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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북전쟁의 시작이 된 역대급 베스트셀러 소설

1852년 3월 20일, 스토우 부인 ‘문제의 소설’을 출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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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스 헤일리(Alex Haley)의 소설을 원작으로 극화한 미국 드라마 <뿌리(Roots)>의 한 장면

1852년 3월 20일, 작가 해리엇 비처 스토우(Harriet Beecher Stowe)의 장편 소설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Uncle Tom’s Cabin)이 보스턴의 한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스토우는 책을 내줄 출판사를 찾는 데 애를 먹어야 했다. 그러나 이 소설은 출간 며칠 만에 1만 부가 나갔고 첫해에만 30만 부가 팔렸다. 그것은 당시 성서 이외에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이었다. 이 책은 영국에서도 첫해 동안 100만 부가 팔려나간 초 베스트셀러였다. 


흔히 ‘스토우 부인’이라고 불리는 해리엇 비처 스토우(1811~1896)는 사실주의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녀는 장로교 목사로, 노예제 반대론자에게 소총을 보내서 겁박한 일 때문에 ‘비처의 소총’이라는 말까지 생기게 한 아버지 리만 비처(Lyman Beecher)와 달리 노예 해방론자였다.

성서 이래 최대 베스트셀러

애당초 이 소설은 <톰 아저씨의 오두막 또는 하층민의 삶(Uncle Tom’s Cabin, or Life Among the Lowly)>이라는 제목으로 노예제 폐지론자 잡지인 <내셔널 에라(National Era)>에 연재된 작품이었다. 스토우는 1850년에 발표된 도망 노예 단속 법안과 노예제도에 반발해 밤마다 아이들을 모두 재운 뒤 이 소설을 집필했다고 한다.


스토우는 노예제도의 실태를 낱낱이 폭로하면서 켄터키 농장에 있는 오두막에 사는 톰의 가족을 남편, 아내, 아이들로 구성된 일반가정으로 묘사했다. 짐승처럼 일만 하는 사람들로 각인된 노예에 대한 일반적 인식에 맞서 그녀는 노예도 존중받아야 할 인간임을 보여줬다.

“이 작품은 노예제가 ‘주권’, ‘국민주권설’ 등의 법률용어로나 논의됐던 시대에 노예제 폐지를 다른 많은 문헌과 의회 논쟁으로도 해결하지 못한 ‘노예 문제의 개인화’에 성공했다.

미국 역사상 최초로 수많은 백인이 노예가 겪는 인간적 고통을 다소나마 느낄 수 있게 됐다. 남부에서는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그곳에서 책은 팔려나갔고 스토우 부인은 거짓말쟁이거나 세상 물정을 모르는 숙맥으로 치부됐다.”

- 케네스 데이비스(Kenneth C. Davis), <미국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미국사> 중에서

비참한 노예제를 자세하게 묘사한 이 소설에 대한 평가가 노예제 반대론자와 찬성론자 간에 극단적으로 갈린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반대론자들에게 소설은 노예제의 비인간성을 고발하는 소재가 됐고 찬성론자들에게는 ‘편견으로 가득 찬 책’이었던 것이다.


폭력과 다른 노예들의 감독이 되기를 거부하다가 노예주 레글리에게 구타당하면서 외치는 주인공 톰의 선언과 만년에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에 대한 작가 스토우의 언급은 겹쳐 보인다. 작가는 독실한 크리스천이었고 소설 전편에는 기독교 사상이 흐르고 있다.

“비록 나의 몸은 당신에게 팔려 왔지만, 내 영혼만은 하느님의 것입니다.” (톰)

“이것은 하느님이 쓰신 것입니다. 나는 다만 하느님 손의 도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작가)

▲ 1852년 간행된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 초판본 1권

단지 이 소설 한 편으로 말미암아 남북전쟁이 일어났다고 하는 것은 과장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 작품이 노예제에 대한 여론을 강력하게 환기하면서 노예제도에 대한 남부와 북부의 대립적 태도가 전쟁으로 비화한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남북전쟁과 노예해방선언으로, 역사를 바꾸다

남북전쟁이 터진 것은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이 출판되고 9년 뒤인 1861년이다. 1862년 스토우 부인을 만난 링컨은 “이렇게 자그마한 여인이 그토록 큰 전쟁이 일어나게 했다는 거요”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케네스 데이비스의 언급대로 “그 책의 판매량을 계산하기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것이 만들어낸 심리적 효과를 측량하기는 불가능하다.” 


링컨이 노예 해방 선언을 한 것은 이듬해인 1863년 1월 1일이었다. 1865년 전쟁이 남군의 패배로 끝나고 마침내 노예제는 폐지됐다. 그리고 해리엇 비처 스토우는 흑인들에게 희망의 빛을 던져준 ‘흑인의 어머니’로 불리게 됐다. 


경이적인 베스트셀러가 돼 노예제도에 대한 여론을 환기했고 마침내 내전과 노예해방선언까지 이어지게 한 소설이지만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에 대한 미국 안의 평가는 좀 인색했던 것으로 보인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이 모두 유형적이며 사건도 우연에 의해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해서 ‘멜로드라마’로 작품을 폄하하거나 스토우를 <모비딕>의 허만 멜빌(Herman Melville)이나 <주홍글씨>의 나다니엘 호손(Nathaniel Hawthorne)과는 견줄 수 없다는 평가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작가 톨스토이와 독일 시인 하이네의 언급은 그런 인색한 평가를 간단히 넘어버린다. 저명한 신학자 찰스 브릭스의 평가도 마찬가지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은 하느님과 인간의 사랑이 물처럼 흐르는 가장 고귀한 형태의 예술 작품이다.”

- 레프 톨스토이(Leo Tolstoy)


“글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톰 아저씨가 평생 학문을 연구해온 나보다 더 깊이 있게 신의 뜻을 이해하고 또 그것을 실천한 것을 보고, 나는 깊은 부끄러움을 느꼈다.”

-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에는 워싱턴 어빙이나 나다니얼 호손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언어의 정치함(정교함, 치밀함)도, 제임스 쿠퍼의 모험 로맨스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풍경 묘사도, 허만 멜빌의 모험담에서 볼 수 있는 놀라울 만큼 감각적인 요소도 없다.

그러나 이런 인도주의나 인간의 철학적 통찰을 다룬 사회소설류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보다 더 광범위하고 더 깊고 더 고결하고 더 성스러운 공명이 있다.”

- 찰스 브릭스(Charles Briggs)

▲ ‘미국의 도서관’(The Library of America) 사이트에 소개된 스토우와 작품들

미국에는 미국의 주요 소설가, 역사가, 시인, 철학자, 수필가의 작품을 엄밀히 선정하여 철저하게 분석 평가한 <미국의 도서관(The Library of America)>라는 대전집이 있다. 이 권위 있는 전집에서도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은 앞서 언급한 멜빌, 호손 등의 작품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런저런 문학적 평가와는 무관하게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은 노예해방의 전기가 된 미국 남북전쟁을 불러일으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리고 스토우의 이 소설이 세계 역사를 바꾸는데 이바지한 작품이라는 건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문학은 해결사라기보다 문제 제기자에 가깝다. 그러나 시대를 꿰뚫는 문제 제기와 거기 조응하는 시대정신의 만남이 문제의 해결을 앞당기기도 한다는 사례로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은 기억되고도 남을 작품이다. 

* 외부 필진 낮달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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