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오징어 16만톤 싹쓸이해간 중국 '검은선단'의 정체

조회수 2020. 7. 27. 08: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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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열악한 북한 선박들은 여기저기 표류 중..

동해에서 오징어가 사라져가는 이유가 첨단 과학을 이용한 연구결과로 밝혀졌다. 그동안 동해 오징어 어획량 감소의 원인으로 한국과 일본의 남획과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이 지목돼 왔지만, 오징어 실종사건의 주범은 중국의 대규모 ‘검은선단’이었다.


비영리 민간연구단체 ‘글로벌어업감시’(GFW)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일본수산연구교육기구, 미국 캘리포니아대는 2017, 2018년 북한 동해에서 중국 어선들이 세계 최대 규모의 불법 조업을 벌였다는 인공위성 정밀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22일 공개했다.

오징어 유인용 조명을 설치한 중국 오징어잡이 어선. GFW 자료사진

'북한 내 검은 어선단 조명'(Illuminating Dark Fishing Fleets in North Korea)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중국 어선들이 2017년 900여척, 2018년 700여척이 북한 동해 수역 내에서 조업하면서 16만t 이상의 오징어를 잡아갔다고 밝혔다.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약 4억4000만달러(약 5276억원)어치에 달한다.


연구팀은 선박 간 충돌방지를 위해 위치를 항시 송신하게 돼 있는 '자동식별시스템'(AIS)과 금속 물체를 추적할 수 있는 '레이더 이미지', 밤에 조업하는 선박의 불빛을 포착해 어선의 위치를 잡아내는 '야간 이미징', 선박의 형태와 종류 등을 직접 확인하고 불법 조업 증거를 수집할 수 있는 고해상도 '광학 이미지' 등 4가지 위성 기술을 종합해 검은 선단의 실체를 파악했다.


논문 공동 저자로 참여한 박재윤 GFW 선임 데이터 분석가는 "불법 어로 활동을 하는 선단 규모는 중국 전체 원양어선단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며 "다른 나라 수역에서 이뤄진 단일 국가 어선의 불법 어로로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 가장 큰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의 이번 조사 결과 한국과 일본 수역에서 각각 잡히는 오징어 어획량은 2003년 이후 각각 80%와 82%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조업 중인 중국 '검은선단' 위성사진. Planet 자료사진

연구팀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으로 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채택한 제재 결의는 북한 내 외국의 어로를 금지하고 있다면서 중국 검은 선단의 조업은 이를 위반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어선들은 중국에서 출항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 어선들은 선박등록과 국기, 조업 허가 등이 없는 '3무 선박'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팀은 또 “지난 2018년에 러시아 수역에 침범해 불법으로 조업한 북한 어선이 약 3천척에 달했다”면서 북한 어선들이 "기업화한 중국 트롤 어선과의 경쟁에 밀려 러시아 수역으로 가게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논문 요약 그래픽. GFW 자료사진

이어 중국 검은 선단의 쌍끌이 저인망어선과 집어등 선박 등에 밀린 북한 선박들이 러시아 수역에서 불법 오징어 조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체 길이가 10∼20m에 불과한 북한 어선들이 길이 50m에 첨단장비로 무장한 중국 쌍끌이 어선에게 밀렸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북한 어선들은 장비가 허술해 일본이나 러시아 해안에서 표류하는 일도 잦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문을 주도한 GFW는 해양보호 환경단체 '오셔나'(OCEANA)와 환경관련 위성사진을 제공해온 스카이트루스, 구글 등이 지난 2015년 어로활동 투명성 제고를 통해 바다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목적으로 창설된 국제 비영리단체로, 첨단 장비를 활용해 어로활동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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