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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혈사태’ 난 공격견, 그런데도 강형욱이 훈련 포기 안 한 이유

강 훈련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니, 포기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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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을 보면 굉장히 짖고, 저희 집은 아무도 못 와요. 친구 냄새를 맡더라고요. 그리고 얼굴을 핥다가 갑자기 애가 돌변했어요. 제 친구 얼굴을 물었어요.”

KBS2 <개는 훌륭하다>(이하 <개훌륭>)에 등장하는 고민견들은 매회 ‘최악’을 경신하곤 한다. 마치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솔루션을 의뢰하는 식당들이 매번 더 큰 경악을 안겨주는 것처럼 말이다. 지난 1일 방영된 <개훌륭> 30회(시청률 4.9%, 닐슨코리아 지상파 기준)에서 만난 믹스견 천둥이(수컷, 5세)도 마찬가지였다. 또 한 번 최악을 넘어서 경악스럽게 만들었다.


무차별 입질은 기본이고, 심한 경계와 공격적인 태도로 외부인의 접근을 불허했다. 맹렬하게 짖고, 사납게 물어댔다. 천둥이가 흥분 상태가 되면 보호자도 통제할 수 없었다. 당연히 일상적인 생활도 불가능했다. 천둥이가 물에 닿는 걸 싫어하는 통에 3년 동안 목욕도 시키지 못한 상태였다. 또, 입마개를 거부해서 산책도 힘들었다. 남편 보호자는 새벽 시간이 돼야 겨우 산책하러 나갈 수 있었다.


사전 촬영을 위해 집 안으로 들어간 제작진은 천둥이의 날 선 반응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워낙 공격적이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보호자가 말려도 천둥이는 곧 달려들 기세로 짖어댔다. 몸으로 막아도 소용이 없었다. <개훌륭> 사상 최초로 사전 촬영을 중단해야만 했다. 강형욱 훈련사는 천둥이의 꼬리 모양을 유심히 살폈는데, 힘있게 요동치는 꼬리는 자신의 강함을 어필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서 천둥이는 왕으로 군림하고 있었다. 아닌 게 아니라 천둥이는 보호자들에게도 이빨을 드러냈다. 남편 보호자가 목줄에 손을 대자마자 입질을 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아내 보호자는 겁내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한 가지 더 놀라웠던 건 천둥이는 아내 보호자가 외출을 하려고 할 때마다 길을 가로막고 짖어댔다는 것이다. 결국 보호자는 겁이 나서 울음을 터뜨렸다고 털어놓았다.

“요구적 분리불안? 그런데 분리불안이 아닐 수도 있어요. 그냥 보호자를 통제하는 거예요. 보호자를 못 나가게 하는 거죠. 감금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보호자가 내 거인 거예요.”

혹시 요구적 분리불안은 아닐까? 강 훈련사의 판단은 ‘NO’였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우선, 살펴봐야 할 건 보호자와 반려견과의 관계였다. 아내 보호자는 천둥이가 핏덩이였던 생후 1개월 무렵에 데려왔기 때문에 더욱 애틋한 감정을 품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천둥이가 밥을 먹지 않으면 직접 입에 떠먹여 주기도 했다. 그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과잉보호였다.


그동안 <개훌륭>을 꾸준히 시청해 왔다면 애정이 넘치는 보호자들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텐데, 그들의 지나친 사랑은 반려견의 성장을 막았다. 반려견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석이 기회, 스스로 고민함으로써 성장할 기회를 빼앗았다. 또, 그들은 마음이 약해서 훈련을 제대로 따라오지 못했다. 당장 훈련은 이행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수제자 이경규와 게스트로 출연한 가수 김우석이 먼저 투입됐지만, 천둥이가 워낙 심하게 짖어서 소통 자체가 불가능했다. 흥분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분리조치를 시도했으나 그 과정에서 보호자의 다리를 공격하는 등 통제가 아예 불가능했다. 결국 강 훈련사가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가장 우선해야 할 일은 입마개를 채우는 것이었다. 그래야 훈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과연 입마개를 채울 수 있을까. 보호자도, 상황실에 있는 제자들도 모두 걱정으로 가득했다. 남편 보호자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계속 실패했던 기억들이 떠올랐으리라.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천둥이의 저항은 거셌다. 손을 물리고 만 남편 보호자는 자신의 능력 밖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강 훈련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강 훈련사는 올가미를 찾았다.

“지금 천둥이의 가장 큰 문제는 보호자도 무서워 만지지 못한다는 거고, 보호자도 문다는 거예요. 위험 수위가 끝까지 치닫는 걸 넘어선 상태여서 이 올가미는 훈련사의 마지막 안전도구입니다.”

천둥이의 상태는 정말 심각했다. 위험수위가 한도를 넘어섰다. 천둥이는 보호자도 무는 개였다. 냉정하게 상황을 볼 필요가 있었다. 강 훈련사는 최근 개 물림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라 정부가 곧 그에 대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면서 천둥이가 그 기준이 돼선 안 되지 않냐고 덧붙였다. 보호자의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는 걸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맹수나 다름없는 천둥이를 상대하는 건 강 훈련사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입마개를 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훈련을 진행하기도 어려웠다. 목줄을 건네받은 강 훈련사는 실랑이 끝에 올가미를 씌우는 데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반항하던 천둥이가 자신의 혀를 깨물어 유혈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강 훈련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니, 포기할 수 없었다.

“전문가가 와서 천둥이의 반항에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요. 만약 그렇게 할 경우 그 친구는 누구도 다루지 못하는 개가 될 거고, 그냥 아주 공포스러운 개로 살아야 되고, 그 친구의 미래는 더 암울할 거고, 다시 교정하기 위해서는 지금 겪었던 이거의 몇 배는 더 힘든 과정을 거쳐야 돼서 포기할 수 없었어요.”

드디어 입마개를 채우는 데 성공했다. 내친 김에 목욕까지 시키기로 했다. 강 훈련사는 직접 욕조에 들어가 천둥이를 씻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굳이 강 훈련사는 직접 목욕을 시켰던 걸까. 그건 아내 보호자에게 주는 메시지였다. 강 훈련사는 보호자에게 자신이 방송에서 개를 씻기는 걸 본 적 있냐면서 (자신도 하지 않았던 걸 하는 것처럼) 보호자도 처음 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고 도전하라고 덧붙였다.


입마개를 한 천둥이는 한결 순해졌다. 아니, 무기력해졌다고 해야 할까. 좀 전과 같이 공격적인 개가 아니었다. 자신감의 원천이던 이빨의 드러낼 수 없자 기가 죽은 듯했다. 그때부터 훈련은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었는데, 실내 산책부터 외부 산책까지 큰 어려움 없이 이어졌다. 물론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장기적인 변화를 위해선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과연 천둥이는 달라질 수 있을까? 우리는 답을 알고 있다. 그건 보호자에게 달려 있다. 천둥이가 지금처럼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 없는 개로 남을 것인지, 사회성을 기르고 보호자의 통제 속에 훌륭한 개로 성장할 것인지 여부는 오로지 보호자의 의지에 달려 있다.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이유비의 말처럼 “사람이 강아지에게 주는 사랑보다 강아지가 사람에게 주는 사랑이 훨씬 더 크”니까 말이다.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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