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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집단감염’ 일부 교회가 예배를 고집하는 이유

교회의 문제는 경제 문제의 축소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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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분명 종교 시설에서 2차, 3차 집단감염의 가능성이 클 것이라 걱정해 왔는데, 우려했던 일이 또다시 발생했다. 경기도의 한 종교 시설에서 40명 규모의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물론, 종교계 일각에서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제대로 따르지 않는 것이 일차적 원인이나 사실 이 문제는 조금 더 복합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2월 말 신천지 집단 감염 사태가 나라를 뒤흔들 만큼 확대됐던 이유는 해당 종교의 특수성 때문이었다. 해당 종교는 상당히 공격적인 사역과 합숙, 특수한 예배 형태 등을 토대로 거의 매일 수백 수천 명이 모이는 특징이 있었기 때문에 비말 감염 바이러스의 특성상 빠른 집단 감염이 일어나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반 개신교회의 경우 대개 매주 일요일에만 대규모 예배가 열리며, 그 이외 신도들끼리 자체적으로 구역예배, 심방 등을 가지더라도 일주일에 2회 또는 3회 모임을 하는 경우가 많다. 즉 유증상자가 발생하더라도 집단 대중에게 노출되기 이전에 선별진료소나 병원을 방문할 ‘시간’ 이 주어진다는 차이점이 있다는 뜻이다.

출처ⓒ인터넷 갈무리

그러나 현재 신천지가 모든 시설을 폐쇄하고 자체 행사를 전반적으로 중단한 지금 사실상 중소 규모 개신교회가 새로운 집단 감염의 온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형교회의 경우 막대한 자금력과 온라인 헌금이 가능한 인프라, 그리고 다대한 부동산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원격 예배가 가능하지만 중소규모 교회는 이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실제로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수용하는 기업들의 사정과도 유사하다. 대기업의 경우 기존에 마련된 인프라와 유휴자원 등을 활용해 재택근무에서부터 근무지 분리, 자체적인 유증상자 검진까지 가능한 경우도 있으나 중소기업의 경우 유증상자라도 발생하면 그저 휴업하는 경우뿐이다. 현금력이 마땅찮은 영세업체의 경우 휴업은 곧 폐업이나 마찬가지인 경우도 흔하다. 


때문에, 철저히 경제적 관점으로만 볼 경우 일주일에 영업일이 고작 ‘하루’에 불과한 교회 중 영세 교회들은 꾸역꾸역 예배를 진행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교회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 곳들이 제법 있을 것이다. 교회도 사실상의 자영업이기 때문에 고정비가 들지 않는 것도 아니다. 즉 종교 시설이라는 분류상의 특이점만 있을 뿐 사실상 똑같은 문제를 겪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과연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따르지 않을 명분이 되는가? 당연히 그렇지 않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종교인들이 자유롭게 종교 활동을 영위할 수 있게끔 보장할 필요성 역시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고 종교 시설의 집회는 무조건 예외로 두어야 하는가? 당연히 그럴 문제도 아니다. 


정부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 대책을 세울 때 종교 시설의 운영에 대한 지원책 역시 소규모나마 마련해야 한다. 이를 대하는 태도는 종교의 유무가 중요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를 다른 자유와 동등하게 보장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국가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모든 목회자가 정치 목사도 아닐뿐더러 교인들의 종교적 신념을 이어나갈 자유 역시 민주 시민들이 함께 지켜야 한다. (물론 이것은 종교인 과세의 근거가 될 것이고 그래야 한다.)

예배 참석자에게 소금물 소독을 시도해 전염병 확산을 키웠다는 ‘집단 감염 발발’ 교회

출처ⓒ연합뉴스

이 글을 읽고 계실지도 모르는 교인 분들께는 간곡하게 부탁드리는 바이다. 만약 나라에서 칼을 들이밀고 불문곡직 예배를 드리지 못하게 한다면, 나는 여러분들과 기꺼이 같은 편에 서서 싸울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들의 예배와 기도가 여러분들의 이웃들에게 칼이 될 수 있다면, 여러분들의 이웃들을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길이 과연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 것인지 제발 한 번만이라도 진지하게 고민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우리가 이 질병을 이겨 낼 수 있는 길은 기도와 예배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책임의식과 연대정신의 발현이다. 이를 굳이 종교적으로 해석하자면, 종교인과 종교인이 아닌 사람들의 초월적인 연대와 책임의식이야말로 결국 우리의 이웃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그야말로 종교 경전에서의 가르침이 아니겠는가?

* 외부 필진 힝고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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