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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운동선수가 유급 출산 휴가 쓰자 벌어진 일

일부 선수는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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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계의 성평등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육아 휴직이나 출산 관련 수당의 문제는 좀처럼 다뤄지지 않습니다. 지난달, 미국여자프로농구(WNBA)는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선수 협회와의 단체 협약을 통해 임금 인상과 유급 출산 휴가를 보장하기로 한 겁니다. 평균 연봉이 75,000달러(한화 약 8천 900만 원, 미국남자프로농구(NBA) 평균 연봉은 약 770,000달러)에 불과한데도 출산 휴가 동안은 임금의 절반밖에는 받지 못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평균 연봉을 130,000달러(한화 약 1억 5천 400만 원)에 가깝게 인상하기로 했죠. 자녀가 있는 여성 프로 선수들에게는 리그가 방 2개짜리 아파트를 보장해주고, 5,000달러(한화 약 590만 원)의 자녀 수당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선수 협회는 이번 조치로 WNBA가 스포츠 업계의 선구자 역할을 하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댈러스 윙스 팀의 포인트가드로 뛰다 현재는 자유계약선수인 스카일러 디긴스-스미스(Skylar Diggins-Smith)는 지난해 봄 출산한 후 2019년 시즌을 뛰지 못했습니다. 최근 들어 그는 2018년 시즌 내내 자신의 임신 사실을 단 한 사람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현실과, 출산 후 우울증으로 고통받은 일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자녀를 둔 다른 선수들과 함께 자신의 경험을 협상 테이블에서 공유하겠다는 뜻도 밝힌 바 있습니다. 협약이 타결된 후에는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었다”며 기쁨의 트윗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스카일러 디긴스-스미스 ⓒDAVID DENNIS/ZUMA PRESS

남녀 프로 농구선수 간의 임금 격차는 여전히 크지만, 유급 출산 휴가의 도입은 스포츠계의 임금 평등에 큰 의의를 갖습니다. 미국은 여전히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유급 출산 휴가를 법으로 보장하지 않는 국가입니다. 출산으로 잠시 일을 쉬는 여성에게 임금을 아주 적게 지급하거나 아예 지급하지 않는 관행은 임금 평등의 가장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동안 돈을 벌지 못할 뿐 아니라 그 기간 경력을 쌓지도 못하고 승진과 임금 인상의 기회를 놓치는 형태로 평생 따라잡기 힘든 격차가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유급 출산 휴가 도입은 어느 일터에서나 불편한 주제지만, 여성 운동선수들에게는 더욱 난감한 사안입니다. 여성 선수들은 지난 수십 년간 협회와 구단주, 팬들에게 자신들도 운동선수로서 합당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주장해왔기 때문에, 유급 출산 휴가를 요청하는 것은 일종의 금기로 여겨졌습니다. 임신한 여성을 둘러싼 선입견이 너무 많기 때문에 운동선수와 임신을 결부시켜 이야기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미국의 여성 프로 운동선수들은 대부분 유급 출산 휴가를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과거 출산 휴가 동안 임금의 50%만 지급했으며, 최근 개정된 계약서에 따라 지급액을 늘였다고 하지만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대표팀은 남자팀과 동일한 임금, 마케팅 예산을 요구하며 소송에 나섰습니다.

임금 차별 반대를 주장한 미국 여자 축구 선수들

출처ⓒ트위터 Carli Lloyd

리그 차원에서 유급 출산 휴가를 도입한 것은 WNBA가 처음이지만, 스폰서가 개인 종목의 운동선수에게 유급 출산 휴가를 주는 변화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올림픽 출전 육상 선수인 알리샤 몬타노(Alysia Montaño)와 앨리슨 펠릭스(Allyson Michelle Felix)는 지난해, 임신, 출산 기간 동안 나이키 스폰서십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을 알렸죠. 몬타노는 이후 역시 임신 기간 임금을 낮춘 아식스를 거쳐, 수유 중인 여성들을 위한 운동복을 만드는 뉴질랜드 기업 ‘Cadenshae’로 스폰서를 바꾸고 세 번째 임신 중입니다. 마라톤 선수인 카라 구셔(Kara Goucher) 역시 임신 동안 스폰서인 나이키로부터 임금을 전혀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언론에 공개한 바 있습니다. 출산 후 7개월 만에 보스턴마라톤 대회에 출전했다가 만성 골반 부상을 입게 됐다는 사실과 함께였죠. 나이키는 이후 출산 전 8개월부터 후 10개월까지 임금을 100% 지급하는 것으로 정책을 바꿨습니다.


여성의 출산에 대한 고려가 없는 스포츠 업계의 관행은 여성이 운동선수도 되고 아이도 갖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의사들이 나서서 임신한 여성들은 운동도 열심히 하면 안 되고 심박수도 140이 넘으면 안 된다고 이야기했었지만, 이런 가이드라인들은 개정됐습니다. 2005년이 되어서도 세계스키연맹의 총재가 스키점핑은 의학적인 이유로 여성들에게 부적절하다는 주장을 펼칠 정도였죠.

임신한 상태로 2017년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테니스선수 세레나 윌리엄스

출처ⓒGetty Images

최근 들어, 소수의 유명 운동선수들이 임신 및 출산과 엘리트 스포츠 커리어가 공존할 수 있음을 몸소 증명하고 있습니다. 세리나 윌리엄스(Serana Williams)는 임신 8주차에 호주 오픈에서 우승했고, 응급 제왕절개로 딸을 출산하고 관련 합병증을 겪은 이후에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축구계에도 시드니 르루 드와이어(Sydney Leroux Dwyer)나 알렉스 모건(Alex Morgan) 같은 선수들이 있고요.


하지만 스포츠와 임신, 출산을 안전하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병행하는 문제는 여전히 과학적으로 회색 지대입니다. 뉴질랜드 와이카토 대학에서 스포츠계의 성별 간 차이에 대해 연구하는 스테이시 심스(Stacy Sims)는 학계가 여성 운동선수들의 임신, 출산, 호르몬 등이 생리학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진지하게 연구한지가 5-7년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심스는 WNBA의 조치가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운동선수들의 임신과 출산 이후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운동선수의 임신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문화가 바뀌는만큼 선수들의 실질적인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학계도 연구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것이 심스의 의견입니다.

미국 축구선수 시드니 르루 드와이어

출처ⓒ인스타그램 sydneyleroux

심스에 따르면, 실제로 혈량의 증가와 고통에 대한 인내 증가, 스트레스 대처 능력의 증가와 같이 임신, 출산 경험이 운동선수의 특정 능력을 향상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반면 출산을 경험한 여성이 회복 기간 동안 부상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만 유급 휴가 도입으로 충분한 휴식과 회복이 가능해지는 것은 선수의 몸관리에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분야의 연구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죠. 여성 운동선수의 신체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것은 비단 임신, 출산이라는 주제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여성의 사춘기와 폐경이 신체에 가져오는 영향 역시 의료계와 스포츠과학계에서 기피되어온 주제죠. 얼마전까지만해도 여성 운동선수들은 훈련의 강도가 높아지는 기간에 생리를 하지 않는 것을 정상으로 여겨왔으나 실제로는 특정 영양소의 부족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여성의 신체에 대해 알아야 스포츠에서도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엘리트 육상 선수였던 조지 브륀벨스(Georgie Bruinvels)는 생리 주기가 여성 운동선수들의 신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했고, 2019년 월드컵 예선전에 참가한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그 연구 결과를 활용해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여성 신체에 대한 자료를 기록하고 정리하기만 해도, 여성들이 이를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생리 주기 연구만해도 이토록 유용한데, 사춘기, 임신, 폐경과 같이 큰 생리학적 변에 대한 자료는 말할 필요도 없겠죠. 심스는 여성 운동선수들에 대한 연구가 스포츠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내는데 도움이 줄뿐 아니라 여성의 신체 능력 일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말합니다. 엄청난 신체적 능력을 발휘하는 여성 스포츠 스타들이 임신, 출산 이후에도 같은 수준의 능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이면 인식도 달라지겠죠.

원문: Atlantic

* 외부 필진 뉴스페퍼민트 님의 번역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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