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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징역 가능했던 손정우가 1년 6개월형을 받은 이유

판사의 양형 재량, 이대로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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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구치소를 나서는 손정우

출처연합뉴스

장면 1. 아동성착취 범죄자 손정우가 6일 미국 송환을 피하고 석방됐다. 판사가 손정우의 송환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판사는 '사실은 송환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임의적 재량을 근거로 송환 불허 결정을 내렸다.


장면 2. 손정우는 지난 2019년 5월 2일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형을 받았다. 그에게는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2항에 있는 '영리를 목적으로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을 판매ㆍ대여ㆍ배포ㆍ제공'한 혐의와 정보통신망법상 음란영상 배포, 판매, 공연전시 혐의가 적용됐다.


원래 이 혐의로 처벌될 경우 받게 되는 법정형량은 10년 이하의 징역이다. 그런데 1심에서는 무려 집행유예, 2심에서 1년 6개월형이라는 선고를 받게 된 이유는 법 취지와 달리 재판부들이 재량을 발휘해 형량을 깎아줬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나이, 성품과 행실, 환경, 가족관계, 범행경위와 결과, 범행 후 행동 등을 고려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장면 3. 손정우는 지난 2018년 경찰에 체포되어 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검찰은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11조 2항만 적용해 기소했다. 이 법을 살펴보면 아동성착취물 유포 및 배포(11조 2항)와 아동성착취물 제작(11조 1항)은 적용 항목이 다르다. 제작 부분에 대해서는 기소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손정우가 운영했던 '웰컴투비디오'의 경우, 독점 제작한 성착취영상이 전체의 20% 정도라고 알려져있다. 이 사실을 감안할 때 손정우는 착취물 제작의 공범으로 기소가 가능하다. 그럼 한국에서도 무기징역까지 처벌이 가능하다. 그런데 검찰은 이 항목에 대한 기소를 진행하지 않았다. 적극적인 수사를 펼쳤는지도 불투명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대한민국에서 손정우 같은 범죄자에 대해 무엇을 수사하고 어디까지 기소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온전히 검찰이 재량을 가지고 있다.


한국 사회가 이번에 손정우를 법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단순히 손정우가 죄값에 비해 낮은 형량을 받았다는 사실 뿐만이 아니다. 그가 왜 그렇게 약한 처벌을 받았는지를 곰곰이 따져보면 그 배경에서는 공통적으로 법 공무원들이 가진 무감각한 재량의 흔적들이 강하게 묻어나온다.


우리 형법 53조에서는 작량감경이라는 제목으로 판사가 범죄자의 형량을 깎아주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막강한 권한인데 반해 아무런 제한 조건도 없다. 판사는 '피고인의 여러 상황을 고려해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만한 사유'가 있으면 재량으로 형을 반토막으로 줄여줄 수 있다. 천황제 국가인 일본에서 천황이 피고인에게 은혜를 배푼다는 취지로 들어가있던 일본 형법 제66조의 잔재가 그대로 남아있는 탓이라고 한다. 이 제도를 포함해 판사의 양형 재량을 하루빨리 대폭 줄이거나 범위를 크게 제한해야 한다. 국회가 할 수 있다.


by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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