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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썰

‘한국형 뉴딜펀드’는 성공할 수 있을까?

그동안 관제 펀드들이 실패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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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포스트 코로나 과제 중 하나인 ‘한국형 뉴딜’ 이 한국형 뉴딜펀드의 출범으로 그 닻을 올렸다. 뉴딜펀드에는 5년 간 약 20조 원의 규모를 달성하는 것이 그 계획상의 목표이며 정부 3조원, 정책금융기관 4조원, 민간 자금 13조원을 포함한다. 실제로 민간 자산운용사에서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신한금융그룹 등을 선두로 이미 관련한 간접투자상품의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서는 한국형 뉴딜펀드를 ‘관제 펀드’ 의 재림이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과거 보수 정권 시절 야심차게 출범됐던 정부 주도의 펀드들이 정권이 막바지에 접어들며 관심을 잃거나 사실상의 죽은 펀드로 전락하는 등의 좋지 못한 전례가 있어서이다. 이러한 점에 빗대어 볼 때 언론의 우려는 일견 타당한 면도 있으며 한국형 뉴딜 펀드에는 관련하여 다양한 장치가 마련돼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다면 이전의 실패 사례에 빗대어 볼 때 한국형 뉴딜펀드의 성공에는 어떠한 사항들이 전제되어야 할 것인가? 하나씩 알아 보도록 하자.

직썰만화: 가카의 청년희망펀드

# 그린펀드와 통일펀드는 왜 실패하였는가



정부 주도 펀드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명박 정권의 ‘그린펀드’ 를 그 시작으로 따져 볼 수 있다. 2009년 당시 이명박 정권은 포스트 금융위기 대응을 명목으로 ‘녹색 성장’ 을 주요 국정과제로 제시했으며 2013년까지 107.4 조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이와 유사한 시기에 일제히 금융권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펀드가 바로 그린펀드이다. 당시 녹색 성장 관련 주식 종목들은 폭등세를 보이기도 했으며 그린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그러나 그 관심은 잠시뿐이었다. 이명박 정부가 임기 말로 접어들며 정책의 추진 동력이 약화됐고, 동시에 녹색 성장 관련 펀드의 수익률도 하락하게 됨에 따라 결국 박근혜 정권 이후 버려진 펀드가 되고 말았다.


이후 집권한 박근혜 정부는 2014년 ‘통일펀드’ 와 2015년 ‘청년희망펀드’ 를 잇달아 추진했다. 그러나 두 펀드 모두 끝이 좋지 않았다. 통일펀드는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되며 사실상 유명무실한 펀드로 전락했고 청년희망펀드는 1,463억원 가까이 적립되었으나 국정농단 사태와 함께 정권이 빠르게 몰락하며 조성된 기금의 대부분이 은행 예금에 머물러 있는 비효율적 상태에 처해 있다.


그린펀드와 통일펀드, 그리고 청년희망펀드는 왜 실패하였는가? 이유는 총 3가지 정도로 들 수 있는데, 첫째로는 이니셔티브와 맞지 않은 투자(그린펀드), 둘째로는 비체계적 위험이 지나치게 큰 대상에 의존(통일펀드), 마지막으로는 구체성 없이 그저 대통령의 Pet Business 로 성급하게 조성된 자금(청년희망펀드) 라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린펀드를 출시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

출처연합뉴스

사실 이명박 정부의 녹색 성장은 그 예산 규모가 거대하고 야심찬 프로젝트였으나, 정작 해당 예산의 대부분이 4대강 정비사업을 통한 토목 및 건설업에 집중되었던 탓에 실제 성장성이 있는 미래 친환경 기술에 투자되지 못했다. 실제로 이명박 정권의 녹색성장은 총예산 107.4조원 중 4대강에 22조원, 그리고 철도 및 자전거 도로 정비에 25.3조원 등 토목성 사업에만 전체 예산의 45% 가량이 소요되었다. 즉 이름은 ‘녹색’ 이었지만 결국 레거시 산업으로 돈이 몰렸던 것이다.


박근혜 정권의 통일펀드는 그 의도는 좋았으나, 변동성이 지나치게 큰 대북관계에 베팅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기 때문에 사실상 투자자들의 리스크 부담이 컸다는 단점이 있었다. 실제로 통일펀드는 반짝 인기를 끌다가 북한의 핵실험 및 각종 도발로 인해 빠른 속도로 인기를 잃었고, 중국과의 관계까지 악화되며 소규모 펀드로 전락하고 말았다. 탄핵 사태 이후 자금의 용처조차 잃은 청년희망펀드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즉 결국 정책 이니셔티브는 성장을 추구하였으나 정작 투자 대상은 ‘성장성’ 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린펀드, 그리고 대통령의 말 몇 마디에 급조돼 지나치게 큰 리스크에 불가피하게 베팅하거나 구체적인 투자 대상조차 지정되지 않은 통일펀드와 청년희망펀드는 사실상 실패가 예견돼 있던 것과 마찬가지였다.



# 코스닥벤처펀드와 소부장 펀드는 과연 어떨까


문재인 정부는 집권 이후 두 종류의 펀드를 추진했는데, 2018년 출시된 코스닥벤처펀드와 2019년의 소부장 펀드가 바로 그것이다. 다행히 현재 두 펀드 모두 큰 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는 않으며, 소부장 펀드의 경우 코스피지수 대비 20%p 이상 높은 수익률을 거두며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


과거 그린펀드 및 통일펀드와 비교했을 때 코스닥벤처펀드와 소부장 펀드는 개선점이 확연히 존재하는 펀드이다. 우선 정책 이니셔티브와 펀드의 투자 목적이 비교적 일치한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코스닥벤처펀드는 혁신기업 육성책에 따라 벤처기업이 많은 코스닥 및 공모주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되며, 소부장 펀드는 말 그대로 일본과의 갈등 후 소재의 국산화에 집중하기 위해 반도체 및 반도체 소재/장비 기업 위주로 투자되었다.


투자의 대상이 상대적으로 더 구체적이라는 점도 개선된 부분이다. 통일 펀드의 경우 사실 ‘통일’ 이라는 테마 자체가 불분명한 편이고 통일이라는 현상 자체의 불확실성이 너무나 컸기 때문에 구체적인 투자 대상을 물색하거나 발굴하기가 쉬운 편이 아니었다. (통일이 되면 인프라 및 건설주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판단은 지나치게 일차원적이다.) 반면 코스닥벤처와 소부장 펀드는 투자 대상 범위가 좁았기 때문에 현재까지 생존하는 것에는 성공했다.


물론, 코스닥벤처와 소부장 역시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투자 범위가 좁기 때문에 시장 변동성에 취약할 수 있으며, 특히 코스닥벤처 펀드는 CB 등 위험자산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에 투자자의 범위도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문재인 정부에서 출시한 이 펀드들 역시 장기 생존성은 불확실하며 결국 시장 환경에 따라 그 명운이 결정될 것이다.

직썰만화

# 한국형 뉴딜펀드의 과제


한국형 뉴딜펀드의 긍정적인 점은, 대통령의 Pet Business 로 급조되었다기보다는 국회 내 기후변화 전문가 및 증권/투자업 전문가가 여당 의원으로 배치된 상태에서 어느 정도의 연구 기간을 거쳐 출시됐다는 점이며, 투자 대상의 발굴 과정에서 한국거래소를 통한 신규 주식 인덱스의 개발 및 ETF의 출시 등 상당히 구체적이고 다각화된 투자처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는 점이다.


그러나 상기 언급한 구체성/명확성 그리고 성장성의 문제는 여전히 한국형 뉴딜펀드의 장기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코스닥벤처 및 소부장 펀드 또 한국형 뉴딜펀드가 장기적으로 생존하며 우리나라 금융시장 및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려면 이 이슈들이 차근차근 해결되어야 한다. 특히 이번 그린뉴딜의 경우 친환경 인프라 중심의 장기 프로젝트 및 신규 스타트업 발굴이 위주인 까닭에 정책 이니셔티브와 성장성 모두를 충족시키는 프로젝트 발굴이 필수적이다.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를 맞아 한국형 뉴딜펀드가 모쪼록 우리나라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기를 바래 본다.

by 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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