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가 '무이자 할부'를 남발하는 진짜 이유

조회수 2019. 3. 15. 11: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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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2~3개월 무이자 할부 가능 

○○카드, 2개월 무이자 할부 가능  

□□카드, 가전제품 구입 시, 6개월 무이자 할부

신용 카드를 만들고 싶어 카드사 홈페이지를 찾았다. 유난히 눈에 많이 띄는 문구 '무이자 할부' 어떤 것일까?
1. 무이자 할부의 개념

만약 소비자가 10만 원 상당의 가방을 구입했다고 예를 들어 보자. 3개월 무이자 할부로 가방을 구매했다. 카드사는 가맹점에 일시불로 10만 원(*수수료 제외)을 지불하고, 소비자는 카드사에 3개월 동안 약 33,000원 정도의 금액을 납부하면 된다.

*소비자가 물건을 카드로 구입하면, 가맹점은 카드사에 수수료를 제공한다. (평균 1.94% 2017년 기준)

소비자와 가맹점 간의 관계에서 소비자와 카드사간의 관계로 바뀐 것이다.
2. 모두에게 이로운 무이자 할부 혜택?
어떻게 보면 무이자 할부는 모두에게 이로운 것일 수 있다. 고객이 갖는 부담이 줄면 소비가 늘어 마트의 매출이 늘어나고, 카드 수수료가 증가하면서 카드사의 수입이 늘어난다. 또한, <무이자 할부>라는 상시적인 이벤트를 통해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
카드사에게 '마케팅'은 생명줄과도 같다. 고객들이 선호하는 혜택은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하고도 당연히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무이자 할부> 혜택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
이번 달 초, 금융당국에서는 고객 피해를 고려해 일회성 마케팅 자제를 권고하기도 하였다. 카드사들 간의 경쟁 과열로 인해 과도한 혜택으로 카드업계 건전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3. 중소 가맹점이 져야하는 부담
금융위(금융위원회)는 중소 가맹점들이 갖는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카드사에서 가져가는 수수료를 인하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매출이 줄어들게 되는 카드사는 자연스레 신용카드 소비자들의 혜택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상시 적용되던 무이자 할부가 중단되거나 많은 혜택을 보고 만든 신용카드인데 혜택이 줄어드는 등,  소비자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를 인하하되, 대신 대형마트의 수수료를 올리면 되지 않을까? 이에 대한 문제점도 존재한다. 

출처: 연합뉴스
4. 카드사 수수료와 혜택의 변화

2011년 이런 일이 있었다. 중소 가맹점 업주들이 왜 대형 가맹점보다 우리가 더 많은 수수료를 카드사에 내야 하냐며 대규모 시위를 벌인 것이다. 이것이 받아들여져 2013년, 중소 가맹점의 카드사 수수료는 1.8%에서 1.5%가 되었고, 대형마트의 카드사 수수료는 2.0%까지 올랐다

"수수료 너희가 책임져야지"
하지만, 손실액이 8천억 원대를 넘어가기 시작하자 카드사는 하나 둘, 신용카드 사용 고객의 혜택을 줄이기 시작했다. 이것으로도 손실액을 채우지 못한, 카드사는 '무이자 할부' 부담금을 대형 가맹점과 나누기로 한다.
이에 카드사에서는 "무이자 할부는 '판촉 행사'에 해당하므로 무이자 할부에 의해 발생하는 부담금 중 50%는 대형마트가 부담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형마트에서는 "무이자 할부는 단순한 카드사의 고객 유치 수단일 뿐이다."라며 반격을 가했고, 연초 대형 가맹점들이 무이자 할부를 중단한 사건이 있었다. 영문도 모른 채 마트에 갔던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5. 할부 시스템의 문제?
일각에서는 '우리나라만 이렇게 무이자 할부가 판을 친다. 분명 잘못됐다.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건 어떨까?'라는 말들도 나오고 있다.
애초에 '무이자 할부'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나라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국내 카드사들은 수년간 무이자 할부라는 개념을 보편화시켜 소비자들의 소비 습관을 변화시켰다.

이제 와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어느 누가 수용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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