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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이 곧 20억으로, 한국 주부 열광시킨 유학생의 아이디어

조회수 2020. 1. 15. 10: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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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으로 가스밸브 잠가주는 장치

미국 일리노이 대학시절부터 창업 꿈꿔

주방가전 부분 소비자 만족 지수 1위

유사제품 판매 회사들, 우후죽순 생겨나

화재사고 예방의 필수 제품으로 만들고파

외출 시 가스 불 끄는 것을 깜빡해 생기는 화재가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화재 인명 피해 55%가 주거시설에 일어난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최근 소방재난본부는 5년간 주거시설 화재 및 피해 추이를 발표했다. 서울에서만 최근 5년간 발생한 화재는 총 29,803건으로 연평균 5,960여 건이 발생했다.


화재 피해 사상자는 1,342명이 발생했고, 재산피해는 총 853억 원으로 연평균 170여억 원이나 된다. 주거시설 화재 16.3건당 1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화재 29,803건 중에서 주거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11,983건으로 40.2%나 차지했다. 한해 평균 주거시설 화재는 2,396건이 발생하며, 화재사고 3건 중 1건이 가정에서 일어나는 셈이다.


여기 가스불을 비롯해 우리 일상 속에서 '깜빡 잊는 안전'에 주목해 업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업체가 있다. 바로 가스차단기 전문 업체 가시안이다. 창업 비용 100만 원으로 시작해 연 매출 20억을 바라보는 가시안의 김도연 대표를 만났다. 

출처: 가시안 김도연대표

◎ 연기 감지 센서를 차단기 안에 넣어 특허 출원

가시안은 가스 타이머콕 전문 보급 업체이다. 회사명이 가스·시간·안전의 줄임말인 셈. 가시안의 주력 제품은 가스차단기이다. 이 가스차단기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가스밸브를 자동으로 잠가줘 가스불로 인한 화재를 예방하는 타이머 제품이다. 


최소 2분부터 최대 10시간까지 타이머 설정이 가능하다. 설정한 시간이 지나거나 65도 이상의 고온이 3분 이상 발생되면 자동으로 밸브를 잠가주는 방식이다. 플라스틱이 아닌 난연성 ABS 재질로 제작해 화재 발생 시에도 안정적으로 작동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가시안 밸브는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성능인증, 전파연구원의 전자파 적합성 평가를 완료한 제품입니다. 건전지 커버가 일체형으로 되어 있어 건전지 교체가 용이하죠. 또한 버튼을 간소화함으로써 사용이 쉽고, 별도의 어댑터 사용으로 건전지 교체 없이도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어요. 또한 설치 방법이 간단해 50대 여성분들의 구매율이 가장 높습니다."

출처: 미국 유학시절의 김도연 대표

◎ 미국 일리노이 대학시절부터 창업 꿈 꿔

김 대표는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 시카고에서 경영학과를 전공했다. 재학 당시부터 창업을 준비했었다. "미국 도어락 시장이 없었을 때였어요. 판로만 개척하면 승산 있는 시장이라 생각했죠. 


국내 도어락 제품을 다각도로 분석해 미국 시장에 맞게 다시 설계해보았습니다. 하지만 도어락은 결국 A/S가 중요하더라고요. 이에 맞는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자본금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미국에서 결국 창업하진 못했지만 준비과정에서의 시간들이 가시안의 탄탄한 밑거름이 되었어요."

출처: 미국 유학시절의 김도연 대표

여름 방학에 한국으로 돌아와 취업을 준비했다. 인턴 과정을 찾던 중, 한 광고회사으로부터 합격 소식을 들었다. "주변에서 축하한다고 연락이 오는데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창업에 계속 목말라 있었던 거 같습니다. 결국 광고회사에는 정중히 거절 의사를 밝혔어요. 바로 가진 돈을 탈탈 모아 100만 원으로 창업을 결심했죠."

◎ 가스 차단기에 대한 인식조차 없을 때 시작

대학교 때 마지막 학기를 앞두었을 때, 우연히 가스차단기 관련 제품을 유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처음에는 정말 용돈벌이로 창업을 시작했어요. 


자본금도 100만 원이었죠. 고스란히 홈페이지 제작 비용으로 썼습니다. 온라인 판매부터 시작했어요. 당시에는 온라인 커머스 시장이 막 형성될 시기였고, 특히 가스차단기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할 때였죠. 가스밸브 쪽으로 온라인 시장에 없었기에 자신 있게 뛰어들었습니다."

야심 차게 시작했지만 첫 반응은 냉담했다. 3일째 되는 날, 고작 제품 하나 팔렸다. "제품력은 자신 있었는데 무엇이 문제일까 너무 고민스러웠습니다. 당시 가스차단기 제품 자체가 생소했으므로 이 제품이 어떤 제품이고,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소비자에게 쉽게 인식시키는 게 우선이라 생각했죠. 


어떻게 가스 차단이 가능한 지 온라인 상세 페이지에 잘 녹여내야 했습니다. 상세페이지 구축에만 다시 꼬박 2달 투자했어요. 특히 제품력이 돋보일 수 있도록 동영상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을 넣어서 디자인 잡았어요. 덕분에 가시안이 어떤 브랜드이며, 무슨 제품을 팔고 있는지 함께 어필이 가능했죠. 온라인(http://bit.ly/2FOWzHR)에서 특히 잘나갑니다 " 

◎ 2019년에만 20억 매출 성과

온라인에서 차츰 반응이 왔다. 때를 놓치지 않고 온라인 마케팅에 주력했다. "당시 동종 업종에서는 온라인 쪽으로 신경 쓰지 않았어요. 제가 처음 온라인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인지도를 높였죠. 당시 오프라인 판매에만 주력했던 브랜드들도 온라인 판매 후발주자로 등장했죠." 


내수 시장에만 주력하고 있음에도 매년 2배 성장하고 있다. "4~5년 동안 1~20만 대 팔았습니다. 알게 모르게 생명 하나쯤은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뿌듯합니다. 실제 사용하시는 분들 만나면 더 뿌듯하죠. 무작정 시작한 건데 지금은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에요."

출처: 가시안 김도연대표

◎ 구매후기만 약 2만개 

제품을 통해 화재를 면했다며 고맙다고 전화해오는 고객들이 있을 정도로 후기가 좋다. “온라인몰(http://bit.ly/2FOWzHR) 위주로 많이 판매하다 보니 많은 리뷰들을 바로바로 접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이젠 냄비 안 태워먹는다'처럼 소비자 리뷰가 거의 대부분 긍정적이죠. 리뷰만 만개가 넘습니다. 약 95%가 넘는 고객들이 만족하고 있죠. 리뷰 보고 있으면 큰 힘이 됩니다. 굉장히 정성스럽게 남겨주는 분들이 많아요. 단 한 명의 고객이라도 우리 제품을 통해 안전할 수 있다면 그것이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이자 가치창출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전만 한 가스밸브 하나를 제때 잠그는 것만으로 막대한 재산과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실구매자들 통해 입증되었다. “단순히 제품력만 좋으면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품의 기능과 성능이 그에 알맞은 가격으로 판매될 때, 많은 소비자들이 구매 가능하다고 봅니다. 단순히 제품만 팔고 브랜드 이미지만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저희 제품과 회사를 믿고 신뢰할 수 있는 환경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죠.”

출처: 가시안 김도연대표의 시상 장면

◎ 한국소비자 만족 지수 2년연속 1위

‘2018 한국소비자만족지수’에서 주방가전 부분 1위를 수상하기도 했다. 제품력이 통한 셈. 도심지역의 주방이나 시골지역 등 가스레인지를 사용하는 전국의 많은 주방에서 가스안전을 지켜주는 제품으로 평가받아 소비자 만족 지수 1위를 차지했다는 평가이다.


또한 소비자들의 귀를 기울여 제품을 계속 업그레이드 한 면이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졌다.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건의에 따라 부분적으로 제품 업그레이드했죠. 최근에는 스마트폰 5 핀 USB로 상시 전원 충전이 가능하게 만들었어요. 무엇보다 제품이 얇고 디자인이 단순해 30∼50대 여성들이 좋아합니다"고 밝혔다.

◎ 비슷한 제품 판매하는 회사 우후죽순 생겨나

홈페이지를 복사한 거처럼 똑같이 베낀 업체도 있었다. "처음엔 홈페이지 해킹당한 줄 알았어요. 너무 똑같았죠. 황당했지만 오히려 자사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차별성을 두었어요. 구매 후 3년 동안 A/S 무상 제공하고 있으며, 1년 동안은 택배비도 무료죠." 대기업의 진출 계획과 후발주자들의 등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온라인 60, 오프라인 40% 비중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서울 도시가스, 삼천리, 에스코, 부산도시가스 등 국내 굴지의 도시가스 회사에도 납품 중인데요. 대부분의 경쟁업체들은 가스안전공사에서 주최하는 소외계층을 위한 보급사업의 입찰을 통해 보급 사업에 의존하는 경향이 큽니다. 저희도 입찰에 참여하긴 하지만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는 비중이 더 높죠."

출처: 가시안 김도연대표

◎ 깜박하는 복약시간 알려주는 신제품 개발

-준비 중인 신제품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요?


가스차단기외에 스마트 약통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역시 깜빡하는 요소에서 출발한 제품이다. "약이나 건강식품을 보관하는 약통인데 내부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스마트폰과 LED로 복약 시간을 알려줍니다. 또 약통에서 전달받은 기록을 정리해 자신의 섭취 상태를 언제든 확인할 수 있죠. 한 손에 잡히는 작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들고 다니기도 편하게 만들었어요."


최근 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시범적으로 선보였는데 예상보다 뜨거웠다. 오픈 3분 만에 100%, 15분 만에 500%를 달성했다. 이 밖에도 전등 끄는 것을 잊어버리는 소비자들을 위한 '와이파이(Wifi) 스위치'도 개발 중에 있다. "사실 수출용으로 개발한 약통이었습니다. 개발단계부터 해외 수출 계획으로 제작했는데 국내 반응이 뜨거워 판매루트를 나누어 진행할 예정입니다."

출처: 가시안 김도연대표

-창업했을 때 힘들었던 점은요?


"제품을 인터넷과 오프라인으로 판매하는데 오프라인의 경우, 매장이 아닌 도시가스에서 제품을 사서 직접 가정에 달아주는 방식입니다. 점점 경쟁업체들이 늘어나더니 최근 LG나 SK 같은 대기업에서도 저희 시장 분석하더군요. 자본력이 막강한 대기업이 오프라인과 AS 주력해 시장에 뛰어든다면 저희 같은 소기업들은 제대로 된 경쟁도 못해보고 자리를 내어줘야 합니다. 항상 업계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대응하려고 노력합니다."


-좋은 CEO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뭘까요.


"창립 멤버는 저 혼자입니다. 지금 5명의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죠. 사회적 책임의식과 정도 경영이 훌륭한 경영자의 필수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리더가 누구냐에 따라 회사의 성공과 실패의 60% 이상이 좌우되죠. 원칙과 융통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임감을 가지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게 CEO의 덕목이 아닐까요"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요.


"가시안의 모토는 안전은 곧 '예방'입니다.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잊어버리거나 불편한 점들을 조금 더 쉽게 기억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 및 유통, 서비스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여러 IoT 제품들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덜어드리고 싶은 게 현실적인 목표이죠. 개인적인 바람은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단순한 이윤 창출이 아닌 사회적 가치 창출을 할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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