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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견 가정에서 ‘왕따’ 문제 발생하자 강형욱이 한 말

“한 마리에게 애정을 쏟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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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의 주위를 맴도는 개가 있었다. 망고는 보호자의 품을 파고들었다. 유독 사랑을 받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망고를 유심히 관찰하던 또 다른 개가 있었다. 불편한 심기를 잔뜩 드러내던 하늘이 신호를 보내자 다른 개들도 함께 짖어대기 시작했다. ‘쟤(망고) 물어 버릴까? 너희 생각은 어때?’, ‘물어버려! 공격해!’ 망고는 타깃이었다. 이른바 ‘몰이’가 시작됐다.


하늘은 망고를 향해 거칠게 달려들었다. 망고가 보호자에게 안겨 있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망고의 온몸을 물어뜯었다. 그 와중에 보호자도 손에 상처를 입었다. 망고는 기겁하며 도망쳤지만, 몇 걸음 가지 못해 붙잡혔다. 피신하기에 집은 너무 좁았고, 안전을 도모하기에 보호자의 대응은 무력했다. 하늘이 주도하고 다른 개들이 동조하는 ‘왕따’였다.

“장난 아니네.”

KBS2 <개는 훌륭하다> 14회에 게스트로 출연한 지상렬은 눈 앞에 펼쳐진 상황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웬만한 개들에는 눈도 깜빡이지 않을 강형욱도 깜짝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아마도 공격받는 망고가 안쓰러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통제되지 않는 하늘의 폭력성을 확인한 이경규와 이유비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왜 이렇게 된 걸까?

솔루션을 신청한 보호자는 무려 7마리의 개와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처음부터 다견 가정이었던 건 아니었다. 보호자는 원래 하늘이만 키우고 있었는데, 하늘이가 혼자 힘들어하는 것 같아 유기견 태양이를 데려오게 됐고 이후 다섯 마리의 개를 더 입양하게 됐다. 보호자는 하늘이를 제외한 여섯 마리 모두 파양의 아픔이 있는 개들이라고 덧붙였다.


보호자는 하늘이가 망고를 향해 적개심을 드러내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영상을 가만히 지켜보던 강형욱은 문제를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다견 가정에서 한 마리에게 애정을 쏟는 행동은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관찰 카메라에 보호자가 망고를 편애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이런 행동이 보호자와 11년째 함께 살아왔던 하늘을 자극했다. 


강형욱은 “하늘이가 보호자 옆에 보디가드처럼 앉아 있다”며 “(그건) 편안한 상태가 절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른 강아지들이 하늘이 주도하는 ‘왕따’에 동조하는 까닭은 망고 다음으로 타깃이 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형욱은 만약 망고가 이 집을 떠나게 되면 다른 개가 타깃이 될 게 뻔하다며 안타까워했다. 개들도 본능적으로 가장 약한 상대를 찾기 때문이다. 


이대로 7마리를 모두 키우는 게 가능할까. 우선, 강형욱은 이렇게 많이 키우면 안 된다고 전제한 뒤 “4마리 이상의 반려견을 기를 경우에 사람이 반드시 집에 있어야” 하며 “누구에게도 애정을 주지 말고 기계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저 가정 보호소의 느낌으로 개들을 돌봐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케이스처럼 질투로 인한 싸움이 필연적으로 뒤따르기 마련이었다.

“오로지 내 엄마일 줄 알았는데 많은 개들의 엄마가 된 거예요.”

강형욱은 끼어들기 훈련을 통해 하늘에게 ‘왕따’ 없이도 집에서 잘 지낼 수 있다는 걸 주지시켰다. 그러나 강형욱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한 걸음 더 들어갔다. 보호자에게 하늘의 심리상태를 되짚어 주면서 그 마음을 헤아려보도록 했다. 혼자 보호자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살았던 하늘은 개가 늘어나는 상황이 너무도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관심 순위에서 점차 밀려났고, 다른 개가 귀염받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이제 보호자와 단둘이 여유롭게 산책할 수도 없었다. 행복했던 시절이 끝난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하늘은 보호자의 관심과 사랑을 받기 위해 다른 개들을 경계했다. 강형욱이 개의 관점으로 개의 마음을 설명해주자 하늘의 괴상한 행동들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반려견들의 관계 역시 인간과 다를 게 없었다. 보호자의 사랑을 잃은 하늘은 그저 최선을 다해 산 것뿐이었다. 


훈련을 통해 하늘은 많이 달라졌다. 보호자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자신이 더는 경계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물론 장기적인 교육이 뒤따라야겠지만, 적어도 변화의 가능성은 확인한 셈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보호자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앞서 강형욱의 조언처럼 ‘가정 보호소’ 느낌의 기계적 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왕따’ 문제는 또다시 재발할지 모른다.

이번 케이스를 통해 다견 가정의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버려진 개들을 그냥 둘 수 없어 임시 보호를 자처하는 ‘선한’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여러 마리의 개가 공존하려면 사람의 개입은 필수였다. 또, 편애는 절대 금물이었다. 이 원칙을 어기게 되면 오히려 기존의 개들이 불행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강형욱이 보호자님처럼 훌륭한 일을 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론 정말 밉다고 한 건 그 때문일 것이다. 


개는 잘못이 없다. 하늘이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폭력성은 결국 보호자가 야기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결국 보호자가 중요하다. <개는 훌륭하다>의 강형욱이 수많은 반려인들에게 일관되게 전하고 있는 이야기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리고 문제의 개를 나쁘다고 낙인찍고 혼내기보다 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강형욱의 접근법은 비반려인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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