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에게 "내 방송 보고 소감문 내라" 지시한 군수님
완도군이 공무원들에게 신우철 완도군수가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한 뒤 소감문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내 비판을 받고 있다.
22일 완도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완도군은 지난 20일 신우철 완도군수가 지난 19일 모 케이블 방송과 진행한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소감문을 제출하라는 군수 지시사항이 담긴 공문을 내렸다.
이 프로그램은 신 군수가 출연자와 완도의 역사와 문화 관광지 등을 홍보한 약 50분짜리 영상이다.
공문에는 시청 소감문을 제출한 직원의 경우 상시학습을 1시간 인정해준다는 내용과, 재방송이나 유튜브를 통해 재시청하라는 구체적 지시가 담겨있다.
상시학습은 공무원들이 승진을 위해 이수해야 하는 교육이다. 때문에 소감문 제출이 의무는 아니지만, 사실상 강요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완도군의 한 공무원은 “군에서 군수의 지시사항은 곧 법인데 직접 지시한 소감문 작성 지시를 어기는 공무원은 찾기 힘들 것”이라며 “소감문을 작성하면 군이 승진을 위해 이수해야 하는 상시교육 시간까지 인정해 준다지만 사실상 반강제로 군수 출연 방송 소감문을 작성하라는 지시로 인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완도군은 논란이 일자 하루 만에 해당 공문을 철회했다.
완도군은 소감문 제출이 신 군수가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고 발을 뺐다. 신 군수는 간부회의에서 직원들에게 군정 홍보 방송을 적극적으로 시청해달라고 독려했을 뿐이고, 이를 전달받은 담당 부서인 기획예산과가 자체적으로 결정했다고 것이다.
하지만 완도군이 공무원들에게 발송한 공문을 보면 '군정 홍보 방송 적극 시청 독려'라는 제목 옆에 '군수 지시사항'이라고 적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