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로 건너간 '한국 조미료'가 초대박 터진 이유

조회수 2019. 3. 15. 10: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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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원'은 종합식품기업 대상이 1956년 개발한 최초의 국산 발효 조미료로 ‘조미료의 대명사’로서 현재까지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런데 미원이 인도네시아에서도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현재 ‘미원인도네시아’는 현지 조미료 시장 점유율 20-30% 수준을 웃돌며 업계 2-3위를 다투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한민국 국산 조미료’가 인도네시아에서 40년동안이나 친숙한 브랜드로 사랑받게 되었을까? 미원의 인도네시아 성공 전략에 대해 자세히 한 번 알아보자.
현재 인도네시아에 진출해있는 한국기업은 대략 2,000-3000개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저렴한 인건비, 커다란 내수시장 등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한국기업들이 진출했다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나라로도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시장은 수익을 내는데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길어 매몰비용이 높은 나라로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사업진출이 비관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엄청난 선방을 한 기업이 있다. 바로 식품사업회사 ‘대상’이다. 대상은 국내 조미료 시장의 선두에 선 기업으로 60년이 넘도록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은 ‘미원’을 대표 상품으로 내걸고 있다. 하지만 최초의 발효 조미료인 미원을 개발해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업체인 제일 제당에게 국내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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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원은 사업 시작 불과 5년 만에, 시장의 10%를 점유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1980년대부터는 시장점유율 30%를 달성하였다고 한다. 현재까지도 미원은 인도네시아 현지 조미료 시장 2-3위를 다투며 선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부터는 미원이 이토록 인도네시아에서 각광받게 된 이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당시 대한민국에서는 다시다와 같은 조미료가 인기를 끌면서 미원이 점점 자리를 잃어갔지만 국민 평균 소득이 낮은 인도네시아에서는 다시다처럼 비싼 조미료를 사용할 수가 없었다. 이 점에 주목한 대상 기업은 저렴한 조미료인 미원을 인도네시아로 진출시켰고 덕분에 큰 성공을 거두게 된 것이다. 특히나 진출 초기에 저가 판매 전략을 적절하게 사용했던 대상 기업이다. 이미 인도네시아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경쟁사와 비교하여도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여 현지에서 빠르게 반응을 이끌어내었다.
미원 인도네시아의 성공 전략으로 가장 크게 점쳐지는 것이 ‘철저한 현지화’이다. 전문가들은 미원 인도네시아가 ‘모든 것을 현지인 체제’로 운영했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에 빠르게 정착함과 더불어 큰 성공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원 인도네시아에서는 모든 업무를 인도네시아어로 처리하고 있으며 2001년부터는 아예 영어 사용도 금지시켰다고 한다.
공장에 소속된 한국인 주재원 수도 전체 1013명 중 단 5명에 불과하다. 그만큼 현지 사원을 위주로 모든 업무가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주재원과 현지인 직원들 사이의 차별도 전혀 없어, 한인 주재원들은 현지인 직원들과 동일한 작업복을 입고 같은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사업은 내수시장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현지화를 최선의 경영전략으로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철저한 현지화의 일환으로 미원의 원조 격인 일본 제품은 이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 인도네시아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한다. 할랄 인증은 무슬림들을 위한 식품 생산임을 인증하는 마크로 이슬람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선 반드시 취득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대상 기업은 이를 잘 준수하여 인도네시아 내부에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없다.

반면에 일본계 조미료 업체 아지노모토의 경우, 2000년 9월 할랄 인증과 감독을 관장하는 MUI 감사 결과 발효에 사용되는 미생물을 배양하는 배지에서 돼지기름 성분이 검출됐다. 이로 인해 현지인들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으며 3000톤에 달하는 조미료를 회수해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한때 공장 가동은 중단되었으며 직원들은 구속수사를 받을 정도로 인도네시아 내부 여론이 좋지 않았다. 당연히 사업적으로도 큰 손해를 입은 아지노모토이다.
1:1 판매 전략 역시 인도네시아 현지에 가장 최적화된 마케팅 방법이었다. 인도네시아는 1만5000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곳으로 이러한 지리적 여건을 감안해 대상기업은 미원 판매 증진을 위해 사업 초기, 판매사원을 고용하였다. 그리하여 판매사원이 직접 발품을 팔아 집집마다 찾아가 미원제품을 홍보 및 판매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이 마케팅 전략 역시 미원이 빨리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이다.
이외에도 대상기업은 사회적 책임 활동을 다하며 기업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하였다. 현지기업이 아닌만큼 배척받지 않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을 필요가 있다고 여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전략 역시 유효하여 대상은 현지에서도 인정받는 기업이 되었다. 특히 지역과의 분쟁 문제를 유발하는 원인을 제거하거나 주민들에게 보상금, 일자리와 같은 대안을 제공하는 방식을 사용하여 현지에서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대상기업은 ‘미원’을 세계 1위 조미료로 도약시킨다는 목표를 내걸었고 있다. 미원이 한 해 동안 해외에서 올리는 매출은 지난 2015년 2000억원으로 같은 해 국내 매출 1027억원보다 2배가량 높았다. 이와 같은 목표가 꿈만 같은 이야기는 아닌 셈이다. 현재 미원의 수출 사업은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특식품업계 'K-푸드 열풍'을 이끌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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