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돼버린 57m짜리 거대 관우상
중국 후베이성 징저우((荊州)에는 청동으로 만든 57m짜리 초대형 관우상이 우뚝 서있다. 징저우는 촉나라 장수였던 관우가 오나라와의 전투에서 패배해 죽은 곳이다. 징저우는 지난 2016년 도시의 역사성을 살려 2016년 관우공원을 개장하고 그곳에 관우상을 세웠다.
관우상은 유명 조각가 한메이링(韩美林)의 작품으로 정확한 동상 높이는 57.3m지만 하단부 포함 조각상의 총 높이는 관우가 죽은 나이를 상징하는 58m에 이른다. 동상에서 관우가 쥐고 있는 청룡언월도의 길이는 70m에 달한다.
개장 당시 중국 공산당 서기까지 참석하는 등 떠들썩한 관심을 모았던 이 동상은 고작 4년만에 애물단지가 되었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 건설한 이 조각상은 지난 4년 동안 관광수입이 1300만위안(약 21억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데다 주변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까지 받아왔다.
결국 중국 정부가 제동을 걸었다. 지난 10월 불법 주택도시농촌개발부는 징저우의 관우상이 도시의 역사 문화 도시 보호 계획을 위반하고 고대 도시의 특징과 역사적 맥락도 파괴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문가들과 관우상의 처리를 논의한 징저우시는 8km떨어진 관우 유적지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20층 건물 높이, 1200톤에 달하는 동상을 관우 유적지로 옮기는 데 비용이 1억 5500만위안(259억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립 당시 들어간 1억7000만위안(284억원)과 비슷한 돈이다.
이 소식을 접한 중국인들은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이전하지 말고 그냥 철거하라" 등의 의견을 내며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