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가 행복주택에 들어가기 힘든 실질적인 이유

조회수 2019. 3. 15. 10: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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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bs

1인 가구 비율이 비혼율과 더불어서 쭉쭉 올라가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남의 집에 산다는 것. 때문에 월세와 전세로 나가는 돈이 만만치 않고, 사회 초년생일수록 그 부담이 더 크다. 월급의 20~40%가 월세로 빠져나가는 청년들을 위해 행복주택이 도입되었다. 


행복주택은 직장, 학교와 가깝거나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곳에 짓는 임대료가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이다. 그렇게 도입된 행복주택은 높은 인기를 자랑하며 경쟁률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평균 12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간 청년들의 계약률이 70% 중반대에 머물고 있다. 왜 그럴까?


출처: YTN
1. 당첨 자체의 어려움

사회 초년생 유형은 조건이 까다롭지 않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 초년생은 취업한지 5년 이내의 사람이며, 본인의 총자산이 기준치를 넘지 않으면 되는데 그 기준치가 2억에 가깝다. 행복주택에 들어오려는 20대 중에 과연 2억의 자산이 있는 사람이 있을까. 거기에 자동차는 2,500만 원 이하일 것. 기아의 경차 '모닝'을 사기도 벅찬 게 20대다. 월 소득 제한도 있다. 도시별로 다르지만, 서울의 경우 대략 390~400만 원 사이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출처: sbs

그러나 이렇게 조건이 넉넉한 덕에 경쟁률이 높아졌다. 가뜩이나 행복주택은 공급 자체가 그리 많지 않다. 조건에 해당하는 사람은 여기저기 널려있고, 들어갈 문은 좁으니 경쟁률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공급을 높이면 된다지만, 지역주민들이 집값 하락을 걱정하여 행복주택을 거부하는 경우기 잦다. 결국 20대 청년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쟁률이 545 대 1까지 기록했다. 집값에 허덕이는 청년들을 위해 도입한 제도가 또다시 집값에 막힌 것이다.

출처: 미생
2. 당첨, 타깃층을 배려하지 않은 계약 방식

로또라고 하는 행복주택에 당첨이 되었다고 해도 20대의 고난은 끝나지 않는다. 우선 마주하는 적은 바로 20대를 생각해주지 않는 "급한 건 너희야" 하는 계약 방식이다. 건물 짓기도 전에 예치금을 받고 진행하는 게 아무리 관행이라지만, 평면도만 보여주고 계약하자고 한다. 


심지어 주중에 말이다. 사전 점검부터 계약까지 모두 공급자의 편의에 맞추어서 공급자의 업무시간으로 한정한다. 결국 집을 둘러보지도 못하고 계약을 하게 된다. 물론 공급자도 근로자이니 칼퇴 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행복주택 도입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운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출처: 서울경제tv
3. 행복주택이 불행주택인 이유

두 번째 고난은 경제력의 문제다. 애초에 계약금을 내야 실물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 금액이 보증금의 20%다. 4000 ~ 8000만 원의 보증금이 그 지역 기준으로 저렴할 수 있지만, 사회 초년생들에게 과연 저렴한 금액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거기다 행복주택은 관리비가 높기로 유명하고, 월세에 관리비를 추가하면 기존 원룸과 금액 차이가 크지 않다. 실제로 국민청원에는 월세 18만 원에 관리비가 20만 원 나와서 돈이 더 든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결국 월세 줄이러 행복주택 들어갔다가 관리비로 불행주택되는 구조인 것이다. 

출처: 하이마트

과연 이것뿐일까? 가구도 사야 한다. LH는 그래도 싱크대와 소형 냉장고, 가스쿡탑 그리고 붙박이 책상까지 기본으로 제공한다. 하지만 에어컨, 세탁기 등 생존에 필수인 물건이 없다. 결국 가구를 새로 마련하는 금액이 추가로 들어간다. SH는 싱크대와 가스쿡탑만 제공한다. 결국 가구 구입 비용까지 생각하면 과연 행복주택이 로또가 맞는 걸까 하는 회의감이 들게 된다.

출처: 미생
4. 기다리다 무너지는 진행 기간

접수부터 당첨 발표 그리고 계약까지 평균 3개월이 걸리는 만큼, 그 사이에 변수가 생기기 쉽다. 전근으로 인한 거주지 이전이나 신청 유형의 변동 또는 월급 인상 같은 변수가 많다. 원룸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하는 주거 문제가 생기면 결국 로또 같은 행복주택을 포기하고 다시 원룸으로 향하는 수밖에 없다.

출처: 제주특별자치도

위와 같이 취지와 맞지 않는 상황에 청약에 당첨되고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월세 가격 하나만 보고 들어가기에 행복주택은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많다. 


정말 행복주택은 20대에게 빛 좋은 개살구인 걸까? 최대 6년의 거주 가능 기간 중 생각해볼 것이 있다. 과연 자신이 행복주택에서 얼마나 머물 것인지, 그 월세 차익에서 얻는 이득이 가구 등을 새로 마련하면서 드는 금액을 상회하는지 그리고 출퇴근이나 자주 가는 장소와의 거리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따져보면 의외로 행복주택보다 원룸에 머무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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