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지옥사태 필수 생존 매뉴얼

조회수 2021. 4. 11. 08: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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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메뉴얼이 언젠가 당신의 목숨을 살릴지 모른다.

시작하기에 앞서...


본 매뉴얼은 좀비지옥이 이제 막 펼쳐졌을 때를 기준으로 작성했다. 사실 한두 명 정도만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극초기 상태에선 딱히 뭘 하라고 제시하기가 애매하다. 좀비 사태가 터졌다는 걸 인지하기도 힘들뿐더러 돈만 두둑하다면 가족들 데리고 외국의 유명한 안전지대로 이동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안전지대가 있긴 있냐고? 개미 한 마리 기어들어가기 힘들 정도의 철통 보안을 자랑하는 독일 노이슈반슈타인 성이라든가, 영국의 마운셀 바다요새 정도면 훌륭한 안전지대라 할 수 있다.


독일의 노이슈반슈타인 성. 자급자족이 가능한 수준의 규모다.
영국의 마운셀 바다요새

물론 마운셀 바다요새는 식량 공급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좀비가 수영을 할 줄 안다면 그것도 Fail) 그런데 비행기 타고 저기로 이동할 정도의 재력이면 당연히 몇 년치 식량을 두둑이 쌓아갈 것이기 때문에 한동안 큰 걱정 없이 살 수 있다. 다른 피난처와 비교하면 상당히 안전한 셈이다. 그리고 어차피 우리는 돈이 없기 때문에 여기엔 해당 사항이 없으니 괜히 왈가왈부하지 말자. (눙물.. ㅠㅠ)


아무튼, 그리하여 이 매뉴얼은 힘 없고 돈 없고 빽도 없어서 좀비사태가 터졌을 때조차 맨몸으로 부딪쳐가며 살아남아야 하는 이들을 위한 지침서이니 참고 바란다. 반론/보론 모두 환영한다.




세상이 좀비로 뒤덮이게 되면 어떡해야 할까?


모두들 한 번쯤 상상해 봤을 거다. 친구랑 소주 한잔 기울이고 집에 들어가는데 웬 아저씨가 쓰레기 더미를 막 허겁지겁 뒤지고 있어서 ‘응? 아저씨 뭐 하세염 ㅎㅎ’ 하고 가까이 갔는데 알고 보니 아저씨가 뒤지던 게 쓰레기가 아니라 살점 여기저기가 다 뜯긴 시체였고 순간 반사적으로 ‘뚜악!’하고 뒤로 넘어졌는데 아저씨가 쇳소리에 가까운 짐승소리를 내며 나를 향해 피 범벅이 된 이빨을 드러낸 채 다가오는데 도망가려 해도 다리가 말을 듣지 않고 어떻게 팔로 휘적휘적 거리며 저리 가라고 제스쳐를 취해 보지만 소용은 없고 주변에 누구 없는지 도움이라도 요청해야 하는데 입에서 나오는 소리라곤 ‘으어~ 으아~ 흐어~’ 같은 어버버 소리만 나와서 쟤가 좀비인지 내가 좀비인지 분간도 안 되는 상황에서 차라리 기절이라도 하려고 눈을 찔끔 감아도 보지만 다가오는 좀비 이미지만 더 선명해지는 이 지옥 같은 시츄에이션!!!! 어떻게 하지? 하는 그런 상상. (아니면 말고. 난 가끔 하는데 ㅎㅎ.)


아무튼, 그렇게 세상이 좀비로 가득해지면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집에 틀어박혀 누군가 우리를 구조해 주길 기다려야 할까? 그 전에 식량이 다 떨어지면 어쩌지? 아니, 우리집 대문이 좀비들의 무차별 공격에 버틸 수나 있을까? 유리로 된 창문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준비했다. 본격 좀비지옥 필수 생존 매뉴얼!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Step 1. 높은 건물로 도망쳐라


일단 가장 가까이에 있는 높은 건물로 들어가자. 좀비가 걸어오건 달려오건 간에 특성은 나중에 파악하고 일단 피신하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아무리 느린 좀비라 하더라도 좀비는 좀비다. 광활지를 배회하다간 인해전술로 밀어붙이는 좀비떼한테 잡아 먹히기 십상이다. 높은 건물을 추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낮은 건물보다 생존에 필요한 물품이 많이 비축돼 있을 확률이 높고 좀비떼의 습격에 비교적 안전하기 때문이다.


느리다고 얕잡아 봤다간 주옥 같은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


무엇보다 좀비지옥이 발생했을 때 당신이 위치해 있을 곳이 안전지대일 확률은 매우 낮다. 그러므로 어딘가로 반드시 이동을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그곳으로 이동하기까지 필요한 물품을 챙기는 게 필수다. 그런 걸 많이 많이 챙길 수 있는 곳으로 들어가 보자.


참고로 '높은 건물'에 아파트처럼 가정집이 밀집된 건물은 포함되지 않는다. 집 대문이 잠겨 있을 확률이 99.99%인데다가(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지역이라 하더라도 문을 열러 줄 리 만무하다.) 얻을 수 있는 비품이 한정적이다. 만약 집들의 문이 다 열려 있다면? 그건 더더욱 들어가면 안 된다. 100% 좀비떼한테 습격을 받았다는 뜻이니까.

게다가 막상 들어갔을 때 여차하면 빠져나올 수 있는 도주로도 없다는 게 치명적인 단점이다. 복도는 좁아터져서 양쪽으로 좀비가 밀고 들어오면 답이 없고, 비상계단도 점령돼 있을 확률이 높다. 당연한 얘기지만, 엘레베이터를 타는 건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결국 옥상뿐인데, 옥상문도 잠겨 있을 확률이 높다. ㅠㅠ. 아무튼 이런 이유로 다세대 주택에 들어가는 건 강력히 비추한다.


물론, 좀비지옥이 펼쳐졌을 때 당신의 위치가 가정집이라면 그냥 그 자리에서 후일을 도모하는 게 좋다. 가정집 특성상 오랜 시간을 버틸 만한 식량이 비축돼 있지 않다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 망치나 드라이버, 의약품 등 다음 피난처로 이동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비품이 풍부하므로 나쁠 게 없다. 그리고 일단 내 집이라 밖에 있는 것보단 마음이 편하다. 안전하게 삶을 연명하며 후에 죽을 때를 대비해 하드디스크에 남은 야동이라도 지우며 심신을 정비하자.


아무튼! 결국 남는 건 백화점이나 상가건물, 고층빌딩 정도인데 이 중에서도 백화점과 같은 상가건물은 또 비추다. 출입구가 많고 이 역시 대부분 개방돼 있어 좀비떼의 습격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곳은 생존자 대부분이 ‘안전지대’로 생각해 몰려드는 곳으로 아무 대비책 없이 갔다간 좀비가 아니라 사람한테 공격을 받을 수 있다. 명심하자. 지금은 비상사태다. 사람들에게 평시와 같은 이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도 설명했지만, 당신이 처음으로 자리잡은 공간은 절대 최종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 결국 그곳에서 떠나 안전지대로 이동해야 한다는 뜻인데, 임시 피난처는 거기까지 갈 동안 버티며 비품을 축적할 만한 장소여야 한다. 주택 밀집지역, 백화점, 상가건물 등은 그런 면에서 최악이다. 병원이나 학교 등 출입구가 많고 전투력이 약할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다수 밀집되어 있는 공간도 마찬가지다. 그런 곳은 이미 좀비떼한테 점령당해 있을 확률이 높다.


요약하자면, 회사가 밀집되어 있는 빌딩이 ‘그나마’ 낫다. 여긴 출입구가 상대적으로 적고 개폐가 용이하며 유사시 무기로 사용할 가위, 칼 등은 물론이고 운이 좋다면 식량도 얻을 수 있다. 특히 앞으로 험난한 여정을 함께할 듬직한 동료들도 얻을 수 있으니 만약 주변에 마땅한 건물이 없다면 꼭 회사 빌딩으로 들어가도록 하자.


참고로 이미 건물 안에 있는 상황이라면 그곳을 임시 피난처로 삼는 게 좋다. 굳이 ‘더 좋은 임시 피난처’를 찾기 위해 목숨 걸 필요는 없으니까.

좀비지옥 꿀팁 하나.

식량은 무조건 통조림이다!

말 그대로다. 식량은 무조건 통조림이다. 간혹 비상식량이라면서 라면이니 뭐니 챙기는데 이거 다 쓸모 없다. 좀비지옥에서 한가하게 물 끓여다가 조리해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 크나큰 경기도 오산이다.

식량은 두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유통기한이 연 단위일 것. 외부 요인에 의해 음식이 변질되지 않을 것. 즉, 통조림이 최고의 식량이다. 챙길 수 있을 만큼 챙기자. 열량이 높은 초코바, 사탕도 좋다.

Step 2. 좀비 특성을 파악하자


원래 좀비라 하면 질풍노도의 시기 방황하는 청소년처럼 음침한 골목길을 어슬렁거리는 게 전부였으나 이것도 다 옛날 얘기다. 요즘 좀비는 격이 다르다. 발업은 기본이고 웬만한 벽은 간단한 야마카시로 뛰어넘을 줄 아는 좀비가 널렸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전투기 타고 폭격을 때리는 좀비가 있다고도 한다.(ㄷㄷㄷ) 하물며 농사를 지어 사람들도 먹기 힘든 유기농 채소로 삶을 영위하는 좀비도 있다고 한다.(근데 이건 좀비라고 할 수 있나 ㅎㅎㅎ)

좀비 여럿이 사이좋게 유기농 채소를 수확하고 있다.

아무튼 그렇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다. 일단 상대를 알아야 그에 맞서 싸울 수 있다. 좀비가 걸어다니는지, 뛰어다니는지, 지능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대응법이 다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시각, 청각, 후각 등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사소한 정보 하나가 절체절명의 순간 당신의 목숨을 결정할 수 있는 만큼 가벼이 넘겨선 안 되는 부분이다.


대체로 시각을 제외하곤 간단하게 테스트해 볼 수 있다. 청각은 근처에 있는 물건을 좀비 쪽으로 던져 그 소리에 반응하는지를 확인해 보면 된다. 만약 좀비떼들이 소리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동 시 발생하는 소음에 대해 한결 걱정을 덜 수 있다. 반대로 소음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를 역이용해 도주 반대 방향에 소음을 일으켜 좀비들의 주의를 분산시킨 후 안전하게 해당 지역을 빠져 나오면 된다.


후각도 마찬가지다. 입고 있던 옷가지를 던졌을 때 사흘 굶은 X새끼마냥 달려드는지를 확인해 보자. 반응하지 않는다면 별 달리 주의할 건 없고 만약 극렬히 반응한다면 조금 역겹지만 죽은(?) 좀비 사체를 몸 곳곳에 바른 채 이동하는 게 안전하다. 냄새가 빠지지 않도록 틈틈이 개보수를 해가며 이동하도록 하자.


시각은 빛이 사라졌을 때 사람을 인지할 수 있는지 봐야 하는데 이건 테스트가 쉽지 않다. 밤이 됐을 때 안전한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눈을 마주쳐 보는 수밖엔 없다. 그리고 이것도 청각과 후각에 대한 변수를 통제할 수 없는 테스트인지라 만약 청각과 후각에 민감한 좀비가 밤 중 나를 보고 반응했다면 이게 시각으로 인지한 것인지 아닌지를 파악하기 어렵다. 만약 시각으로 사물을 인지하지 못하는 게 확실하다면 이동 경로를 설정하는 데 한결 수월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위 변수 중 하나만이라도 반응하지 않는다면 그것 자체가 무지막지하게 운이 좋은 케이스다. 실제론 이렇게 한가한 좀비가 나타날 확률이 낮다. 요즘 추세를 보면 공발업에 황금박쥐 뺨치는 감각을 타고나 거리를 활개하고 다닐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좀비의 약점을 알아두면 언제 어느 상황에서 도움이 될지 모르니 꼭 파악해 두도록 하자.

택배가 도착했다!!!

만약 약점이 없는 좀비면 어떡하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는데 당황해 하지 말자. 한국 3대 명언에 그런 말이 있다. 정신을 집중해서 화살을 쏘면 바위도 뚫을 수 있다고. 상대는 좀비다. 분명히 인간보다 지능이 낮을 테니 고심해서 방법을 찾다 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좀비 지능이 겁나 높으면 어떡하지?!! 하는 의문도 들 수 있는데 마찬가지로 당황해 하지 말자. 세계 5대 명언에 그런 말이 있다.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된다고. 좀비는 분명 역알못이라 혼이 비정상이 된 상태일 테니 이를 이용해 상황을 타개해 보자.

좀비지옥 꿀팁 둘.

물과 비상약은 챙길 수 있을 만큼 챙기자!

너무도 당연한 얘기다. 유사시 물만으로 생존할 수 있는 기간만 2주에 달한다. 꼭 챙겨 두도록 하자. 꿀팁으로 ‘휴대용 정수 필터’가 있으면 빗물이나 흙탕물을 깨끗이 걸러 마실 수 있으니 참고하자.

비상약도 반드시 챙겨야 한다. 특히 해열진통제, 소화제, 항생제는 필히 챙겨 두는 게 좋다. 괜히 몸살이라도 났다간 전투력이 급감하게 되는데 만약 소수 파티로 움직이는 중에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이는 당신만이 아니라 파티 전체의 생존에 큰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꼭 이게 아니더라도 아픈 거보단 안 아픈 게 좋으니까. ㅎㅎ.

Step 3. 감염 방식을 파악하자


이 험난한 좀비지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알아둬야 할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대체로 좀비한테 물리거나 긁혀서 상처를 입으면 감염되는 게 일반적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외에도 감염 요인이 다양할 수 있으니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임시 피난처에서 향후를 도모한다 해도 본인이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돼 버리면 말짱 도루묵이니까.


앞서 언급했다시피 감염 방식은 굉장히 다양하다. 직접적인 상처를 입어야만 좀비화되는 경우가 있고 좀비의 혈액이나 타액이 피부에 닿기만 해도 감염되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 전자가 훨씬 안전하다. 후자는 최악의 상태는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히 까다롭다. 전투 중 자신도 모르게 피부에 좀비의 혈액이나 신체 조직이 붙을 경우 빼도 박도 못하고 좀비로 변해야 한다. 이 경우엔 추후 방어구를 착용할 때 온몸을 감싸야 해서 상당히 번거롭다.


직접 상처를 입을 때만 감염되는 방식이라면 경무장을 추천한다.


감염 방식 중 최악의 경우는 공기 감염이다. 그냥 숨만 쉬어도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는 건데 이건 정말 노답이다. 이때부턴 말 그대로 헬게이트다. 방독면을 구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이걸로 좀비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을지는 또 미지수), 우리 같은 일반인이 구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만약 공기 감염이라면 요즘 미세먼지도 걸러 주는 마스크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으니 이거라도 꼭 착용하고 다니자.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나으니까.


사실 감염 방식은 따로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없다. 이건 그냥 피해자가 다수 발생한 뒤에야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므로 괴롭겠지만,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걸 똑똑히 지켜봐야 한다. 징그럽거나 잔인하다고 고개를 돌린다면 그만큼 당신의 생존 확률은 줄어들게 된다. 만약 물려서 감염이 되는 방식이라면 물린 부위를 절단했을 때 좀비화를 막을 수 있는지 등 구체적인 정보도 알아두는 게 좋다. 앞으로 있을 험난한 여정에 어떤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일이다.


감염 원인을 파악하는 것만큼 반드시 알아둬야 할 게 감염된 후 증상이 발현되기까지의 시간이다. 바이러스에 노출된 즉시 좀비로 변하는 경우가 있고 며칠 동안 서서히 죽어가다가 하루 이틀쯤 숙성(?)된 후 좀비로 되살아나는 경우가 있다. 이걸 잘 파악해 둬야 한다. 추후에 동료가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좀비화가 천천히 진행되는 경우라면 그래도 마지막 가는 길 기도라도 해 주며 편안히 떠나 보내 줄 수 있는데 ‘즉시 발현’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일단 산 사람은 살아야지 않겠는가. 인간답게 죽을 수 있도록 빠르게 조치(?)를 취해 주도록 하자. 그게 지금껏 함께 사투를 벌여온 동료에 대한 예의기도 하다.


추가로 쉽진 않겠지만,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대상이 인간에만 한정되는지도 알아두면 좋다. 만약 동물도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좀비화된 동물이 인간을 향해 공격성을 띈다면 이것보다 더한 생지옥이 없다. 동물원이나 야생에서 빠져 나온 온갖 짐승들이 세상을 휘젓고 다닐 텐데 이걸 막을 재간이 없다. 무엇보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쥐의 존재다. 14세기 유럽 전역을 휩쓸었던 흑사병을 떠올려 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쥐가 좀비 바이러스의 매개체가 된다면 인류의 생존 확률은 급격히 떨어진다.


더욱 끔찍한 것은 동물만이 아니라 모든 생물이 좀비 바이러스의 감염 대상일 때다. 만약 좀비지옥이 발생한 시점이 여름이고 모기가 바이러스를 옮기고 다닌다면? 인류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좀비지옥 꿀팁 셋.

동료가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면 과감히 처리하라!

처절한 사투를 벌이다 보면 동료가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도 있다. 이때 마음이 약해져 차마 처리(?)하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다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명심하자. 상대는 이제 더 이상 당신이 알고 지내던 동료가 아니다. 당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한 마리 좀비일 뿐이다. 과감하게 처리하도록 하자.

Step 4. 최종 목적지를 선정한 뒤 이동 경로를 파악하자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지금 당신이 있는 곳은 임시 피난처다. 좀비지옥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데 그곳에서 마냥 구조를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여차하면 남은 인간끼리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할지 모른다. 그러려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갖춘 안전지대를 찾아야 한다. 좀비의 무자비한 공격으로부터 안전하고 의식주가 안정적으로 제공되는 곳.


좀비지옥 중에 그런 파라다이스 같은 곳이 있을까 싶겠지만, 사실 중요한 건 있냐 없냐가 아니다. 아비규환 속에서 살아남은 이상 그런 곳이 있을 거라고 믿는 게 중요하다. 안 그러면 살아갈 희망이 없잖아. ㅠㅠ.


아무튼 최적의 장소는 자급자족이 가능한 초대형 성이다. 이곳에서부터 원시적인 사회를 이뤄 생존해 가는 게 가장 합리적이고 안전한 선택이다. 물론, 한국에 이런 곳이 있을 리 만무하다. 그 축소판 정도로 성북동이나 강남 등 유명 부자들이 사는 저택이 있긴 한데 어차피 거긴 우리가 갈 수 없는 곳이니 고려 대상에서 빼놓도록 하자. 그냥 평시에도 못 들어가는데 하물며 좀비지옥 상황에서는 어떻겠는가.


경호원한테 총이나 안 맞으면 다행이다. (참고로 삼성 이재용 부회장네 집 담장에는 고압전류가 흐르게끔 설계돼 있다. 함부로 만지지 말자.) “이런 상황에서조차 부익부 빈익빈을 느껴야 하다니!” 하며 울분이 터질 수 있지만, 잊지 말자. 여기는 좀비지옥이기 이전에 헬조선이다.


사실 처음부터 ‘자급자족이 가능한 안전지대’를 찾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어쩔 수 없이 소수의 인원들로 안전지대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부터 찾아가야 하는데, 무조건 ‘깊은 산속의 군부대’를 찾아가길 추천한다. 현실적으로 그게 젤 안전빵이다. 원체 주변에 사람이 없는지라 감염된 좀비가 많지 않을 것이고, 그 정도 소수라면 해당 군부대 화력으로 충분히 제압해뒀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변에 놀릴 수 있는 땅도 많아 어느 정도 식량 공급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군부대는 외부와 통신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말인즉, 인류 최후의 방어기점이 어디에 형성됐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곳이란 뜻이다. 그곳에서 군인들한테 이등병 시절 축구한 이야기를 들으며 알콩달콩 후일을 도모하자.


앗, 근데 겨우겨우 찾아 갔는데 군인들이 다 좀비로 변해 있으면 어떡하냐고? 그럴 땐 침착하게 왔던 길로 되돌아 가면 된다. 


앞서 설명했듯이 만약 동물도 좀비화가 일어나는 경우라면 이 선택은 지양해야 한다. 군부대 찾아가다가 뭇 짐승들의 훌륭한 한 끼 식사로 전락할 수 있다. 군부대 역시 이미 미쳐 날뛰는 좀비 동물들한테 점령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어딜 가야 하느냐! 최초로 자리잡은 임시 피난소보다 조건이 좋은 높은 빌딩으로 가는 게 최선의 선택이다. 그곳 옥상에 자리잡아 구조를 기다리는 게 가장 안전하면서도 합리적이다. 확률은 희박하지만, 부디 식량이 떨어지기 전에 구조대가 오길 기다리자. 왜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간절히 바라면 우주가 돕는다고. 간절히 기다리다 보면 구조대가 오는 기운을 느낄 수 있으니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보자.


어찌됐든 최종 목적지를 설정했으면 이제 경로를 설정할 차례다. 이것도 주의할 것이 그냥 스마트폰 네비게이션이 가르쳐 주는 대로 따라갔다간 좀비들의 화려한 환영 퍼포먼스를 받을 수 있다. 멀리 돌아가더라도 최대한 인적이 드문 길로 가야 한다. 간혹 갑툭튀하는 좀비가 있겠지만, 그래도 대놓고 달려드는 좀비떼보단 낫다. 명심하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남아도는 게 시간이다. 조금 느리더라도 안전한 길을 선택해야 한다.


최종 목적지도 선택했고, 이동 경로까지 완벽하게 파악했다면 이제 탈것을 고려해야 한다. 사실 이건 당신의 임시 피난처가 어딘지, 최종 목적지가 어딘지에 따라 갈리는 거라 뭐라 명확히 답을 해 줄 순 없다. 다만, 대부분 최상의 이동수단이 자동차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알아두자.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도로 외에는 이동할 수 없는데 좀비지옥 상황에선 이게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소음도 심해서 주변 좀비들의 시선을 끌기 딱 좋다.

이 꼴 나기 딱 좋다.

사실 자동차는 조금만 생각해 봐도 좋은 선택이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왜냐면 누구나 다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이동속도가 평시처럼 나올 리 만무하고 자칫 이동 중 좀비떼에 공격 당한 자동차들과 마주쳐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뭣보다 위험 지역에서 연료가 떨어지면 그야말로 노답이다. 간혹 온갖 장애물을 다 씹어먹으며 이동할 수 있는 탱크나 군용 험비를 타면 된다고 하는 분들이 계신데, 이건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얘기다. 물론, 얻을 수만 있다면 최상이겠다.


결국 최선의 선택은 좀비보다 빠르게 이동하되 이동에 제약이 없으며 소음이 적은 것이어야 한다. 단번에 떠오르는 게 있지 않은가. 그렇다. 자전거다. 만약 탈 것을 고른다면 자전거를 강추한다. 더군다나 우리가 최종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경로는 ‘인적이 드문 길’이다. 대체로 인적이 드문 길은 자전거 외 다른 탈것으로 이동하기 어려운 곳이다. 자전거가 없다면 차라리 걷는 걸 추천한다. 누누이 말하지만 천천히, 그리고 안전하게 이동해야 한다.


*간혹 군부대보다 청와대로 가는 게 더 안전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는데 거긴 좀비보다 더 무서운 분이 살고 있

좀비지옥 꿀팁 넷.

라이터 하나쯤은 소지하고 다니자!

굳이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없는 부분이다. 극도로 척박한 생존 환경에서 불을 피울 수 있고 없고는 하늘과 땅 차이다. 라이터는 꼭 좀비지옥 사태에서만이 아니라 평시에서도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니 평소에도 하나쯤 갖고 다니는 게 좋다.

Step 5. 무기 및 방어구를 갖추자


좀비 특성도 파악했고 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경로도 설정했다. 이제 움직이면 된다. 하지만 맨몸으로 나갔다간 그 길로 인생퇴갤하기 십상이다. 기본적인 장비 세팅은 하고 가는 게 좀비에 대한 예의다. 장비라 해서 거창한 무엇을 챙길 필요는 전혀 없다. 괜히 안전하게 한답시고 중무장을 했다가 움직임이 둔해져 되레 좀비떼한테 잡아먹힐 수 있으니 장비는 꼭 적당히 챙기도록 하자.

첫째로 무기는 가볍고 단단하되 날카로워야 한다. 흔히들 총을 생각하기 쉬운데, 이것 역시 탱크나 군용 험비만큼 비현실적이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선 더더욱 그러하다. 총 자체를 구하기가 쉽지 않고 구한다 한들 평소 사격 훈련도 안 받아 온 이들이 좀비한테 총알을 정확히 명중시킬 수나 있을지 의문이다. 더군다나 격발 시 발생하는 소음이 다른 무기에 비해 압도적인 터라 의도치 않게 좀비떼를 불러모을 수도 있다. 여러모로 대좀비 무기로선 효율적이지 않다.


물론, 우연하게라도 총기를 습득했으면 꼭 챙겨 두는 게 좋다. 대좀비용으로야 쓰지 않겠지만, 대인간용으로는 이보다 좋은 게 없을 정도로 훌륭한 무기다. 좀비지옥 사태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좀비보다 인간이 무서운 순간이 온다. 이때 총기를 보유하고 있다면 생존 확률이 급상승하므로 고이 모셔 두도록 하자.


총기만큼이나 쉽게 떠올리는 무기가 있는데, 바로 도검류다. 확실히 총기보다는 훨씬 효율적으로 좀비를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구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비현실적이다. 더군다나 도검류는 몇 년에 걸쳐 수련을 해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무기다. 생전 목검 한 번 안 잡아 본 사람이라면 이걸 운 좋게 획득한다 해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할 공산이 크다. 무엇보다 도검류는 내구성이 약한 편이라 꾸준히 날을 관리해 주지 않는다면 금세 망가진다. 좀비 한두 마리 정도야 신나게 썰 수 있겠지만, 잊지 말자. 상대는 수천, 수만, 어쩌면 그 이상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무기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위, 식칼 정도다. 응? 너무 짧아서 좀비 죽이다가 물리지 않겠냐고? 옳은 지적이다. 그래서 개조가 필요하다. 저것 자체로는 무기로 쓰기 어렵고, 근처 마대자루나 책상 다리를 이용해 사거리를 늘려야 한다. 긴 막대기 끝에 가위나 식칼을 이어붙이면 장창 형태가 되는데 이게 여러모로 효과적인 무기다. 참고로 너무 길게 만들면 나중에 좀비가 근접해 공격할 때 대응할 수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식칼 같은 경우는 하나만 붙여선 금세 부러질 확률이 높으므로 칼이란 칼은 다 모아다가 한데 붙여 내구성을 높여 두는 게 좋다. 이러나 저러나 좀비는 공격스탯에 몰빵한 터라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들 것이기 때문에(지능을 가진 좀비라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사거리가 긴 무기만 있으면 제압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방어구도 그리 대단하게 차려 입을 필욘 없다. 좀비에게 감염되지 않을 수준이면 충분하다. 그 이상의 보호구는 오히려 기동력을 떨어뜨려 생존에 치명적일 수 있다. 박스와 청테이프를 활용해 부분 갑옷을 만들어 입는 걸 추천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고 좀비의 이빨 공격으로부터도 내 몸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근처에 나뒹구는 박스를 알맞게 찢어 팔, 다리, 몸통에 덧댄 후 청테이프로 둘둘 말아보자. 두 번 말아보자. 좀비로 감염됐다고 해서 뭐 뱀파이어처럼 송곳니가 튀어나오게 되는 것도 아니니 그 정도면 충분하다. 근처에 박스가 없다면 A4용지나 신문지 등을 활용하자.


여유가 된다면 신발도 갈아 신는 게 좋다. 베스트는 스파이크가 달린 신발이다. 유사시 좀비를 공격하거나 특히, 겨울일 땐 빙판길에서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 근데 이것도 은근히 구하기가 어려우므로 워커를 추천한다.(군화가 있다면 그게 더 좋다.) 당신이 안전지대로 출발할 때쯤이면 거리는 이미 아비규환일 거다. 곳곳에 유리나 날카로운 날붙이 파편들이 산재해 있을 텐데 이것으로부터 발을 보호해야 한다. 그리고 워커 자체가 워낙 단단한 신발이라 좀비가 넘어졌을 때 머리를 밟는 등 확인 사살용으로도 제격이다. 내구성이 훌륭한 건 두말 하면 잔소리다.


*명심하자. 우리는 게임 속 캐릭터가 아니다. 가끔 좀비지옥이 펼쳐지면 전기톱 들고 썰고 다닐 거라고 떠벌리는 분이 계신데, 전기톱은 그야말로 최악의 무기다. 일단 무게 자체가 상당하다 보니 장시간 이동해야 하는 생존자에게 큰 부담이고, 무거운 만큼 한 번 휘두를 때 엄청난 체력이 소모된다. 이런 치명적인 단점에도 좀비가 잘 썰린다면 그런 대로 써 볼만은 한데 실은 그렇지도 않다. 현실은 신나게 썰다가 좀비가 입고 있는 옷이 전기톱 날에 걸려 어쩌면 도검류보다 훨씬 빨리 망가질 수 있다. 독고다이 지존무쌍은 게임 속에서나 존재하는 일이다.

좀비지옥 꿀팁 다섯.

사람을 쉽게 믿지 마라!

좀비지옥에서 좀비로부터만 안전하면 만사태평일 거라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좀비로부터 안전해진 그 다음부터가 진정한 좀비지옥의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절대 사람을 쉽게 믿어선 안 된다. 잊지 말자. 좀비지옥은 ‘인간성을 버릴수록 생존 가능성이 커지는 환경’이다. 사태가 벌어진 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사람을 만났다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하기 전에 ‘저 사람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를 먼저 생각해 보자. 당신도 마찬가지겠지만, 상대가 정상적인 방법으로 살아남았을 확률은 극히 낮다.

Step 6. 분대를 정렬한 뒤 꿈과 희망의 세계, 안전지대로 나아가자


다 준비가 됐다면 이제 결행할 시간이다. 아마 혼자서 출발하게 될 확률은 그리 높지 않을 거다. 다섯 단계까지 오는 동안 함께 움직일 동료를 최소 두어 명 정도는 얻었을 것이다. 마음에 맞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 반대도 있을 텐데, 이러나 저러나 이 사람들과 함께 여정을 해야 하니 오픈 마인드로 친하게 지내도록 하자. 괜히 다퉈봤자 당신의 생존 확률만 떨어진다.

좀비한테까지 오픈 마인드로 친하게 지낼 필요는 없다.

아무튼 그렇게 단체로 이동하게 될 터인데, 조직 구성을 잘해야 한다. 이동할 때 각자의 위치와 역할을 사전에 협의하고 출발하는 게 좋다. 보통 5명 파티 기준으로 선두 2명은 전투력이 가장 뛰어난 이들이, 후발 2명은 사이드 및 후방에서 달려드는 좀비를 근거리에서 쳐낼 담력 좋은 이들이 자리잡는 게 좋다. 선두 2명은 체력 상태에 따라 순서를 바꿔가며 앞을 뚫어줘야 한다.


가운데 한 명은 전투력이 가장 약하되 원거리 지원이 가능한 사람이면 좋다. 대체로 석궁이나 활을 무기로 사용하는 사람이 베스트지만, 요 상황에서 이런 무기를 구하는 건 불가능하니 새총 정도로 타협하는 것이 좋다. 새총은 Y자 형태의 거치대와 고무줄만 있으면 즉석에서 제작할 수 있고 파괴력도 좀비를 잡는 데 충분한 수준이다. 게다가 근처에 널리고 널린 아무 짱돌을 날리면 되는지라 사실상 탄알이 무제한이니 얼마나 훌륭한가. (새총 전용 쇠구슬이 있다면 사람 두개골도 관통시킬 수 있을 정도의 파괴력이 나온다. 참고하도록 하자.)


총 인원수가 이와 다르다 해도 이를 기준으로 적절히 배치하면 된다. 그리고 사실 이건 걱정할 것이 없는 게 웬만하면 파티에 남자가 껴 있을 것이고 그 남자는 군대에서 분대 편성에 따른 모의 전투를 치러봤을 확률이 높다. 그 사람한테 진지하게 ‘우리 파티 구성 어떻게 할까요?’ 하고 물으면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친절하게 가르쳐 줄 테니 걱정 말고 그대로 따르도록 하자.

이제부턴 진짜 운칠기삼이다. 사실 인적이 드문 곳도 평시의 이야기지 실상 좀비지옥이 펼쳐졌을 때도 같으리라곤 장담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확률 문제다. 게다가 생각보다 좀비의 전투력이 높아 채 1분도 버티지 못하고 궤멸할 가능성도 높다.


만약,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좀비떼에 둘러싸이고 동료들이 모두 물려 뜯기는 상황이라면? 결국 답은 하나뿐이다. 짧은 인생 동안 우리가 세상에 얼마나 많은 흔적을 남겨 왔는지 반추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나름 아름다운 인생이었다. 부디 다음 생엔 고통받지 않는 존재로 태어나 한평생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기도해 보자.

썩 나쁘지 않은 삶이었지..
좀비지옥 꿀팁 여섯.

우리 죽더라도 사람으로 죽자!

꾸역꾸역 전투를 치르며 목적지로 향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갖가지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 그 중 가장 난감하고 괴로운 순간은 바로 ‘동료가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을 때’가 아닐까 싶다. 다행히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은 아니나 전투력을 상실한 상태. 같이 가자니 파티의 짐이 되는 게 사실이고 두고 가자니 지금껏 함께 싸워 온 동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괴롭다.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 일은 함부로 장담할 수 없는지라 그런 일이 실제로 닥쳤을 때 어떤 판단을 내릴지 모르나, 그래도 이 말은 꼭 하고 싶다. 우리 죽더라도 꼭 사람으로 죽자. 좀비로 변하기 전부터 괴물이 되는 건 너무 가슴 아픈 일 아니겠는가. 분명 내 생존이 가장 중요한 시기긴 하지만, 생존만큼 중요한 게 어떻게 살아남느냐가 아닐지.

부디.. 살아서 만나자


지금까지 좀비지옥이 벌어졌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간략히 알아봤다. 사실 이건 굉장히 ‘일반적인’ 케이스일 때의 대응 지침이다. 이런 일이 실제로 닥치면 변수가 무궁무진하다. 그걸 일일이 모두 다 파악해 놓을 수는 없는지라 상황에 맞게 적절히 대처하는 수밖엔 없다.


좀비지옥은 곧 ‘산 자가 죽은 자를 부러워하는 세상’이다. 이제 당신의 선택에 달렸다. 죽은 자를 부러워하다 허망하게 목숨을 잃을지 아니면 죽음의 문턱에서 희박한 생존 가능성을 붙들고 사투를 벌일지. 건투를 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기 마련이다. 포기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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