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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사별할 때 ‘보호자’ 강형욱이 꼭 듣고 싶은 말

“이 친구가 갈 때… 어떤 소리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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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개들의 수명이 늘어나서 최대 20년까지도 산다는데, 이런 공포감을 가지고 잘 키울 수 있을까? 피가 철철 날 정도로 무니까 너무 배신감이 느껴지는 거죠. ‘내가 왜 키우고 있는 거지?’라는 나쁜 생각까지 하게 되더라고요. 내가 12년을 키운 내 새끼 같은 개인데… 잘 키워서 끝까지 지켜주고 싶거든요.”

무려 12년을 함께 살아 온 반려견 강달이를 바라보는 보호자의 눈빛은 남달랐다. 애정이 철철 넘쳤다. 보호자에게 강달이는 가족 그 이상의 존재였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언제나 곁에 있어 줬고, 퇴근 후 귀가할 때마다 반갑게 맞아줬다. 그렇게 쌓인 세월이 어느덧 12년이었다. 이젠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그건 강달이의 공격성이었다.


평소에는 누구보다도 순한 강달이는 갑작스럽게 폭력성을 드러냈다. 강달이의 행동에는 전조 증상이 없었다. 예측할 수도 통제할 수도 없었다. 보호자는 준비할 틈도 없이 강달이의 공격을 맞닥뜨려야 했고, 그럴 때마다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누군가는 물려야 끝이 났다. 강달이는 현관에서 등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거침없이 달려들었다. 그리고 사정없이 물어뜯었다. 


일반적으로 상대가 위협을 가하지 않으면 공격을 멈추기 마련인데, 강달이는 ‘어블 어택’(여러 번 연속으로 무는 형태)을 하는 케이스였다. 겁이 많기로 유명한 비글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KBS2 <개는 훌륭하다>(이하 <개훌륭>)의 제작진도 현관에서 등을 보였다가 다리를 사정없이 물렸다. (이후 제작진은 다리 보호대를 착용 후 촬영에 임했다.) 강달이의 상태는 심각해 보였다.

심지어 강달이는 보호자에게도 달려들었다. 발톱을 깎을라치면 으르렁거리더니 보호자의 손을 향해 달려들었다. 겁에 질린 보호자는 벌을 서듯 두 손을 올리고 얼음이 됐다. 그 과정에서 강달이는 보호자의 팔 부위를 물어 상처를 내고야 말았다. 보호자는 점점 걱정이 커졌다. 12년을 함께 살아온 반려견이 마냥 사랑스럽지 않아졌다. 이젠 배신감이 들기도 하고 공포심까지 느껴졌다.

“강달이가 4살 때부터 물었다고 했죠?”

“네...”

“무슨 4살부터예요? 그 전부터 물었지.”

“그전에도 물었는데, 크게 상처가 날 정도는 아니라서…”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강달이는 왜 보호자도 위협하는 개가 됐을까. 강형욱 훈련사는 언제부터 강달이가 사람을 물었는지 질문했다. 보호자는 4살부터라 했지만, 사실 강달이는 그보다 훨씬 전부터 무는 습관이 있었다. 단지, 피가 날 정도가 아니라 문 게 아니라고 여겼다. “내 개가 누굴 물었는데 피가 안 나면 ‘안 문 거예요’라고 할 거예요?”라는 강 훈련사의 말에 보호자는 할 말을 잃었다.

“저 친구(강달)가 사람 물 때마다 (가슴이) 쿵쾅거리지 않아요?” 그랬다. 보호자는 매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보호자가 원하는 건 강달이가 사람만 물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자 강 훈련사가 재차 물었다. “따님을 물고 나를 물어도 괜찮아요?” 보호자는 “다른 사람을 안 물면 집에 있는 사람도 안 물까요?”라고 대답했으나 그건 정반대였다. “내 가족을 안 물어야 밖에 있는 사람도 안 물어요.”

보호자와 강달이의 관계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통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보호자는 강달이가 짖을 때 통제가 안 된다고 하소연했지만, 사실 강달이가 통제되지 않는 건 보호자가 통제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상시에 아무것도 통제하지 않았기 때문에 강달이는 위협으로 모든 걸 해결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되자 보호자에게 허용된 건 그저 강달에게 ‘제발 물지 말아줘’라며 비는 것뿐이었다.

“겁이 많은 비글들이 공격적이 된 이유는 규칙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강 훈련사는 12년 동안 아무런 규칙 없이 살아왔던 강달이를 변화시키기 위해 훈련이 돌입했다. 기본적인 생활 변화와 습관 개선하기를 통해 강달이는 더디지만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만 해도 강 훈련사에게도 이빨을 드러내며 위협을 가했지만, 점차 앉기와 엎드려를 익혀갔다. 강 훈련사는 반려견의 장단에 맞추는 게 아니라 기준을 세우고 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반려견에게 애정을 주지 말라고 언급했다. 말을 걸거나 쓰다듬고 만지는 행동을 금지하는 건 이전의 솔루션 과정에서도 반복됐던 조언이었다.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솔루션이기도 했다. 강 훈련사는 보호자가 반려견에게 애정을 줄 때 대개 미안함이나 무서움 등 다른 감정들이 개입돼 있다며 정돈된 감정으로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 애정 표현을 삼가라고 했던 거라고 설명했다. 


강달이는 규칙을 배워가기 시작했다. 평생 그런 걸 모른 채 살아왔는데, 갑자기 몸에 익히려니 얼마나 혼란스럽고 힘들겠는가. 강 훈련사는 “나쁜 개라서 그런 게 아니라 모든 개는 그럴 수 있어요”라며 강달이와 보호자를 진심으로 응원했다. 그리고 훈련 과정에 집중하는 강달이에게 화답했다. 마음을 다잡은 보호자도 단호함과 끈기를 갖고 솔루션에 임했다. 노력은 반드시 보상받을 것이다.

<개훌륭>을 보고 있자면 보호자의 역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수많은 개가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극단적인 폭력성을 가진 개도 있고 분리불안을 겪는 개도 있다. 단순히 현상만 보면 ‘개’만 보인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언제나 ‘보호자’가 자리 잡고 있었다. 반려견을 키울 여건이 되지 않는데도 무리를 하거나 아무런 규칙 없이 주먹구구식인 경우가 많았다.

“보호자님, 이 친구가 갈 때… 어떤 소리 듣고 싶어요? 언젠가 세상을 떠날 거 아니에요.”

“나 잘살다 간다.”

“지금은 그 말을 들을 수 있을까요?”

“아니요. 못 들을 거 같아요.”

대부분의 경우 보호자는 자신의 반려견보다 오래 산다. 이별은 불가피하다. 그 순간 당신은 반려견에게 어떤 말을 듣고 싶은가. 강 훈련사의 질문에 보호자는 ‘나 잘살다 간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대답했다. 누구라도 그런 생각일 것이다. 강 훈련사도 12살 된 반려견이 있는데, “당신이 내 보호자여서 행복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결국 반려인과 반려견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선 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보호자의 역할이 중요한 건 두말할 필요 없을 것이다.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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