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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원 기업매물 탄생시킨 정부의 게임규제는 무엇일까?

조회수 2019. 1. 8. 15: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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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

한때 국내 최대의 게임 제작, 배급사였던 넥슨의 창업주 김정주 대표가 넥슨을 매각한다고 한다. 소식이 전해지고 잠시 동안 셧다운제 등의 정부 규제와 게임을 만악의 근원으로 취급하는 언론에 지쳤다는 기사가 주를 이었지만, 이후 정정기사가 올라오는 등의 소란이 일었다. 그만큼 넥슨의 매각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런데 창업주가 게임산업을 전부 포기할 만큼 한국의 게임산업 환경이 나쁜 걸까? 게임산업이 처해있는 상황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자.


출처: 넥슨
1. 넥슨의 대표작

넥슨은 바람의 나라, 어둠의 전설, 일랜시아, 아스가르드 그리고 메이플 스토리까지 추억의 게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특히 메이플 스토리는 아직도 찾는 사람이 많으며 서든어택, 피파온라인, 마비노기 등의 게임으로 PC방을 먹여살린 게임사이기도 하다. 물론 스타크래프트라는 절대강자를 제외하고 하는 이야기다. 


출처: GQGAME

마비노기 영웅전처럼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을 만들기도 했지만, 넥슨의 주력사업은 어느 순간 개발보다는 M&A로 바뀌었다. 넥슨은 M&A로 성공한 회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적인 예로 2008년 넥슨이 경영권을 인수한 네오플을 들 수 있는데, 네오플은 게임 던전앤파이터의 개발사로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네오플은 2017년에 1조를 넘는 영업이익을 남겼으며, 이는 넥슨 그룹의 전체 영업이익보다 많은 영업이익이었다. 


출처: 인벤

과거에는 많은 게임을 만들고 흥행에 성공했던 넥슨이지만, 지금의 넥슨이 게임 개발사로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넥슨의 대표작은 바람의 나라 이후 유망한 게임의 개발사를 M&A 하거나 개발사로부터 그 게임을 매입해 온 것이다. 메이플 스토리는 개발사인 위젯스튜디오를 넥슨이 인수하면서 넥슨이 개발한 셈이 되었고, 서든어택은 넥슨이 게임하이를 인수하면서 넥슨의 게임이 된 경우다. 


출처: 인벤, 루리웹
2. 넥슨의 최근 행보

넥슨이 게임 개발에서 완전히 손을 놓은 것은 아니다. 넥슨은 300억을 들여 넥슨의 인기 게임 서든어택의 차기작 서든어택 2를 개발했다. 하지만 서든어택 2는 게임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와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넥슨이 개발한 서든어택 2는 23일 만에 서비스 종료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출처: TRUST NEWS
3. 정부와 언론의 압박

여성가족부의 주도로 셧다운제(일정 시간 동안 청소년이 온라인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가 실행되었다. 한국경제연구원에서는 셧다운제로 게임업계가 입은 피해는 약 1조 1600억원로 추정했는데, 여성가족부는 셧다운제에도 게임 시장이 커졌으니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삼정 KMPG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시장의 성장률은 2017년 6.2%에서 2018년 4.4%으로 지속적인 감소해왔을 뿐만 아니라 2019년에도 3.4%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에펨코리아

셧다운제 외에는 과금 제한 규제가 있지만, 두 규제 모두 PC 온라인 게임에만 적용되어 정작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여성가족부는 모바일 게임에도 강제적 셧다운제를 추진하고 있으며 과금 제한이 모바일 게임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출처: KBS

언론도 게임에 긍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게임중독 10대 아버지 살해', '현실과 게임 혼동', '게임의 폭력성 고발' 등 범죄의 원인으로 게임을 지목하는 기사는 흔하게 접하는 기사 중 하나다. 이처럼 게임에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며 2013년에는 ‘손인춘법(인터넷 게임중독 예방 및 치유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그리고 2018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 장애를 질병분류에 포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게임은 폭력, 살인 범죄의 원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출처: 지큐 코리아
4. 국내 게임산업에서의 위치

국내에서 넥슨은 신작을 연달아 실패하면서 PC 온라인 게임에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게임산업 1위의 자리도 경쟁사인 넷마블에 내주었으며 주력 게임의 유저도 블리자드와 스팀와 같은 외국 기업에 빼앗기고 있다. 특히 LOL과 배틀그라운드 그리고 오버워치로의 유저 이탈에 넥슨은 국내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출처: 게임조선
5. 세계 속의 넥슨

국내 PC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는 지지부진한 넥슨이지만, 해외는 이야기가 다르다. 넥슨이 인수한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는 중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사중이며 메이플스토리도 해외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하며 PC 온라인 부문에서의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거기에 모바일 게임에도 연달아 성공하는 등 기존 게임의 해외 수출과 모바일 게임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그 결과 넥슨의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59%에서 2018년 66%까지 성장했다.


출처: 인벤
6. 한국 게이머들의 변화

넥슨은 한국의 게이머들 사이에서 돈슨으로 통한다. 현질이라 불리는 과금을 하지 않으면 게임을 하기 어렵도록 게임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게임성을 과금에 의지한 경쟁에 집중한 한국의 비슷한 게임에 질린 게이머들이 해외 게임을 접하면서 다양한 게임 장르에 눈을 돌리고 있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다양한 게임과 시스템을 접한 젊은 게이머들이, 넥슨의 랜덤박스와 같은 과금 시스템에서 떠나 대체제로 이탈하고 있다.


출처: DESKGRAM
7. 전략적 매각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가 날로 늘어나는 와중에 넥슨은 대기업으로 지정되면서 내부거래가 제한되는 등의 제약을 가지게 되었다. 거기다 넥슨의 실적을 견인하는 네오플이 제주도로 이전하면서 받았던 5년간의 세제혜택도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비해 그가 전략적으로 넥슨을 매각할 준비를 했다는 사실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출처: YTN

그동안 김정우 대표는 전문경영인에게 넥슨의 경영을 맡겨왔다. 그러나 경영에서 물러난 듯했던 그는 그동안 유아용품 업체를 인수하는 등 게임업계와 관련 없는 분야를 인수했다. 이는 그가 게임산업 외의 먹거리를 찾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그렇게 그가 인수한 브랜드만 20여 개에 이른다. 또한 인수된 게임 외 기업들은 이번 넥슨 매각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즉, 게임산업의 자금으로 다른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출처: 게임플 / SBS

네오플이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중국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중국은 게임 규제를 한다며 중국에 진출한 게임사들을 긴장하게 했다. 중국에서 네오플이 매출을 올리지 못한다면 넥슨의 가치는 급락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지속적인 게임산업의 불확실성이 그가 넥슨 매각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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