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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환과 유세윤, 반성없이 돌아온 악마의 재능

조회수 2017. 9. 26. 18: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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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은 최소한의 반성과 진정성을 원한다

신정환이 돌아왔다. 2010년 9월 필리핀 세부에서 도박을 한 혐의, 다시 말해서 해외 원정 불법 도박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연예계에서 아웃된 지 7년 만의 복귀다.


7년. 불법을 저지르거나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의 신속한 복귀에 관대한 연예계 문화에 비춰보면 신정환은 상당히 긴 자숙 시간을 보낸 셈이다. 참, 인정이 많은 동네랄까.


사실 신정환이 대중들 앞에 쉽게 설 수 없었던 이유는 따로 있다. 그는 도박 논란이 커지자 자신의 혐의를 숨기기 위해 뎅기열을 앓고 있어 입원 중이라는 거짓말로 대중들을 기만했다. 위기를 모면하기 급급해 저지른 철없는 행동이었을까.


지금 생각해봐도 뎅기열 쇼를 기획하며 사진까지 공개한 그 영악함에 웃음이 난다. 징역 8개월을 선고받은 그는 6개월 후 가석방됐고, 싱가포르에서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며 살아갔다. 종종 현지의 신정환을 찍은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곤 했지만, 욕만 바가지로 먹을 뿐이었다. 


그런 신정환이 방송에 복귀한다니 대중들의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아니, 그 정도의 뉘앙스로는 댓글창에서 표출되고 있는 반응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듯싶다. 다수의 대중들은 당혹감과 함께, 분노에 치를 떨고 있다. 무엇보다 신정환이 내세운 방송 복귀의 변(辨)에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아내와 태어날 아이는 혼자 살던 제가 느껴보지 못했던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저는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리고 저 스스로도 죄송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곧 태어날 제 아이에게는 넘어져서 못 일어나버린 아빠가 아닌 다시 일어나 열심히 성실하게 살았던 아빠로 기억되고 싶었습니다."


신정환은 곧 태어날 아이에게 부끄러운 아빠로 남고 싶지 않기 때문에 방송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그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가 오히려 기름을 부은 셈이다. 그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기저귀 값 벌러 나왔냐?'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부끄러운 아빠가 되지 않는 방법 = 방송 복귀'라는 신정환의 논리는 그의 입장에서는 타당할지언정 TV에 나오는 그를 지켜봐야 하는 대중들의 입장에선 불쾌하고 거부감이 들기 마련이다. 한편, 연예계에 종사하는 어떤 이들은 신정환을 ‘대체 불가’, '악마의 재능'이라 부르며 그의 복귀를 정당화한다.

이쯤에서 대중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하지만 끊임없이 중용되곤 하는 또 한 명의 주인공을 만나보자. 지난 8일 유세윤은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 6in 서울' 무대에 올라 팔을 브이(V)로 벌리는 안무를 설명하던 중 "팔을 반만 올리면(작게 올리면) 병신같이 보인다"는 막말을 해 논란을 빚었다. 해당 발언이 공론화되자 소속사인 코엔스타즈(신정환의 소속사도 코엔스타즈라는 건 우연의 일치일까?)는 "불쾌감을 느끼신 분들이 계시다면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 전한다(10일)"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우선, 발언의 당사자인 유세윤의 사과가 없었다. 그리고 소속사 측의 '불쾌감을 느끼신 분들이 계시다면'이라는 단서를 붙인 부분은 진정성이 결여된 듯한 인상을 주기 충분했다. 또, 당시 유세윤과 함께 무대에 있었던 유브이(UV) 멤버 뮤지가 "리허설을 하던 도중 유브이의 무모한 콘셉트를 보여주자고 제가 제안을 했었다."는 해명을 SNS를 통해 내놓았다. 이는 '유세윤의 애드리브였다'는 소속사 측의 주장과는 다른 내용이었다. 


그런데 19일 tvN <인생술집>은 기존 MC였던 김준현이 하차하고 유세윤이 합류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논란이 있은 지 불과 9일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자신의 발언에 대해 그 어떤 해명(혹은 사과)도 내놓지 않은 채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유세윤은 새 프로그램 합류라는 소식으로 대중들 앞에 나타난 셈이다.  


지난 9일 동안 <인생술집> 합류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일까? 프로그램 합류와 관련한 논의 및 계약 시점을 알 수는 없지만, 이와 같은 안하무인식 태도는 대중들을 무시하는 것처럼 비춰진다. 

유세윤의 경우에는 옹달샘으로 활동하며 여성 비하로 큰 논란이 됐고, 그 밖에 여러 개인적인 일탈(?)로 신뢰를 깡그리 잃은 상태였기에 이번 논란은 더욱 뼈아프다. 하지만 유세윤 또한 신정환과 마찬가지로 '악마의 재능', '대체 불가'라는 명목하에 끊임없이 방송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쯤 되면 문제의 본질을 신정환과 유세윤이 아니라 대안이 없다고 합리화하는 방송국과 제작진 쪽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부끄럽지 않은 아빠든 명예 회복이든, 어쩌면 돈이든 간에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건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이다. 신정환과 유세윤이라고 별 수 있겠는가. 결국 그것을 걸려내는 역할을 하는 게 방송국(제작진)의 역할일 것이다. 


최소한의 윤리 의식을 지녔다면, 적어도 대중들의 마음을 살필 줄 아는 상식을 지녔다면, 신정환과 유세윤의 복귀에 대해서 좀 더 신중을 기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신정환을 품에 안은 Mnet과 유세윤을 영입한 tvN 측의 '대중들은 궁금해서 안 보고는 못 배길껄?'이라는 오만한 태도가 씁쓸하기만 하다.

출처: https://www.instagram.com/taksama_
"악마의 재능 기부. 안녕하세요. 신정환 탁재훈 저희 재능이 필요한 분은 전화 주세요."

지난 17일, 탁재훈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위와 같은 글을 게시했다. 대중들은 무조건 반대를 외치지 않는다. 다만 최소한의 반성과 진정성을 갖춰달라는 것이다. 물론 누군가는 저들의 재능을 탐내 전화를 걸고야 말겠지만, 감히 이렇게 말하고 싶다. 반성이 전제되지 않은, 진정한 사과가 선행되지 않은 재능은 필요하지 않다. 설령 그것이 악마의 재능이라 할지라도.

* 이 글은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원문: 버락킴너의길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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