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외로운 코끼리' 30년 만에 자유 찾고 감격

조회수 2020. 8. 17. 09: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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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여자친구가 죽은 뒤 슬픔에 잠겨 이상행동을 보여왔다.
출처: friendsofislamabadzoo
가장 외로운 코끼리로 불린 카아반

파키스탄에는 ‘가장 외로운 코끼리’라고 불리는 35살 코끼리가 한 마리 있다. 카아반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코끼리는 1985년 1살 때 스리랑카에서 파키스탄 대통령 선물로 보내졌다. 1990년에는 고향 스리랑카에서 여자친구 코끼리 사헬리가 건너왔다.


동물원으로 옮겨진 카아반은 폭력적 행동을 보인다는 이유로 사슬에 묶였다 풀렸다를 반복하면서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았다.


출처: friendsofislamabadzoo
카아반은 8년전 여자친구가 죽은 뒤 슬픔에 빠졌다.

성인 코끼리는 하루에 100kg 이상의 음식을 먹어야 하지만 카아바는 마가자 동물원의 부실한 밥을 먹으며 비좁은 우리에서 생활해야 했다. 카아반의 우리에는 나무가 거의 없어서 한여름 40도까지 올라가는 파키스탄의 더위를 피할 그늘도 없었다. 게다가 2012년에는 여자친구 사헬리가 죽은 뒤 혼자 남아 8년 동안 혼자 외로운 생활을 해왔다.


카아반은 계속 고개를 까딱거리는 ‘정형행동’도 보였다. 정형행동은 우리에 갇혀 사는 동물이 목적 없이 반복적으로 이상행동을 하는 것을 뜻하는 일종의 정신질환이다.

출처: friendsofislamabadzoo
이상행동을 보이는 카아반

카아반의 딱한 처지를 지켜보던 동물보호 운동가들은 이 코끼리를 '파키스탄에서 가장 외로운 코끼리'라고 부르며 야생으로 풀어줄 것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수차례 벌였다. 2016년에는 미국의 팝 스타 셰어가 앞장서서 캠페인을 벌여 카아반 석방 탄원서에 20만명이 서명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의 수년 간의 노력 끝에 드디어 카아반의 삶에 희망이 생겼다. 지난달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고등법원은 카아반을 수용하고 있는 마가다 동물원 측에 "스리랑카와 협의해 30일 안에 '카아반'이란 이름의 코끼리를 돌려보낼 적당한 서식지를 찾아내라"라고 명령했다.


출처: friendsofislamabadzoo

재판부는 이 동물원이 지난 30여년간 코끼리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파키스탄 안이든 바깥이든, 코끼리를 적합한 보호구역으로 보내 고통을 끝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동물원 시설을 보수하는 동안 곰과 사자, 새 등 수십 마리의 다른 동물들도 임시 보호처로 이동시킬 것을 명령했다.


재판 결과에 따라 카아반은 35년 동안 지내던 동물원에서 벗어나 2만 5천 에이커(약 3천만 평) 규모의 캄보디아 보호구역으로 이주하게 됐다.


출처: friendsofislamabadzoo

캄보디아 보호구역은 80마리 이상의 코끼리들을 이주해 재활시킨 전문가들이 관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아반의 ‘석방’을 위해 힘써온 동물복지단체 프리더와일드(Free the Wild)는 수의사팀과 협력해 3~4주간의 훈련이 끝난 후 9월 말쯤 캄보디아 보호구역으로 옮길 계획이다.


팝스타 셰어는 판결이 나온 뒤 트위터를 통해 "내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순간 중 하나가 생겼다. 카아반이 석방된다"라며 감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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