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궁금해 할 라마단의 모든 것

조회수 2021. 1. 2. 09: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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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친구들에게 하지 말아야 할 실수가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복스>에 중동 문제와 테러, 이슬람교에 관한 글을 쓰고 있는 국제문제 전문기자이자 스스로 이슬람교로 개종한 제니퍼 윌리엄스(Jennifer Williams)가 라마단 기간을 맞아 라마단에 관해 이슬람교를 믿지 않는 이들이 가장 궁금해할 아홉 가지 질문에 대해 답했습니다.

무슬림들에게 가장 신성한 달인 라마단(رمضان). 무슬림 인구 16억 명 가운데 대부분이 라마단을 지킬 것입니다. 당신은 라마단을 지키는 무슬림과 마주칠지도 모릅니다. 그 사람은 당신의 친구, 직장 동료, 당신 자녀의 선생님 혹은 커피전문점에서 라떼를 만드는 바리스타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라마단에 대해 잘 알고 계신가요? 라마단은 도대체 뭘까요? 다른 종교에 대한 무지 탓에 본의 아니게 무슬림 친구나 직장 동료에게 모욕을 주기 싫은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라마단에 관한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풀어봤습니다.





1. 라마단이 도대체 뭔가요? 왜 생겨났죠?


라마단은 무슬림에게 일년 중 가장 신성한 한 달입니다. 예언자 무하마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라마단의 달이 시작되면 천국의 문이 열리고 지옥의 문은 닫히며 악마들은 쇠사슬에 묶인다.


무슬림들은 또한, 신이 가브리엘 대천사를 통해 무하마드에게 꾸란의 첫 구절을 알려준 신성한 날이 라마단 중에 있는 ‘권능의 밤(لیلة القدر, 라일라트 알 카드르)’이라고 믿습니다.


한 달 동안 이어지는 라마단 중에 무슬림들은 매일 해가 떠 있는 동안 금식합니다. 라마단은 단순히 먹을 것을 입에 대지 않는다는 의미를 넘어 신과 나의 관계를 경건히 되돌아보고, 더 정성스레 기도하며, 자선과 이웃을 향한 자비로운 마음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경전인 꾸란을 차분히 다시 읽는 시간을 갖는 정신적인 수양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솔직히 너무 엄숙하고 따분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라마단은 사랑하는 가족, 이웃과 함께 서로를 축하하고 기쁨을 나누는 행복한 기간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드 알 피트르(금식 뒤에 여는 축제)를 즐기는 무슬림들의 모습

특히 라마단이 끝난 뒤 찾아오는 사흘간의 축제 이드 알 피트르(عيد الفطر‎‎:금식이 끝나고 맞는 축제라는 뜻)는 온 가족과 친지가 모여서 선물을 주고 받고 푸짐한 음식을 나눠 먹으며 즐기는 시간으로 무슬림들에게는 크리스마스 같은 의미이기도 합니다.


한 달 동안 금식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긴 해도 (저를 포함한) 대부분 무슬림은 라마단을 일년 내내 기다립니다. 라마단이 끝나고 나면 한편으로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고요. 전 세계에 있는 수천만, 수억 명이 나와 함께 배고픔과 입이 실제로 바짝 타들어가는 고통을 함께 겪는다는 것을 깨달을 때 오는 전율은 아마 라마단이 특별한 이유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일 겁니다.




2. 구체적으로 어떻게 단식을 하나요?


단식은 무슬림의 다섯 가지 의무 가운데 하나입니다. 나머지 네 개는 신앙고백, 기도, 자선, 그리고 성지 메카를 순례하는 일이죠. 무슬림이라면 누구나 라마단 기간 동안 단식을 해야 하지만, 아픈 사람, 임산부, 월경 중인 여성, 여행 중인 무슬림, 어린이와 노약자에게는 예외가 적용됩니다.


실제로 금식하는 절차와 과정을 살펴보면 경건한 기도를 하고 이웃과의 교류를 늘리도록 짜여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의 나약함을 깨닫고 신께 더욱 의지하며, 직접 허기와 갈증을 느끼며 가난하고 힘겨운 이웃의 고통을 공감하고 이들을 도울 의무가 있음을 깨달으며, 신과 나 사이에 놓인 일상의 잡념과 각종 쓸데없는 것들을 잠시 내려놓음으로써 신과의 경건한 관계를 회복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라마단 동안 무슬림들은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 음식을 먹지 않고 물이나 음료수를 마시지 않습니다. 담배를 피우지 않고, 성관계를 비롯한 어떠한 성적 행위도 자제합니다. 약도 먹지 않습니다. (껌을 씹는 것도 안 된다는 사실을 저는 개종한 뒤 한참 지나서 알았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 중에 하나라도 하게 되면 그날의 금식은 무효입니다. 다음날 다시 금식을 해야 하며, 라마단이 끝난 뒤에 스스로 날짜를 정해 금식을 해야 합니다. 금식을 못한 날만큼 몰아서 하거나 사정에 맞춰 하루씩 띄엄띄엄 하거나 본인이 판단하면 됩니다. 아니면 먹을 것이 필요한 이웃에게 금식을 못한 날의 숫자만큼 자선을 베풀어 이를 만회할 수도 있습니다.


무슬림들은 또한 라마단 동안 질투나 화, 시기심처럼 부정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억누르고 마음 속에서 몰아내려 노력합니다. 욕하고 불평하거나 남들에 대해 뒤에서 안 좋게 말하는 것도 금기시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음악을 듣거나 TV를 보는 것도 자제하며 그 시간에 꾸란 구절을 읽어 내려간 낭송을 듣기도 합니다.




3. 라마단의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알려주세요.


라마단 동안 무슬림들은 해가 뜨기 한참 전에 그 날의 첫 끼니를 먹으려 일어납니다. 해가 질 때까지는 아무것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이 첫 끼니가 중요합니다. 주로 고단백 음식을 먹고, 해가 뜨기 전까지 가능한 한 물도 많이 마십니다. 첫 끼니 때라고 해도 엄청 이른 시간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일과를 시작하기 전까지 다시 잠을 청하기도 합니다. (저는 무조건 다시 잡니다.)


라마단 동안 금식을 한다는 이유로 직장이나 학교에 가지 않거나 일과를 건너뛰어서는 안 됩니다. 최대한 평소처럼 생활해야죠. 그러나 많은 무슬림 나라에서는 직장의 근무 시간이나 학교의 수업 시간을 줄이거나 아예 쉬기도 합니다. 그러나 못 먹고 못 마시는 상황에서도 무슬림들은 최대한 일상을 유지하려고 애씁니다.


저녁 기도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면, (표현이 너무 옛날 이야기처럼 들린다면, 스마트폰의 무슬림 기도 앱에서 저녁 기도 시간을 알리는 알람이 울리면) 그날의 금식을 마치고 저녁 기도를 올리기 전에 가벼운 식사 혹은 사실상 간식에 가까운 이프타르(إفطار: 아침식사라는 뜻)를 합니다. 저녁 기도를 올린 뒤에는 라마단 중에만 암송하는 특별 기도를 드립니다.

기도 뒤에는 훨씬 더 푸짐한, 식사다운 식사를 하는데 라마단 동안 저녁식사는 주로 대가족이, 혹은 여러 이웃이 함께 모여 먹습니다. 밥을 먹은 뒤에는 다음날 또 일찍 일어나서 첫 끼니를 먹어야 하니 잠을 청합니다.


대강 이런 일상이 반복됩니다. 참고로 저녁 기도 전에는 가볍게 먹고 기도 후에 푸짐하게 식사를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무슬림의 기도는 앉았다 일어났다 엎드렸다가 허리를 굽혔다 하는 꽤 많은 동작이 반복되는 일인데, 대개 15시간 가까이 물도 안 마시고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가 기도를 드리기 전에 갑자기 무언가를 많이 먹었다가는 기도 중에 난처한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냥 그렇게만 알아두시고 제 말을 믿으시면 됩니다.




4. 라마단 동안 금식하고 나면 살이 빠지겠네요?


한 달 동안의 엄격한 금식은 당연히 현대인의 염원인 다이어트를 떠올리게 합니다. 누군가는 우스갯소리로 “살이나 뺄 겸 나도 라마단 해볼까?”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라마단은 오히려 무슬림들에게 살이 찔 위험이 가장 큰 기간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꼭두새벽에 고단백 음식을 먹고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먹다가 다시 한밤중이 되어서 주린 배를 채우고, 식사와 식사 사이에는 정작 잠을 자서 거의 움직이지 않으니 신진대사 체계가 흐트러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 여기서 뻔한 소리 하나 하자면 아주 조심스럽고 규칙적으로 식단을 조절하며 금식을 하면 살 찌는 걸 막을 수 있고 심지어 조금 살을 뺄 수도 있습니다. 라마단 기간 금식과 체중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를 종합한 메타 분석 결과를 보면 라마단 동안 체중 변화는 크지 않고 대개 라마단이 끝난 후 이전 체중을 회복합니다. 라마단 동안은 살이 빠질 수 있지만, 줄어든 체중을 유지하는 건 결국 체계적이고 꾸준한 식습관과 생활 습관이죠.




5. 왜 라마단 시기는 매년 바뀌는 거죠?


종교적인 이유로 무슬림들은 음력을 따릅니다. 음력 12달의 날을 모두 더하면 대략 354일 정도가 됩니다. 태양력의 기준으로 쓰이는 그레고리력의 365일보다 11일이 적죠. 그레고리력을 기준으로 했을 때 그래서 이슬람력은 매년 11일씩 빨라지고, 라마단도 매년 11일씩 앞당겨집니다.


이슬람력으로 한 해의 아홉 번째 달인 라마단이 어느 계절이냐는 무슬림들에게 현실적으로 엄청난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 라마단이 겨울일 경우 해가 짧고 밤이 길다 보니 낮 동안 금식하는 일이 훨씬 수월합니다. 또한 밖이 추워 땀을 잘 안 흘리면 물을 안 마시는 것도 덜 고통스럽죠.


반대로 라마단이 올해처럼 여름인 경우 금식은 정말 고통스럽습니다. 특히 무슬림이 많은 중동이나 아프리카 나라의 여름은 지옥불이 이럴까 싶을 정도로 뜨겁습니다. 기온 말고도 아이슬란드나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에 있는 무슬림에게는 또 다른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백야 혹은 해가 지자마자 다시 뜨는 기간에 라마단이 겹치면 원칙적으로 하루에 20시간을 금식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 거죠.


좀 더 극단적으로 1년에 여섯 달은 해가 지지 않고 반대로 여섯 달은 해가 뜨지 않는 남극 연구기지에 무슬림이 살 경우에는 어떡해야 할까요? 파트와(فتوى‎‎: 이슬람 율법이나 율법을 해석한 종교적 규범)는 이럴 경우 가까운 무슬림 국가에서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을 따르거나, 아니면 메카의 시간에 따라 금식을 하면 된다고 정했습니다.




6. 그런데 매년 라마단이 언제 시작하는지를 두고 늘 이견이 있는 것 같던데요?


정확히 보셨네요. 구글에 “Ramadan start date(라마단 시작일)”를 검색해 봐도 6월 5일 일요일이라고 나오면서도 아래에 “날짜는 다를 수도 있다(Dates may vary)”는 면피용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구글도 확실한 답을 모르는 모양입니다. 사실 라마단의 시작과 끝에 대한 규정이 달이 차고 기우는 모양에 달려있기 때문에 하루 정도는 차이날 수도 있습니다. 과학, 역사, 지역 간 경쟁 관계를 고려하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원칙은 모두가 알다시피 이렇습니다. 음력을 따르는 이슬람력에서는 달이 새로 뜨는 날이 한 달의 시작입니다. 초승달이 처음 뜰 무렵이 한 달의 시작이네요. 이 간단한 걸 두고 왜 굳이 논쟁을 벌이냐고요?


꼭 그렇지 않습니다. 고등학교 때 지구과학 시간을 좋아했던 학생이 아니셨다면 죄송하지만, 잠깐만 그때의 기억을 소환해 보겠습니다.


출처: 그린피스 천문대

이슬람교가 창시된 6세기 아라비아의 천문학은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육안으로 보이는 달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사실 엄밀히 첫 달이 뜨는 날에 눈으로 그 달을 보기 어렵습니다. 그믐 밤과 별로 다를 게 없으니까요. 그래서 당시 사람들은 초승달의 테두리가 명확히 보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 날을 라마단의 시작일로 삼았습니다. 심지어 예언자 무하마드가 직접 초승달이 보이면 그때 금식을 시작하라는 말을 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육안에 보이는 것으로 기준을 정하다 보니 문제가 생겼습니다. 구름 낀 날이 있을 수도 있고 달을 보기 어려운 지형에 사는 무슬림도 얼마든지 있었으니까요. 결국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금식을 시작하는 날이 지역별로 들쭉날쭉해졌습니다. 같은 동네 안에서도 한 모스크에서 초승달을 확인하고 라마단의 시작을 선언하면 다른 모스크에서는 초승달이 안 보이는데 왜 봤냐고 우기냐며 하루 더 기다려야 한다고 딴지를 걸기도 했습니다.


오늘날에는 이런 논란이 필요가 없죠. 과학적으로 달의 주기를 정확히 계산할 수 있으니까요. 어쨌든 옥스포드 사전에 기록된 이슬람에 관한 설명 가운데는 초기 무슬림 신학자들이 천문학을 공부하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초승달이 언제 떴느냐는 논쟁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는 재미있는 설명도 있습니다.


과학의 발달로 문제는 해결됐습니다. 아직도 무하마드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육안으로 초승달이 보이는 날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무하마드는 대단히 실용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가 현대인이었다면 두 말 할 것도 없이 과학적인 계산을 기준으로 삼았지 얼마나 눈이 좋은 사람을 달이 잘 보이는 어느 모스크에 보내느냐를 놓고 고민조차 안 했을 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천문대의 관측을 기준으로 삼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물론 파키스탄이나 이란 등 사우디아라비아를 이슬람의 맹주로 절대 인정하지 않으려는 나라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화를 버럭 내겠지만요.




7. 수니파 무슬림과 시아파 무슬림은 라마단을 지키는 방식이 다른가요?


다른 점은 거의 없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우선 수니파든 시아파든 똑같이 금식을 하니까요. 다만 아주 작은 차이가 있다면 수니파는 해가 지평선을 넘어가는 순간 그날의 금식을 끝내고, 시아파는 사방이 완전히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리죠.


이밖에 조금씩 다른 교리 해석에 따라 라마단 중에 시아파 무슬림만 챙기는 축일이 있기도 합니다. 라마단의 19~21일에 해당하는 사흘간 시아파는 무하마드의 사위이자 사촌이기도 한 알리 이븐 아비 탈립의 순교를 기립니다. 알리는 수니파에게는 네 번째 정통 칼리프이고, 시아파들은 알리를 정당성을 인정하는 첫 번째 지도자로 봅니다.


라마단 19일째 되던 날 알리는 무하마드 사후 이슬람 공동체의 지도자 후계 문제를 놓고 일어난 내란 중에 살해됐습니다. 이라크 쿠파에 있는 모스크에서 기도를 올리던 중 알리는 반대파가 휘두른 독이 묻은 검에 찔렸고 이틀 뒤 숨을 거둡니다. 이라크 나자프 근처에 있는 알리의 무덤은 시아파 이슬람교에서 세 번째로 중요한 성지이며 매년 수백만 명의 시아파 무슬림들이 순례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수니파는 알리의 업적을 인정하긴 하지만 그의 죽음을 시아파처럼 기리지는 않습니다. 순례도 하지 않습니다.




8. 라마단 중 무슬림 친구들에게 하지 말아야 할 실수, 실례가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몇몇 이슬람 국가에서는 라마단 중에 무슬림이 아닌 사람도 공공장소에서 낮에 음식을 먹으면 범죄가 됩니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는 미국은 물론 그렇지 않죠. 무슬림 미국인 가운데 다른 미국인이 금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무슬림이 아닌 제 직장 동료와 친구들 가운데 라마단을 맞아 저와 함께 금식을 하겠다던 이가 있긴 했습니다. 대부분 나흘 정도 하고는 그만두었죠. 재미삼아 해본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고마운 일이기는 하지만 당연히 제가 그러기를 바랐던 건 아닙니다. 15시간 동안 물을 안 마시고 생활하는 건 재미삼아 하기엔 너무 극단적인 일입니다.


어쨌든 주변에 라마단을 맞아 금식하는 무슬림 친구들이 있다면 염두에 두고 행동하시면 좋은 게 몇 가지 있기는 합니다.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무슬림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는 점심식사를 가급적 안 하면 정말 사려 깊은 동료가 될 겁니다. 점심으로 싸온 맛있는 샌드위치를 자리에서 드시지 말고 휴게실에 가서 드시면 어떨까요? (이미 입이 바짝 말라 고일 침이 없을 가능성이 크지만) 샌드위치 냄새를 맡고 침이 고이지 않도록 배려해주는 거죠.


음식을 직접 권하는 건 삼가주세요. 무심결에 그렇게 하실 수는 있지만, 일부러 그렇게 하시는 건 정말 도가 지나친 장난이라는 거 알아주시고요.


저녁 식사 자리에 무슬림 친구를 초대하고 싶다면, 식사 시간을 해가 진 뒤로 잡아주는 것도 센스 있는 행동입니다. 무슬림은 술을 마시지 않고 돼지고기를 안 먹습니다. 옆에 친구들이 마시고 먹는 건 괘념치 않는 무슬림이 많습니다. (참고로 무슬림들이나 아랍인들이 돼지고기에 알레르기가 있다는 말은 근거 없는 속설입니다.)


신성한 라마단을 지키는 무슬림 친구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뭐 특별할 거 없습니다. “라마단 잘 보내! (Happy Ramadan)!” 정도면 충분할 것 같네요. 전혀 오해를 사거나 실례를 범하는 말이 아니니 걱정하실 거 없고요. 만약 무슬림 친구를 생각해 따로 공부를 한 티를 좀 내고 싶으시다면 아랍어로 “라마단 카림”, 아니면 “라마단 무바라크”라고 해주면 친구들이 더 좋아할 겁니다. 라마단 카림은 풍요로운 라마단을 보내라는 뜻이고, 라마단 무바라크는 축복이 가득한 라마단을 보내라는 뜻입니다.


한 마디 따뜻한 말은 틀림없이 무슬림 친구들의 가슴 속에 깊은 울림을 줄 겁니다.


9. 마지막 질문. 라마단 동안은 화를 내거나 불평하거나 남의 흉도 보지 않는다고 했는데 도대체 라마단 기간을 골라서 테러 공격을 하는 IS나 알카에다는 도대체 뭡니까?


테러리스트들은 무슬림이 아니라 그냥 쓰레기라서 그렇습니다. (복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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