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도 놀라게 한 타워펠리스 124평 집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타워팰리스에는 124평이 없다. 방금 124평 매물이 나왔다는 뉴스를 읽었는데 무슨 소리인가 싶지만, 공식적으로 타워팰리스에는 124평이 없다. 사실 타워팰리스의 124평은 국토부가 몰랐던 비밀이고, 124평이 없다는 건 일반인들이 모르는 비밀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아는 타워팰리스의 124평 아파트는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조금 더 알아보자.
타워팰리스 1차는 준공 당시 한국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커뮤니티 시설로 고급 아파트의 기준을 세운 아파트다. 강남의 부와 권력을 상징했던 만큼 분양도 삼성 측에서 초대한 인원에 한정해 비공개로 진행되었다. 이후 타워팰리스는 삼성 임원부터 검사, 판사 등 각종 전문직과 유명 인사들의 거주지가 되었다.
말 그대로 상류층만의 성이었던 타워팰리스 1차에서도 최상류층만이 매입할 수 있던 이들이 있었다. 바로 펜트하우스다. 공급면적만 409㎡에 달한 타워팰리스 1차의 펜트하우스는 124평, 전용 309㎡로 단 60가구만 분양되었으며 상층부인 3개동 55~59층에 4가구씩 배치되었다.
상류층의 상류층이 거주했던 펜트하우스의 거대한 면적에는 비밀이 있다. 지금은 개정되어 제한이 없지만, 2012년 3월까지 대한민국 건축법상에는 전용면적 상한이 있었다. 타워팰리스는 주상복합 아파트이므로 건축법에 따라 전용면적 상한인 297㎡의 제한을 받았다.
위의 제한으로 2011년 7월 준공된 성수동의 갤러리아 포레의 펜트하우스도 전용면적 278㎡으로 법적 상한선을 초과하지 못했다. 2012년 4월에야 국토부가 고급 주거공간의 다양화와 공급을 늘리기 위해 주택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개정한 이후에야 전용면적 297㎡가 넘는 주상복합 아파트가 지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대로 타워팰리스 1차의 전용면적은 무려 309㎡다. 고작 6개월 차이로 갤러리아 포레는 상한선 제한을 받았는데 정작 1999년 준공된 타워팰리스 1차가 상한선을 12㎡나 초과한 것이다. 즉, 타워팰리스 1차 펜트하우스의 전용면적은 나올 수 없는 면적이었다.
그렇다면 삼성물산은 어떻게 제한을 회피할 수 있었던 걸까? 여기에는 세대분리 개념이 적용되었다. 처음부터 하나의 평형을 두개로 분양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분양 당시 타워팰리스 1차의 펜트하우스는 전용면적 222㎡의 90평과 112㎡의 32평으로 따로 분양되었다.
그런데 92평과 32평을 분양했을 뿐인데 왜 제한 면적을 넘었다고 주장하는 걸까? 그 근거는 설계부터 이 두 평형이 한 가구로 기획되었기 때문이다. 두 가구를 분양받은 뒤 별도의 공사를 통해 2개의 집을 하나로 합친 게 아니라 서류상 2가구일 뿐 실제로는 한 가구였던 것이다.
분양된 90평, 32평의 평면도를 보면 두 집은 각각의 현관과 주방을 갖추고 있으며 총 침실 5개, 화장실 4개를 갖추고 있다. 언뜻 보면 두 집 사이가 90평형의 주방으로 가로막혀 있어 현관을 통해 드나들어야 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주방 옆의 다용도실을 통해 두 집을 오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방식을 통해 입주자는 절세효과도 누릴 수 있었다. 1999년 분양당시 지방세법에 따라 전용면적 74평(약 244㎡)를 초과하는 아파트는 취득세를 11% 납부해야 했다. 이는 일반 아파트 취득세 2.2%의 5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당시 대형 평수 입주자가 가장 꺼려 하는 문제였다. 그러나 222㎡와 112㎡로 분양받으면서 각각 2.2%의 취득세를 납부하면 되었다.
이에 대해 편법 분양, 탈세 등 논란이 거세지자, 삼성물산 측은 "두 가구를 터서 초대형 아파트로 만든 것은 계약자가 알아서 한 일이며 시공사가 관여한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다만 최근에는 124평으로 두 세대를 묶어서 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 넓은 펜트하우스를 공급하기 위한 삼성물산의 노력에 대해서는 상반된 시선이 존재한다. 비난 측은 타워팰리스형 펜트하우스에 대해 탈세와 법 회피를 문제삼는다. 반면 세대분리 개념이 없던 당시 이 같은 방법으로 법의 한계를 넘은 점은 삼성이 창의력을 발휘했을 뿐 문제가 없다고 보고있다. 두 세대이지만 사실은 하나였던 타워팰리스의 펜트하우스, 판단은 개인의 몫이다.
"아버지, 이젠 팔아야겠어요"
이재용이 내놓은 ‘삼성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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