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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식시장에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조회수 2020. 12. 31. 08: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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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사상 최고가 경신, 2020년 대한민국 주식시장 리뷰
출처: 연합뉴스

금융/투자업계에 종사한 이후로 가장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단어가 하나 있다면 바로 ‘박스권’ 이라는 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박스권이라는 단어는 1800~2100 사이에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증시를 정의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실적 면에서 변변찮았던 우리 시장에 대한 자조적인 용어이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한국 주식시장은 박스권이라는 오명을 벗는 데 성공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2017년 반도체 호황 당시를 훌쩍 넘어선 2,873.47 로 마감하였으며, 이는 종합주가지수의 산출 이래 사상 최고치다.


그렇다면, 실물 경기가 코로나로 인해 상당히 얼어붙었음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왜 상승을 거듭하게 된 것일까. 증시의 상승은 과연 모두에게 행복만을 안겨 주는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가 유념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2020년 한국 주식시장을 일으켜 세운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개인투자자라고 할 수 있겠다. 2020년 한 해 동안 개인은 총액 47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순매수세를 기록했는데, 더 놀라운 사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고객 예탁금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12월 28일 기준 주식시장의 고객 예탁금은 약 64조원 수준이다. 즉 한 해 전체 순매수 금액의 약 1.5배 이상의 대기자금이 아직도 증시에서 눈을 번득이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올해는 전통적인 실적장이 아닌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의 모습을 보였으며,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관성적으로 한국 시장에 낮은 밸류를 주어 왔던 외국인보다 모멘텀에 올라탄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한참 더 나은 성과를 거두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전례없는 유동성 장세는 왜 찾아오게 되었는지도 중요한데, 이는 결국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에 의한 부수적인 효과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의 가계저축률은 올해 약 10%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사실 유휴자금의 대다수는 늘 투자처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자연스럽다.


그러나 서울 부동산 가격의 대세적인 상승과 이에 뒤따른 각종 대출 규제는 사실상 시중의 유휴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갈 기회를 차단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가진 현금만으로는 주택을 구매할 수 없게 되었으며, 그렇다고 가진 현금에 대출을 더해서 주택을 구매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결국 동학이 됐든 서학이 됐든 개인투자자의 급부상은 유튜브로 인해 낮아진 투자 장벽과 부동산 규제로 인해 갈 곳을 잃은 시중 유동성의 증시로의 쏠림 등이 한꺼번에 겹쳐져 일어난 현상으로 파악해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유동성 현상으로 인한 시장의 상승은 한 가지 문제점을 낳는데, 그것은 실물 경기와 주식시장 간의 괴리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세계 모든 국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이는 또 다시 두 가지 이유로 분류를 할 수 있는데, 첫째로는 Intellectual Property 를 활용하여 영업을 하는 플랫폼 기업들의 현금 쓸어담기에 투자자들이 상당히 많은 밸류를 부여하기 때문이며, 반대로 대형 설비와 자본투입을 통해 우직하게 물건을 찍어 내는 업종은 심각한 평가 절하를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시장 참여자가 적고 다양한 기업에 대한 분석이 얼마 되지 않을 때에는 구경하기 힘든 현상이다. 그러나 시장에 충분한 참여자가 있고 기업의 미래가치에 대한 정보가 넘쳐흐를 때에는 얼마든지 이러한 쏠림이 발생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주식시장은 미래의 꿈이 현실의 배당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2021년을 코 앞에 둔 지금 21년의 시장이 20년처럼 움직일 것이라 예측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새해 첫날부터 뜬금없이 폭락하여 정신 차리고 보니 다시 2,000으로 되돌아가 있을 수도 있고, 진정한 버블이 찾아와 올해 코스피 4,000을 달성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투자를 할 때 벌 때 벌고 잃을 때 잃더라도 이 시장의 속성을 명확하게 규명하자는 것이다. 올해의 주식시장은 분명히 정의하건대 표준적인 이유로 상승한 시장은 아니었다. 삼성전자는 몰라도.


물론 주식의 가격이라는 것은 실적의 함수에 시장 심리의 총합이라는 엡실론을 더한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가격은 무슨 이유에서든 정당화될 수 있다. 하지만 유동성을 한 축으로 받들어진 시장은 부서져 가는 구름다리와 같기 때문에 언제나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매매의 원칙을 어떻게 가져야만 잃지 않는 투자를 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아래의 원칙 정도를 마음에 새기고 가끔 되돌아 본다면 최소한 돈을 잃는 투자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1. 당일의 포지션을 정리한 후에는 주식 투자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차라리 게임을 하도록 하자. 예수금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쇼핑을 계속 하는 것은 주식 예수금을 현금화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 이틀을 계속 뒤로 미루는 것과 같다. 가장 안전한 투자는 급할 때 내 돈이 막히지 않는 투자이다.

#2. 바닥과 꼭지를 확신하면 안 된다. 변동성이 심한 장에서는 자기 자신의 판단을 지나치게 믿는 것만큼 위험한 일이 없다. 하락에 하락을 거듭할 수록 우리의 눈에는 점점 더 물 반 고기 반으로 보이겠지만 실제로 성공한 낚시꾼은 우리 주변에 거의 없다. 올해 20대 남성이 인버스 ETF 에 탈탈 털린 가장 큰 이유가 바닥과 꼭지에 대한 확신이었다.

#3. ‘인생 역전’ 은 버리자. 인생 역전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눈이 멀면 어느새 경제에 대한 분석과 종목에 대한 학습은 뒤로 하고 테마주나 동전주 또는 파생상품에 소위 ‘몰빵’ 을 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시장에서 한몫을 잡는 사람들은 그저 그렇게 하고만 싶어하는 사람들의 돈으로 성취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도록 하자. 투자는 마라톤이다.

#4. 빚은 금물이다. 어제도 오늘도 그랬지만 내일도 금물이다. 간단히 보기

by 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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