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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썰

사이비 유사과학 삼대장 - 창조과학, 안아키, 환단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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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무식한데 신념을 가진 사람이 제일 위험하다고 했다. 무식하기만 하면 착하지만 모자란 친구 취급은 해줄 수 있지만 신념까지 가지면 별 같잖은 걸로 짜증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 하나만 있어도 복장이 터지는데 비슷한 놈들이 모여 집단을 이루면 어떨까? 지금부터 놀라운 무식과 쓸데없이 굳은 신념으로 사회에 민폐와 해악을 끼치는 사이비 유사과학 신봉자들을 알아보자.


1. 창조과학회

구약성경의 천지창조가 문자 그대로의 사실임을 증명하려는 익스트림 유사과학집단. 몇 년 전 교과서에 창조론을 넣어야 한다는 잠꼬대로 과학계에 충격과 공포를 선사한 경력이 있다.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될 뻔(?)하셨던 분께서 이 단체의 이사라는 것이 밝혀진 뒤 다시 한 번 머리끄댕이를 잡혀 처참하게 까이는 중이다.

“성경은 오류가 없는 문서이고 창세기는 과학적으로 증명가능한 사실이다”


“지구의 나이는 6000년”


“인간과 공룡은 공존했다.”


“노아의 방주 시절에 있던 홍수로 인해 지구상의 모든 지질변화가 이루어졌다.”


“과거에는 빛의 속도가 무한대였을 가능성이 있다”


"진화론은 창조론보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창조론을 과학교과서에서 필수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내가 느그 하나님이랑! 6일동안 천지도 창조하고! 어! 다 해써 임마!

보면 알겠지만 주된 주장은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망한 양판소 속편같은 내용이다. 참고로 유신론적 진화론을 믿고 있는 기독교인 과학자들은 이들을 극도로 싫어한다. 지구 6000년설을 주장하는 창조과학회랑 같이 엮여서 한꺼번에 욕먹기 때문.


하지만 누가 뭐라건 '창조론은 과학인데요?' '증명할 수 있는데요?' '교과서에 실어야 하는데요?' 라며 정색빨고 주장하는게 창조과학회만의 노답 포인트다. 근데 이렇게 열심히 주장할 정도면 그래도 조금은 과학적인 부분이 있지 않을까?


1도 없다. 참고로 미국 국립 과학원은 창조과학을 애초에 과학으로 인정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창조과학회에서 주장하는 천지창조의 과학적 근거가 사실상 성경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기들이 봤을 때도 과학이랑 전혀 안 어울리는 주장에 사이언스의 탈을 씌우려다 보니 조작과 왜곡으로 끼워맞출 수밖에 없고 결국 들켜서 허구한 날 털리는 게 일상이다. 그래서 창조과학회의 주된 활동은 진화론 트집잡기 뿐.

여기까지만 보면 할 일 더럽게 없는 사람들이 컨셉질을 심하게 한다-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맛탱이가 간 창조과학 추종자들은 교과서에 창조론과 지적설계를 넣어야 한다면서 실제로 헌법소원까지 냈다. 관심 좀 받으려고 컨셉잡는 덜떨어진 친구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매우 진지했던 것.

더 놀라운 점은 창조과학 신봉자들의 청원 때문에 진화론 관련 일부 항목들(말의 진화, 시조새 등)이 실제로 교과서에서 삭제될 뻔 했다는 사실이다. 이쯤 되면 짜증나는 정도가 아니라 문명에 해를 끼치는 수준. 생각해보니 알파고가 바둑기사들 뚝배기 깨는 21세기에 지구 6천년설을 주장하는 지적 능력이라면 진화론을 반증하는 사례가 될 지도 모르겠다.


창조설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못 대면서 진화론 공격에만 목숨걸고 달려드는 모습이 메이웨더한테 복싱 훈수두는 배불뚝이 아재들같기도 하고 안쓰럽다. 물론 씩씩한 창조과학회는 오늘도 창조설만이 진정한 사이언스라고 자기최면을 거는 중.

2. 안아키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로 쓰고 ‘뇌 안쓰고 아이 키우기’로 읽는다. 한의사 김효진이 만든 유사의학단체로 잘 나갈 때는 6만명에 달하는 회원 수를 보유했다.


이름대로 약을 쓰지 않고 아이를 키우는 방법에 대해 가르치는데 예방접종 을 비롯한 백신도 쓰지 않는 자연친화 신석기 스타일 육아 철학을 선보인다. 그 이유는 약을 쓰면 아이의 자연면역체계가 잡히지 않고 부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란다. 왜 그냥 사자새끼마냥 절벽에서 떨어뜨리지. 근육도 붙고 생존력도 높아지고 좋을 것 같은데.


여튼 소주 두어병 정도 완샷하고 보면 뭔가 그럴듯해 보이는 주장들이다. 하지만 다음날 해장 후 조금만 두뇌를 써서 살펴보면 영 맛탱이가 간 집단이라는 사실을 쉽게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장염에는 숯가루를 먹여라"


"화상을 입은 경우에는 온수 찜질을 해라"


"열경련을 일으키는 아이에게는 관장을 해라"


"아이의 기침이 낫지 않으면 대중목욕탕에 보내라"


"아이는 아파야 건강해진다"


"마음 같아선 전국민 수두파티라도 벌이고 싶은 입장입니다"

허준도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 뚝배기에 대침을 꽂아버릴 헛소리들을 당당하게 떠벌리는 모습에 지금이 21세기가 맞는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아무리 복고열풍이 불어제낀다고 해도 백신 발명 이전 1700년대 풍의 유사의학을 들이대는건 무식을 넘어선 문제다. 당연하게도 안아키에서 추천하는 민간요법 중에서 검증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즉, 처방의 근거는 실질적으로 카페 설립자 김효진씨의 경험(?) 뿐인 것.

응답하라 1700

결국 랜섬웨어 걸리면 메인보드에 소독약 바르라는 수준의 의학처방에 피해를 보는 건 영문 모르는 아이들 뿐이었다. 무식한 부모를 만난 죄로 고문에 가까운 치료를 받은 아이들은 아토피로 온몸에 피가 나거나, 기침이 폐렴으로 확대되거나, 병원을 가지 못해 뇌손상 위험까지 받게 되는데..

끔찍한 아이들의 상태를 보고 안아키식 유사의학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지만 김효진 씨를 비롯한 ‘안아키스트’ 부모들은 침착하게 음모론으로 대처했다. 모든 논란이 “현 의료쳬계를 거부하며 참된 치료를 배우는 사람들을 두려워하는 어떠한 배후 세력 때문” 이라는 것.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패턴 같은데...


그런데 안아키는 도대체 왜 저렇게 근거도 없고 말도 안되는 일을 벌이는 걸까? 다음 힌트들을 보고 잘 생각해보자.


누가 봐도 눈에 뻔히 보이는 빅픽쳐에 입을 다물 수가 없다. 문제가 점점 커지자 대한한의사협회 측에서 방통위와 네이버에 안아키 카페의 폐쇄를 요청했고 카페 운영자 김효진 씨는 경찰에 고발되었다. 결국 아동학대와 불법 의료시술 등 논란 끝에 폐쇄된 안아키.

그 후 소식이 없길래 역사 속으로 사라진 줄만 알았지만 최근 ‘안전하고 건강하게 아이 키우기’라는 이름으로 다시 등장했다. 현재 회원 수는 2400명이 넘는 상태. 이 정도면 종교 하나 만들어도 될 것 같은데...

3. 환단고기/환빠

옛날엔 우리나라가 세계 일진이었다는 헛소리를 정성스럽게 써놓은 주작 문서. 직역하면 ‘환인, 환웅, 단군에 대한 오래된 기록’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단군이라고 해서 그냥 익숙한 단군신화 얘기로 생각하면 오산. 주된 내용은 단군의 고조선 이전에 환국이라는 고대국가가 있었고, 한반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쳤다는 정신승리형 판타지소설이다.


그리고 이 문서를 노비였던 조상이 훔친 족보마냥 소중히 믿고 따르는 국뽕마스터들을 환빠라고 칭한다.

- 태초의 한국인 환국은 유라시아 대륙 대부분을 지배한 사상 최대의 대제국이었다


- 우리나라의 진정한 역사는 9000년이 넘는다


- 신라의 속국인 ‘마다국’이 현재 마다가스카르의 어원이다


- 백제에 병합된 인가국은 잉카라는 사실로 판명났다


- 이스터섬의 거대석상은 우리 조상들이 세운 것이며 이는 이스터 석상의 축소판인 제주도 돌하르방을 통해 알 수 있다


- 단군 이전 한민족이 세운 12국 중 하나인 ‘수밀이’ 국은 수메르 문명을 지칭한다


<환단고기 혹은 환빠들의 주장>

다시는 한국을 무시하지 마라!

가슴이 벅차올라 갓 담근 배추김치를 한움큼씩 집어삼키고 싶은 마음이 솟구치지 않는가? 5천년 역사도 근거가 부족한데 9천년이라니 당장 강남스타일을 틀어놓고 트리플악셀을 돌며 막걸리 한 동이를 들이켜도 모자랄 국뽕이다. 물론 사고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환단고기와 환빠들의 주장이 개 풀뜯어먹는 헛소리라는 것은 쉽게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역사학계는 여러 가지 근거를 들어 환단고기를 개소리 취급한다. (심지어 김정일이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북한도 환단고기는 위서로 판명함) 하지만 이미 대제국 환국의 후예가 되어 동네 뒷산이 우랄산맥인양 뛰어댕기는 환빠들은 한국의 역사학계를 친일 식민사학에 오염된 왜곡사학 취급하며 정신승리를 거두는데...


물론 혼자서야 동네 놀이터를 만주벌판으로 생각하든 밥상 앞에서 국뽕 난리부르스를 추든 알 바 아니다. 하지만 위서에 근거한 구라역사를 검증된 역사인 것마냥 퍼트리고, 반박하면 친일파 식민사관 종자로 몰아가는 행태가 노답인 부분.

참고로 환단고기가 학계에서는 씨알도 안먹히지만 대중들 사이에서는 꽤나 많이 퍼진다고 한다. 우리 민족에 대한 자부심이 생기니까 좋은게 좋은거 아니냐고? 중국 동북공정 수준의 정신승리 역사왜곡에서 자부심을 찾는게 더 비참하지 싶다. 게다가 지나친 민족주의는 파시즘을 비롯한 영 좋지 않은 사상들의 기초라는 점이 문제.


실제로 환단고기는 80년대 전두환 군사정부시절 대표적인 베스트셀러였으며 90년대 노조 무력화를 위한 이념적 장치로도 이용됐다. 전 세계를 지배(?)했던 한민족의 우수성을 강조하면서 집단 의식을 고취시키고, 세계에서 가장 부지런한 민족 타령을 하면서 긴 노동시간을 합리화하는데 사용된 것.

중요한건 지금도 예비군이나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몇몇 강의에서 환단고기같은 유사역사학이 진짜인 것처럼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박근혜 전 대통령은 13년 광복절 축사에서 환단고기의 대목을 인용하기도 했다. 혼이 비정상 어쩌고 하시더니 역사관도 꽤 비정상이 아니셨나 하고 추측해 볼 뿐이다. 사실 이제와서 새삼스럽게 놀랍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비뚤어진 신앙심과 애국심, 혹은 오를 대로 오른 돈독으로 사이비 유사과학을 설파하는 집단들에 대해 살펴보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 항목들이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혹은 개 풀뜯어먹는 소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조선 어딘가에선 그럴듯해 보이는 뇌내망상들이 과학의 탈을 쓰고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내 생각에 그럴듯하다고 해서 과학인건 아니다. 집구석에서 혼자 열심히 믿는건 신경 안 쓸 테니까 제발 과학이라고 가르치지만 말아줬으면.


끔찍한 혼종.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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