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오를 줄이야' 가격 내려도 안 팔리던 뉴타운의 놀라운 현재시세

조회수 2019. 11. 21.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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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개발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미움을 받기란 흔치 않다. 그런데 그 흔치 않은 경우를 만들어 낸 아파트가 있다. '뉴타운'이라는 이름도 얻었지만, 돌아오는 건 '저 아파트가 성공할까?'라는 의문뿐이었다. 분양이 시작됐을 땐 난데없는 폭탄 세일로 굴욕을 겪기도 했다. 가격을 내려도 팔리지 않던 이 아파트가 단 몇 년 만에 오명을 벗었다. 애물단지 뉴타운이 생기를 되찾게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반전 스토리를 살펴보도록 하자.


출처: 왕십리 공장과 1998 왕십리역 전경
주거지로는 글쎄, 개발 소식에 몰려든 의심

왕십리는 과거부터 교통이 편리한 지역으로 유명했다. 더구나 생활비도 저렴한 편이었기 때문에 서민들이 살아가기에 더없이 좋았다. 이후 1983년 2호선 왕십리역 개통을 시작으로, 5호선과 중앙선 그리고 분당선까지 개통되어 ‘교통의 요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그 명성과는 달리 주변 시설이 노후해 주거지로서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런 왕십리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02년 ‘서울 뉴타운 사업’ 시행 발표부터다. 당시 이명박 정권은 강남 개발 재개발로 인해 극심해진 강남·북 간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뉴타운 사업을 추진했다. 하왕십리동 33만 7000㎡를 3구역으로 나눠 추진하는 대규모 사업이었지만, 개발 소식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이 더 많았다.


시공사와 조합 간의 갈등으로 인해 사업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왕십리 뉴타운 1구역은 토지·건물 소유자들의 소송에 의해, 2구역은 분양가 견해 차이로 인해 사업이 중단되었다. 3구역은 갈등의 골이 가장 깊었다. 사업 계획이 발표된 지 10년이 되던 해까지 공사를 시작조차 못했으며, 첫 삽을 뜬 후에도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왕십리 뉴타운의 갑작스러운 가격 변화

많은 난항을 제치고 2012년 2구역 ‘텐즈힐 2차’가 먼저 분양에 돌입했다. 그러나 성적은 처참했다. 3.3㎡당 평균 1,948만 원의 분양가를 내세웠지만, 주변 시세보다 높은 가격이라는 평이 많았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더해져 결국 2구역은 미분양 사태를 겪었다. 이후 발코니 무상 확장, 중도금 무이자 할부 등의 각종 혜택을 내세우며 미분양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2013년 분양을 시작한 1구역 ‘텐즈힐 1차’의 분양가는 2구역보다 저렴한 가격 1,918만 원으로 책정되었다. 하지만 2구역과 입지가 사실상 동일하고, 이전의 미분양 사태에 대한 불안감도 남아 있어 1,810만 원으로 분양가가 최종 결정되었다. 물론 분양 결과는 2구역과 비슷했다. 뒤를 이어 분양에 나선 3구역은 입지, 부동산 시장 부활 조짐으로 1구역보다는 조금 비싸게 분양가가 책정되었다.


미운 오리일 줄 알았던 왕십리 뉴타운은 이제 강북의 대표 주거지로 떠올랐다. 지난해 11월 텐즈힐(1·2구역)과 센트라스(3구역)의 84㎡의 3.3㎡당 시세는 3,500만 원을 넘었다. 미분양 사태와 비교했을 때 2배 가까이 가격이 오른 셈이다. 센트라스 84㎡은 9월 13억을 돌파하기도 했다.


출처: moneytoday
반전 스토리가 가능했던 이유

사실 왕십리 뉴타운의 반전은 완전히 예기치 못한 상황은 아니다. 왕십리가 교통의 요지라는 점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왕십리 뉴타운은 오피스 빌딩이 몰려 있는 광화문과 인접하면서, 같은 2호선 라인인 강남으로 접근하기도 편리하다. 특히 3구역 센트라스는 상왕십리역 1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직장인들의 선호도가 높다.


출처: 텐즈힐 1단지의 조경 시설. 2016년 ‘서울시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공모사업’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분양 당시는 가늠할 수 없었던 생활 환경도 잘 갖춰져 있다. 1구역~3구역 모두 대단지 아파트로, 단지 내 조경 시설이 우수하고 상가도 활성화되어 있다. 청계천과도 가까워 여가 생활을 즐기기도 안성맞춤이다. 텐즈힐은 단지 내에 숭신 초등학교, 센트라스는 도선 고등학교를 품고 있어 자녀를 둔 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중이다.

왕십리 뉴타운은 분양가상한제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값이 오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전처럼 급격한 가격 변동을 겪을지는 미지수이지만, 그래도 과거의 오명은 충분히 벗은 셈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2024년 동북선 완공으로 인해 왕십리 뉴타운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추세다.

글 최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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