 높아진 공인중개사다. 반면 서류에 도장 찍어주는 게 전부인데 수백 만 원의 중개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게 말이 되냐는 입장이다. 거래 한 번으로 남들 연봉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들어오는 가운데, 중개수수료 자체가 잘못됐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중개 수수료는 왜 이렇게 비싼 걸까? 그 이유를 알아본다.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년 동안 1400만 원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5년간 2015년 4억 8000만 원이었던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은 2020년 들어 9억 2000만 원으로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수년간 천만 원 상승을 거듭하던 중위 가격이 고작 5년간 매년 1억 원 가깝게 상승했다는 이야기다.

5년 만에 2배 상승한 중위 가격

이 같은 사실은 최근 5년간의 서울의 아파트 가격 상승이 강남 3구와 같이 일부 지역의 상승에 그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서울 전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빚내서라도 아파트 사면 어떻게든 돈 번다라는 인식이 퍼졌다. '빚내서 집사라', '전세대출 지원' 등 정부의 정책도 집값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이에 따라 2월 서울 아파트 거래건도 2015년 8539건에서 2018년 1만 1111건으로 증가했다. 

집값 8배면 중개 수수료는 18배?

중개수수료 요율 시행부터 지금까지 부동산 중개수수료 요율은 거래가격에 수수료율이 연동되는 정률제를 채택하고 있다. 과거 대부분의 부동산 가격이 6억 원 이하였을 때는 문제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상한 요율을 기본 요율로 적용하는 관행이 되풀이되며 높은 수수료율이 문제가 되었다. 

심지어 2억 원 이하의 부동산은 수수료 상한선이 25, 80만 원으로 그 이상 받을 수 없지만, 2억을 초과하는 부동산에는 수수료율 상한이 있을 뿐 수수료(금액) 상한은 없다. 16억 원에 달하는 송파구 잠실엘스 32평 거래 시, 중개 수수료로 최대 288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일반 직장인의 연봉에 필적하는 금액이다. 

부동산 가액이 높아질수록 부동산 중개 수수료 상한 요율이 높아지는 점에 대해 부동산 관련 업계 종사자는 "부동산 거래가가 높을수록 중개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이 8배 차이나더라도 실질적으로 중개사가 검토하는 서류는 크게 차이 나지 않고 법적인 부분조차 법무사가 처리해 별도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 현 상황이다.

첫 단추가 잘못된 중개 수수료 요율

중개수수료 요율이 처음 도입된 1961년 9억 원 이상의 아파트는 고액 아파트였지만, 현재 서울에서 거래되는 아파트 2건 중 1건이 9억 원 이상 아파트인 상황이다. 그러나 중개 수수료 요율은 5000만 원 이하와 차상위 계층 부동산 거래에 대한 내용이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을 뿐 6억 원 이상 구간부터 요율이 높아지고 '0.9% 이내에서 협의'와 같이 요율이 다소 부실하게 설정되어 있다. 

항의가 이어지자 국토교통부는 공인중개사 법 시행령 시행규칙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2020년 2월부터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계약서 작성 단계부터 계약자와 중개 수수료를 협의하고 도장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간 최대 요율을 고정요율처럼 적용해온 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소비자 또한 요율 합의 없으면 계약하지 않겠다고 나서며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이제는 부동산도 박리다매의 시대

이처럼 기존 공인중개사 업계와 소비자 그리고 정부가 제각기 갈등을 겪는 와중에 발 빠르게 움직인 이들도 있다. 소위 박리다매 전략을 펼치는 이들이다. 이들은 중개 수수료를 집주인에게만 받거나 양측으로부터 절반의 수수료율을 받는 전략으로 기존 중개업계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2016년 창업한 트러스트 부동산은 기존 업계와 소송전까지 벌인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수수료율 논란 속 정액제를 내세웠다. 가량 10억 원, 20억 원 아파트를 거래하더라도 중개 수수료로 0.9%가 아닌 아닌 99만 원만 내라는 것이다. 10억 원 아파트를 거래할 경우 이용자가 지불하는 중개 수수료는 10분의 1에 불과하다. 

트러스트 부동산이 매매시장을 겨냥했다면 집토스는 임대시장을 겨냥한 부동산 스타트업이다. 집토스는 집주인과 세입자 양측에서 중개 수수료를 받는 기존 부동산과 달리 집주인에게만 중개 수수료를 받는 '중개 수수료 0원' 정책을 펼쳤다. 세입자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세입자를 끌어모으고 임대 거래를 빠르게, 많이 성사시키는 전략이다.


소비자들이 수수료 낮은 업체를 선호하면서 기존 부동산 중개인들 사이에서도 개선만이 살길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상승한 부동산 가격 속, 파격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합리적인 부동산을 눈여겨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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